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 탐구
4개월 발맞춤 인터뷰 2편
소셜밸런스 대표-인턴 인터뷰

# 기업이든 구직자든 ‘매칭’이 중요하다. 기업의 철학과 구직자의 바람이 맞아떨어진다면, 둘의 발걸음은 지속가능할 거다. 

# 공익지식 전문가그룹을 지향하는 소셜밸런스도 그런 인재를 찾아왔다. 기업 가치와 맞는 인재와 함께해야 안정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성장을 담보할 수 있어서다. 올 9월에 돛을 올린 ‘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 프로젝트에 참여한 까닭도 그런 이유에서다.

# 이영동(42) 소셜밸런스 대표와 이성림(23)ㆍ권수빈(22) 학생은 이렇게 만났다. 두 학생은 사회적 가치를 경험하기 위해 사회혁신 기업의 인턴십에 도전했고, 이 대표는 그런 학생들에게 ‘혁신의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회혁신기업가와 학생들 사이에선 지금 어떤 관계가 형성되고 있을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이 대표와 두 학생을 만나봤다. 혁신기업-청년 발맞춤 두번째 인터뷰다. 


[※참고: ‘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 프로그램’의 취지는 대학 졸업(예정)자들에게 사회혁신 분야에서 일해 볼 기회를 제공하고, 사회혁신 기업에는 준비된 인재 영입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가톨릭대학교가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교보생명 비영리부문 공익활동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기획했다. 사회혁신 기업 마크스폰ㆍ미더ㆍ소셜밸런스ㆍ아디ㆍ언더독스ㆍ열매나눔재단ㆍ플랜엠 등 7곳(가나다순)과 10명의 청년(대학졸업예정자)이 참여했다. 

사회혁신 기업은 이윤만 추구하는 일반기업과는 추구하는 가치가 성격이 다르다.
사회혁신 기업은 이윤만 추구하는 일반기업과는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 소셜밸런스는 어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인가요.
이영동 대표(이하 이 대표) : “사회적 균형을 추구하는 공익지식 전문가그룹입니다. 공익단체와 사회혁신 기업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사업분야는 교육ㆍ기획ㆍ컨설팅 등 크게 세가지가 있습니다.”

✚ 소셜밸런스란 사명에도 담으신 ‘사회적 균형’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이 대표 : “어떤 격차가 발생했을 때 이를 맞춰 주는 게 사회적 균형입니다. 일례로 서울에는 청소년 프로그램이 무척 많아요. 서울 청소년들은 자치구마다 청소년센터가 있어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청소년의 수가 많지 않은 지방은 청소년센터나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격차를 줄이는 게 소셜밸런스의 목표입니다.”

✚ 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이 대표 : “2020년 서울시에서 진행한 ‘시민사회 디딜자리 100프로젝트’에 민간보조사업자로 참여했습니다. 골자만 말씀드리면, 구직자와 사회혁신 기업을 연결해주는 사업이었죠. 지금의 ‘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과 비슷합니다. 처음엔 가톨릭대학교의 요청을 받아 자문단으로 참여했는데, 인턴채용 과정까지 함께하게 됐습니다.” 

✚ 인턴을 직접 채용하는 과정까지 함께한 이유가 있나요.
이 대표 : “사회혁신 커리어업 인턴십은 사회적 기업과 공익활동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과 사회적 기업을 연결해 주는 프로젝트예요. 사회 문제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사회적 기업을 연결해 주면 구인·구직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죠. 이런 취지가 마음에 들어 인턴 채용에도 참여했어요.”

✚ 사회혁신 기업의 미스매치가 심하다고 들었습니다.
이 대표 : “그렇습니다. 사실 채용 공고를 내면 신청자는 많습니다. 문제는 미스매치죠. 우리가 원하는 인재와 지원자가 맞지 않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혹여 채용절차를 통과하더라도 오랫동안 호흡을 함께하지 못합니다. 사회혁신과 공익활동의 의미를 모르면 함께 일할 수 있는 동료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죠. 사회혁신 기업은 이윤만 추구하는 일반기업과는 다르니까요.” 

✚ 학생들은 이번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성림 학생 : “전공의 영향이 커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해서인지 사회적 활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고등학생 때부터 YWCA(기독교여자청년회)에서 활동했어요. 자연스럽게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찾고, 이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두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하는 단어가 사회혁신이었죠. 그래서 사회혁신 기업을 경험해 보고 싶었어요.” 

권수빈 학생 :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휴학을 했어요. 그 기간만은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죠. 그러던 어느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사회혁신 커리어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학생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했어요. 사실 사회혁신의 함의를 잘 몰랐는데, 인턴 채용 전 교육을 받으면서 그 가치를 이해하고 싶어졌어요.” 

이 프로그램에 선발된 학생들은 인턴으로 일하기 전 5일간(온라인 교육 포함) 관련 교육을 받았다. 인턴을 채용한 기업 대표까지 참여해 학생들이 사회적경제와 사회혁신 기업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 인턴 채용 전 교육이 도움을 줬나요?
권수빈 학생 : “어렴풋이 알고 있던 사회혁신의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각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었다는 것도 뜻깊었죠.”

