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같이읽다

길을 헤매거나 잃었을 때, 우리는 지도를 본다. 지도가 정교하고 세밀할수록 길을 더 쉽게, 빨리 찾아낼 거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미래 성장을 위한 전략적 로드맵(Strategic Roadmap)을 구체화할수록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을 빠르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기업의  최고정보책임자(CIOㆍChief Information Officer)의 어깨엔 효율적인 전략적 로드맵을 완성해야 할 책무가 얹어졌다.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I&T. 우리말로는 정보(Information)와 기술(Technology)을 뜻한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우리는 I&T를 빼놓고선 혁신을 논할 수 없다. 그만큼 I&T는 모든 현대 산업의 뿌리 역할을 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그래서 I&T를 총괄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ㆍChief Information Officer)의 어깨는 무겁다. 차별화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I&T를 축으로 한 기업의 뼈대를 설계하고 사업의 밑그림을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CIO에게 전략적 로드맵(Strategic Road map)이 필요한 이유다. 

자! 지금부터 가트너가 제안하는 CIO에게 필요한 전략적 로드맵 활용법을 소개한다. 모니카 신하 가트너 CIO 리서치그룹 리서치 부사장이 도움을 준 이 활용법은 CIO뿐만 아니라 기업 구성원에게도 필요하다. 

■ 활용법➊ 로드맵 짜기 = 전락적 로드맵은 CIO의 무기나 다름없다. 최고 레벨의 I&T 구현을 위해선 ‘액션 플랜(Action Planㆍ실행계획)’을 세워 기업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때 전략적 로드맵을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CIO는 전략적 로드맵을 통해 A란 기술적 기능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그런 기술적 역량을 기업에 어떤 방법으로 제공할지 제안한다. 한마디로 I&T 전략적 로드맵은 계획과 실행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전략적 로드맵을 구체화하기 위해 CIO는 먼저 인풋(생산요소의 투입)→실행계획→아웃풋(결과물)으로 이어지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그림➊). 그래야 기업 내부 임직원들이 특정 기간에 ▲가장 중요한 목표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 ▲조직 내 I&T 역량과 실행의 격차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제약이나 변수가 발생했을 때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물론이다.

아울러 CIO는 조직 구성원을 위해 어떤 I&T를, 언제까지 제공할 것인지 제시해야 한다. 기업 목표를 충족할 수 있는 I&T 능력을 제공하려면, 대규모 I&T 이니셔티브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타임라인을 설계해야 한다. 여기서 I&T 이니셔티브란 목표한 기술역량을 충족하기 위한 선도적 행동을 말한다.

■ 활용법➋ 로드맵 사용처 = 그럼 CIO들은 이렇게 만든 전략적 로드맵을 어디에 써야 할까. I&T 전략적 로드맵은 본질적으로 단기 성장이 아닌 장기 비전을 위한 것이다. 특히 전략적 로드맵은 기업이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I&T에 쏟아붓는 투자 경로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략적 로드맵은 비즈니스 리더와 이해관계자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적 로드맵을 통해 비즈니스 리더와 이해관계자는 ▲비즈니스 목표에 따른 I&T 투자 순서 결정 ▲정해진 기간 내 현실적 실행 가능 여부 평가 ▲주요 혁신 이니셔티브 검토 ▲이해관계자의 기대치 관리 ▲진행 중인 실행계획 거버넌스(수행 체계) 기준 설정 등을 공유하고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CIO가 I&T 전략적 로드맵을 적절하게 활용하려면, 기업의 비즈니스 목표를 이해관계자가 공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때문에 전략적 로드맵은 현재 진행 중인 비즈니스의 방향성을 꿰뚫고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변화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것도 가능해야 한다. 기업의 경영진은 물론 이해관계자들이 CIO가 제시한 전략적 로드맵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 인사이트를 얻어야 해서다. 

■ 활용법➌ 로드맵의 콘텐츠 = 어떤가. CIO에게 전략적 로드맵이 왜 필요한지 감이 잡혔는가. 그럼 지금부터 I&T 전략적 로드맵에 담아야 할 콘텐츠를 살펴보자. 우수한 전략적 로드맵에는 미래에 갖춰야 할 I&T 기능이 분명하게 명시돼 있다. 

여기엔 한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CIO가 경영진이 원하는 비즈니스 목표ㆍ역량을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기업의 경영진이 세운 비즈니스 목표를 정확하게 담아야 기업의 하부조직은 물론 고객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만한 전략적 로드맵을 짤 수 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전략적 로드맵에 얼마나 정확한 목표를 담느냐에 따라 기업의 목표와 이해관계자의 니즈를 좀 더 쉽게 연결할 수 있다는 거다. 

이는 기업의 구성원에게도 중요하다. 이들에게 선명하면서도 정확한 전략적 로드맵이 있어야 경영진이 원하는 I&T 이니셔티브를 수행할 수 있어서다. 그럼 장기간 구축해야 하는 기술적 역량에 관해선 구성원들을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까? 이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논의해보자.

글=모니카 신하 가트너 CIO
     리서치그룹 리서치 부사장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