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주 마켓예보
한미 정상회담서 대만해협 언급
중국 무역 보복 가능성 배제 못해
다음주 연준 기준금리 결정

한미 정상회담으로 반도체 산업을 놓고 중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한미 정상회담으로 반도체 산업을 놓고 중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5월 첫째주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한국의 4월 무역수지, 소비자물가지수도 발표된다. 중국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만 해협을 언급한 것에 공식적으로 항의하서면서 다음주 중국의 행보에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5월 첫째주 마켓예보다. 

■ 셈법 복잡해진 한·중 무역=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숨은 키워드는 반도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의 반도체 생산 확대를 제한하는 정책이 동맹국인 한국에 피해를 주는 게 아니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중국에 피해를 주려고 설계한 게 아니다”며 “(반도체지원법은) 미국에서 상당한 경제 성장을 창출하고 있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 반도체 회사들이 미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말은 사실이다. 지난해 7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향후 10년 동안 미국에 1921억 달러(약 255조원)를 투자해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WSJ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텍사스주에 세제혜택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텍사스주 테일러에 9개, 오스틴에 2개의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7월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면담을 갖고 이미 발표한 70억 달러 외에 추가로 미국에 220억 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신규 투자금액 중 절반 이상인 150억 달러를 반도체 연구개발(R&D), 패키징 공장 등 반도체에 투입한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사진=뉴시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말과 달리 미국의 반도체 정책이 중국을 겨냥한 건 사실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미국의 보조금을 받는 반도체 회사들이 향후 10년 동안 우려대상국인 중국‧북한‧러시아‧이란 내의 설비확장을 제한하겠다는 내용의 ‘가드레일(안전장치)’을 발표했다. 

한국과 미국이 공동으로 경제 제재에 나설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백악관이 한국 기업들에 압력을 넣어 중국에서 마이크론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도록 강요했다’는 로이터 등 외신들의 23일 보도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양국은 경제적 강압과 외국 기업 관련 불투명한 수단의 사용을 포함한 경제적 영향력의 유해한 활용에 깊은 우려를 공유하고, 반대를 표명하며, 경제적 강압에 대응하기 위해 유사 입장국과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한중 무역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든 건 또 있다. 반도체, 대중對中 수출의 감소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가 오랜 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한미 정상이 3번 연속으로 공동성명에서 ‘대만 해협’을 언급한 점도 한국과 중국의 무역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대만 문제는 2021년 5월 21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공동성명에서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명시하며 처음으로 언급됐다.

이후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는 “인도·태평양의 안보‧번영의 핵심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안정 유지가 중요하다”고 표현했고,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의 평화 및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언급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좀 더 복잡해졌다. 중국이 다음주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좀 더 복잡해졌다. 중국이 다음주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은 28일 이번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대만이 언급된 점을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이날 서울신문은 “중국의 관세청인 ‘해관총서’가 25일 한국에서 수입되는 화물의 검사를 강화하라는 내부 지시를 지역 세관들에 하달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언급한 바 있다.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 측도 같은 내용의 제보를 우리 기업들로부터 받았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중국은 수입 제품의 통관 절차를 지연시키는 ‘비관세장벽(Non Tariff Barriers‧NTBs)’ 방식으로 무역 제한 조치를 취해왔다. 

■ 다음주 발표 경제지표들=5월 1일 한국의 4월 무역수지가 발표된다. 4일에는 한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공개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28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83.4%로 전망했다. 미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연 4.75~5.00%다. 

한국은행은 FOMC 결정과 함께 다음주 발표될 무역수지, 소비자물가지수 등 핵심 지표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발 경기침체 가능성과 무역수지의 악화,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 등 여러 현안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2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은 5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