✚ 두 학생은 소셜밸런스에선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이 대표 : “사실 이 부분에서 고민이 참 많았어요. 학생들과 기업이 어떻게 합을 맞추고,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느냐의 문제니까요. 이는 소셜밸런스를 포함해 학생들을 채용한 사회혁신 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였을 겁니다. 지금도 고민 중이지만 우선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도록 업무를 맡기고 있습니다.”

이성림 학생 : “대표님 말씀처럼 처음 하는 경험이 많아요. 출장도 처음 가봤고, 전문적인 인터뷰도 이번에 처음 해봤어요. 활동적인 걸 좋아해서 모든 게 흥미로워요. 쉽지 않지만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권수빈 학생 : “같은 생각이에요. 지금은 돈을 따져가며 취업할 시기는 아니라고 봐요. 다양한 경험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이성림‧권수빈 학생(인턴)과 이영동 소셜밸런스 대표(왼쪽부터).[사진=더스쿠프 포토] 
이성림‧권수빈 학생(인턴)과 이영동 소셜밸런스 대표(왼쪽부터).[사진=더스쿠프 포토] 

✚ 4개월이란 인턴기간이 짧게 느껴지겠네요. 
이 대표 : “그렇습니다. 모두 인턴 기간이 더 길면 좋겠다고 말해요. 기간이 짧아서 그런지 일하는 동안 한가지 일을 맡길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할지도 고민이에요. 한가지 일만 경험하면 학생들 입장에선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시킨 일만 하고 간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반면 다양한 일을 맡기면 사회적 활동의 의미를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있죠. 남은 3개월 동안 회사가 풀어야 할 숙제예요.”

✚ 학생들의 의견은 어떤가요.
이성림 학생 : “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어요. 사회혁신 기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되도록이면 많이 경험하고 싶어서죠.”

권수빈 학생 : “전 프로젝트 한개를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길 바라요. 그게 사회적 활동의 의미를 찾는데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소감이 궁금해요.
권수빈 학생 :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제가 하는 일이 회사와 저에게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긴 이른 것 같아요. 아직은 회사 일에 더 적응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성림 학생 :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기고 답답할 때가 많아요.”

이 대표 : “그건 회사나 대표인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이 일을 하면서 어떤 것을 느꼈는지, 의미 부여가 충분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항상 궁금하죠. 대놓고 물어보기도 어려워요. 묻는 사람도 조심스럽고, 대답해야 하는 학생들도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죠. 그래서 인턴 생활을 하면서 느낀 감정과 생각을 글로 써달라고 요청했어요. 명칭을 정한 건 아니지만 굳이 부르자면 ‘인턴 일기’쯤 되겠네요.”

✚ 학생들에게 많은 걸 알려주려 한다는 게 느껴지네요.
이 대표 : “그렇습니다. 공익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견합니다. 그래서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요. 우리 회사가 아니더라도 사회혁신 분야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될 수 있으니까요. 더 성장시키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샘솟아요.”

✚ 그런 점에서 사회혁신 기업을 꺼리는 청년이 여전히 많다는 게 안타까울 듯합니다. 
이 대표 : “아무래도 임금 격차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얼마를 받으면 사회혁신 기업에서 일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했더니, 대부분 230만~250만원이라고 답했어요. 모두 사회혁신 기업을 이끌고 있는 리더들의 책임 같아요. 중소기업 수준까지 임금을 맞추지 못하면 인재를 영입하는 게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사회혁신 기업의 현실상 그게 어려운 과제인 것도 사실입니다.” 

✚ 이유가 뭔가요?
이 대표 : “사회혁신 기업의 주요 고객은 정부입니다. 그런데 정부 프로젝트에서 인건비 부분의 개선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죠. 임금 수준이 개선되는 데 더 오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이유죠.” 

✚ 학생들도 비슷한 걸 느끼나요.
이성림 학생 : “NGO 활동을 하거나 봉사활동을 하면 친구들이 ‘그런 걸 왜 하냐’고 종종 물어봐요. 그럼 전 ‘결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니까’라고 답하죠. 아직까진 일이 주는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해요.”

권수빈 학생 : “인턴 전 받았던 교육에서 각 기업 대표님들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사회혁신의 가치를 말씀해주신 시간이 있었어요. 좋은 뜻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현실적인 생활도 감안해야겠죠. 그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남은 기간 학생들이 무엇을 배워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나요.
이 대표 : “많이 배워가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 것 같아요. 뭘 주고 갈지 고민했으면 좋겠어요. 두 학생 모두 능력이 탁월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어요. 어려서 그런 게 아니라 두 학생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라고 봐요. 그 장점을 많이 보여줬으면 해요. 그럼 어느 조직에 가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거예요.” 

✚ 사회혁신 기업에서의 인턴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은가요.
이성림 학생 : “물론입니다. 시회혁신 기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건 제게 큰 디딤돌이 될 것 같아요. 기회가 있다면 비영리단체에서도 일해 보고 싶어요.”

권수빈 학생 :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킹이 생겼어요. 사회적기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인맥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듯해요.”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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