같이탐구생활-붉은 점
기후운동단체 청소년기후행동과 콜라보
기후 위기는 양심이 아닌 생존의 문제
위기 대응 위한 정치적 변화 필요한 이유

같이탐구생활의 ‘붉은 점’으로 만난 더스쿠프와 김서경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왼쪽).[사진=천막사진관]
같이탐구생활의 ‘붉은 점’으로 만난 더스쿠프와 김서경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왼쪽).[사진=천막사진관]

2021년 여름이었습니다. 몸에 붉은 점이 돋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자기 자리였던 것처럼 양팔을 차지했습니다. 30년을 살면서 아토피도 피부 질환도 겪어본 적이 없었기에 붉은 점은 꽤 낯설었습니다.

피부과 두 곳을 연이어 찾아갔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의사들은 ‘온도’를 원인으로 추정했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더워서”였죠.

병원을 나오면서 문득 스친 건 이 ‘붉은 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가 아니었습니다. 12년 전 고등학교 2학년 때 앉아 있던 교실과 그때 배웠던 ‘생태’ 과목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기후 위기’라는 말 대신 ‘지구 온난화’가 더 익숙했던 때였죠. 자연 현상을 설명하는 무뚝뚝한 단어인 ‘지구 온난화’는 12년 만에 사람들의 불안을 자극하는 ‘기후 위기’가 됐습니다. 제 팔에 돋아난 붉은 점처럼 피부로 와닿는 위기 말입니다.

그래서 청소년기후행동(청기행)을 찾아갔습니다. 2018년 8월 만들어진 단체인 청기행은 이름만 보면 청소년만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10대부터 70대까지 회원 연령대는 다양합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미래 세대뿐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청기행이 요구하는 건 분명합니다. 화석연료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고, 그 전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충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겁니다. ‘기후 위기’를 말하는 사람들에게 비난을 쏟아내는 사람들은 “석탄 화력 발전소 노동자들은 어떻게 먹고살라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기후 위기 활동가들은 그런 충격까지도 대처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김서경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해결할 방법이 있겠죠. 하지만 시간은 우리와 타협할 생각이 없어요.”

기후 위기 활동가들의 지나친 우려가 아닙니다. 1988년 만들어진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ㆍIntergovernmen 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각국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 참고하는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IPCC에 따르면 산업화 시기 이전(1880년 이전)과 비교해 2010년대 지구 온도는 이미 1.1도 이상 올랐습니다. 2040년이 되면 여기에 0.4도가 더해져 지구 온도는 1.5도 이상 올라갑니다. 폭염은 같은 기간 2도 더 뜨거워지고 그 빈도는 8배 이상으로 늘어납니다. 

미국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보이저 1호로 촬영한 지구의 사진을 보고 ‘창백한 푸른 점(The Pale Blue Dot)’이라고 불렀습니다. 생명이 존재하고 물이 있는 유일한 행성. 그 행성에 사는 사람들의 몸에는 이제 ‘붉은 점’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더스쿠프(The SCOOP)는 청소년기후행동과 함께 기후 위기를 쫓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남들보다 더 도덕적이라서, 더 양심적이라서가 아닙니다. 코앞에 닥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하루짜리 뉴스나 이벤트처럼 다뤄지곤 하지만 그렇게 경시할 만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우린 잘 알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를 정말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오기 전에 그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끝까지 기록해볼 계획입니다. 그 시작을 청기행과 함께 열어보려 합니다.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청소년기후행동
contact@youth4climateac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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