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 필요한 로드맵 2편
I&T 전략적 로드맵 실행에 앞서
조직 세분화해 I&T 활동 재배치
기술 종속성 평가로 효율성 제고
데이터·가이드라인·기간 고려해
I&T 실행 전략 우선순위 정해야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ㆍChief Information Officer)는 기업의 하부조직 구석구석에 수많은 정보ㆍ기술(I&T) 전략을 심어야 한다. 21세기 기업이 숱한 변수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기업이 내세운 철학이나 전략이 조직 아랫단까지 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모니카 신하 가트너 CIO 리서치그룹 리서치 부사장은 “하부조직을 잘게 쪼개야 답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탄탄한 I&T 경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로드맵이 필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탄탄한 I&T 경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로드맵이 필요하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많은 전문가가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성장을 자신하는 분야가 있다. 정보와 기술, 통칭 I&T(Information&Technology) 산업이다.

미국의 정보ㆍ기술 연구 및 자문 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I&T 시장의 규모는 4조6000억 달러(약 607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4조4000억 달러ㆍ약 5831조원)보다 4.5% 늘어난 수치다. 

가트너는 기업이 ▲가치 제안 ▲매출 증대 ▲고객 상호 작용의 혁신 ▲지출 최적화 등을 고민하면서 디지털 기술 활용을 늘릴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I&T 시장의 규모도 함께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의 관측대로라면 다수의 기업은 I&T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 많은 비용을 투자할 것이다. 관건은 경쟁사들보다 더 나은 I&T 기술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I&T 전략적 로드맵’을 세울 필요가 있다.

기업에 필요한 로드맵 1편에서 살펴봤듯, 전략적 로드맵은 계획을 실행으로 만드는 징검다리의 역할을 한다. I&T를 총괄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ㆍChief Information Officer)는 최고 수준의 I&T를 실현하기 위해 전략적 로드맵을 만들어 조직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다만, 설득의 과정이 녹록지는 않을 것이다. CIO는 로드맵을 설계한 뒤 정확한 사용처를 정하고 그에 맞는 콘텐츠까지 꾸려야 한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로드맵을 확정ㆍ실행하는 데까지 필요한 기술적 요소를 조직 구성원들에게 흡수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장기간 구축해야 하는 기술적 역량을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주입해야 할까.

CIO는 전략적 로드맵 실행에 앞서 조직 구성원의 기술적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CIO는 전략적 로드맵 실행에 앞서 조직 구성원의 기술적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활용법 조직 잘게 나누기 = 방법은 간단하다. 전체 I&T이니셔티브(기술 역량을 충족하기 위한 선도적 행동ㆍ이하 전략)를 ‘개별적’ I&T 전략으로 세분화하는 거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각각의 기업 내 조직이 적시에, 원하는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I&T 활동을 재배치한다는 얘기다. 

이러 식으로 대상을 구분하는 매니지먼트적 형태를 ‘타깃 상태(target-state) 비즈니스 아키텍처(경영설계모델)’라고 한다. 쉽게 말해, 조직을 잘게 쪼개 분석하는 ‘타깃 모델’은 CIO가 기업 내 조직별, 구성원별 기술적 역량을 파악하고 그들의 상대적 격차를 분석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시 말해, 조직을 작게 나눠야 역설적으로 CIO가 전략을 심을 수 있는 ‘큰 맵’이 보인다는 얘기다. 

이런 타깃 모델에서 특히 중요한 건 ‘기술적 종속성’ 평가다. 기술적 종속성이 높을수록 조직 구성원 간 이해관계가 상충할 가능성이 높다. 인력 충돌은 업무의 지연을 초래하고, 기업엔 소모적인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런 측면에서 기술적 종속성을 식별하는 일은 조직 내부의 갈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조직과 조직간 중복되는 기능을 판별해 I&A 기술 구축 시 불필요한 다툼을 막고, ‘투자가 필수적인 곳’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 활용법
 우선순위 정하기 = I&T 전략을 세분화해 조직 및 구성원에 재배치했다면, 다음으론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어떤 전략부터 실행에 옮길지 순서를 매기는 건데, 이 역시 쉽지 않은 작업이다. 여기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관여돼 있어서다. 이런 혼잡한 상황 속에서 좀 더 생산적인 계획을 세우려는 CIO를 위해 몇가지 팁을 소개한다.
 
첫째, 우선순위를 정할 때 CIO는 전략적 비즈니스 지표(metric)를 내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 ‘데이터’가 모든 절차의 중심에 서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데이터를 통해 I&T의 전략을 프레임화하면, 이해관계자들의 주관적인 의견이나 직감에 따라 프로세스를 밟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둘째, CIO는 일관된 원칙을 토대로 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을 정립해야 한다. 이는 기업이  I&T 전략의 실행 방안과 장기적 방향성을 두고 내리는 판단의 기반이 된다. 룰을 잘 다듬는 것만으로 전략적 로드맵 안에 있는 모든 I&T 전략은 기업의 목표ㆍ미션ㆍ문화에 조화롭게 부합할 수 있다. 일관성 있는 룰은 리스크는 피해가고, 불가능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전략들을 제거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마지막으로 CIO는 특정 기간을 염두에 두고 전략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전략적 로드맵에 중기적 전망도 반영하란 거다. 이를테면 기업의 전략이 3년 이상의 장기적 비전을 담고 있는 경우, 로드맵에는 그 중간 지점인 18개월 동안의 현황을 점검해서 넣는 식이다. CIO는 이런 작업을 정기적으로 반복해 로드맵에 담기는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어야 한다. 

이해관계자와 협력할 때도 기간을 정해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이런 작은 움직임은 우선순위를 나열하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쳐 당사자 간 소모적 논쟁을 줄일 수 있다. 여기까지 완료해야 비로소 검증된 I&T 전략 실행에 착수할 수 있다.  

성공적인 기술경영을 위해선 전략적 로드맵이 필요하다. 로드맵이 있어야 각종 변수를 신속하게 파악해 격변하는 시장에서도 중심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다변적 변수가 많은 I&T 부문을 이끄는 CIO에게 이는 필수적인 부분이다. 어떤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싶은 CIO들에게 이 말은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글 = 모니카 신하 가트너 CIO
        리서치그룹 리서치 부사장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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