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월 넷째주 순매도 전환
美 금리인상 전망에 달러 강세 영향
韓 기준금리 동결시 매도세 세질 듯
외인이 흔든 개별 종목 가격
외국인 자금이탈 언제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20일, 21일 이틀 동안 한국 주식시장에서 97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2월 셋째주(13~17일) 국내 증시 순매수 금액은 4040억원이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월 1일부터 17일까지 3조27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고, 1월 한달 동안엔 무려 6조65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가장 강력했던 시기는 지난 1월 넷째주로 거래일이 3일에 불과했지만 2조8910억원을 순매수했다.

2월 10일 이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사진=뉴시스]
2월 10일 이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사진=뉴시스]

■ 관전포인트➊ 원·달러 환율=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멈춰 세운 건 원·달러 환율의 급등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70.50원으로 하루 동안 11.50원 오른 지난 10일 이후 2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19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17일에는 달러당 1300원을 넘어섰고, 22일 오후 2시 현재 달러당 1303.7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띠면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나라의 채권‧주식을 매도하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주가는 내려간다. 

■ 관전포인트➋ 연준과 한은의 방향성=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방향성이 결정됐다. 지난 1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 단계일 것이란 월가 투자자들의 전망과 함께 나스닥지수는 1월 한달 동안 22년 만에 최고치인 11% 상승세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2일 시장이 디스인플레이션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고 언급하자 시장 낙관론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미국의 고용 및 물가 관련 경제지표들이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2월 내내 투자자들의 낙관론과 연준의 강경론이 맞붙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 위원들은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언급하는 등 강성 발언을 이어왔고, 2월 넷째주에 들어선 연준이 오히려 금리 인상 국면을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2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는 2.06%, 나스닥 지수는 2.50% 급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예상보다 더 많이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원화 가치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은 더 오를 게 분명하다.  

■ 관전포인트➌ 가격 변동성=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에서 매도로 방향을 바꾸면서 이들이 주로 사들였던 개별 종목들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올해 들어 3조3770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식을 9680억원, 삼성SDI를 4560억원, 에코프로비엠을 4270억원, 현대차를 4260억원 순매수했다.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이탈하는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 10일 이후, 외국인은 철강‧인터넷‧통신 관련 종목들을 대거 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2550억원 순매도했다. 이어 SK텔레콤 1450억원, 카카오 1280억원, KB금융 1270억원, 포스코케미칼 980억원, LG화학 880억원, SK하이닉스 830억원, 신세계 810억원, 네이버 790억원 순으로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외국인이 이 기간 삼성전자 주식 4020억원, 현대차 1410억원, 에코프로비엠 1330억원, 엘앤에프 91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사진 | 뉴시스, 자료 | 더스쿠프]

외국인 투자자들의 배당주 선호는 계속됐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21일 현재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이 가장 높은 종목은 동양생명이다. 동양생명의 외국인 지분율은 82.22%다. 중국 보험사인 다자보험이 동양생명 지분의 42.1%, 안방그룹이 33.3%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배당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10.78%다. 

에쓰오일(S-Oil)은 외국인 지분율 80.21%로 2위, SBI핀테크솔루션즈가 80.00%로 3위를 기록했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73.62%고, 하나금융지주는 71.79%, 신한지주는 63.53%다. 삼성전자 지분의 50.68%, SK하이닉스 지분의 51.26%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많이 매수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22일 오후 2시 40분 현재 6만1100원으로 올해 들어서 10.09%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올 들어서 17.57%, 삼성SDI는 13.12% 상승했다. 외국인이 지난 10일 이후 가장 많이 순매도 한 포스코 홀딩스 주가는 22일 오후 2시 40분 현재 33만1000원으로 올 들어서 21.69% 상승했다.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높은 동양생명 주가는 올해 들어서 7.66% 하락했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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