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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실적 장밋빛 전망
매출·영업익 전년比 개선
그럼에도 주가는 하락세
외인·기관 순매도에 ‘털썩’
5G 가입자 순증 둔화 중
중장기 성장 여부 불투명

2분기 호실적을 낼 게 분명하다. 안정적인 배당수익률에 신사업 아이템도 매력적이다. 그런데도 주가는 약세를 보인다. 우리나라 통신주 얘기다. 장밋빛 전망에 본업과 신사업 모두 성장세를 보이는데도 투자 심리가 차갑다.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이통3사의 돈줄인 5G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호실적 전망이 쏟아지는데도 이통3사 주가는 약세를 보인다.[사진=연합뉴스]
호실적 전망이 쏟아지는데도 이통3사 주가는 약세를 보인다.[사진=연합뉴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 2분기에도 꽃길을 걸었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4조4139억원, 영업이익 4899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 6.5% 증가한 수치다.

SK텔레콤을 통신주 최선호주로 꼽은 김장원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2분기보다 마케팅비와 감가상각비 같은 비용을 통제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1분기 이통3사 중 나홀로 영업이익이 역성장하면서 체면을 구겼던 KT 역시 올 2분기엔 활짝 웃을 전망이다. 이 회사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6조5251억원, 영업이익 4944억원이다. 2022년 2분기보다 3.3%, 7.6% 늘어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만 보면 LG유플러스가 가장 두드러진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3조5194억원, 영업이익 2796억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영업이익은 무려 12.5% 증가한 수치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동전화 매출 성장폭이 전년보다 높게 나타날 것”이라면서 “정보보안 사고에 발생했던 지난 1분기와 달리 이번엔 특별한 비용 증가 이슈도 없어 우수한 실적 달성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예상이 적중한다면 올해 2분기 3사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다. 2022년 1분기부터 시작해 6분기 연속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5G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지난해보다 실적 지표를 개선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5G 중간요금제 출시로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 효율화로 전반적으로 개선된 실적을 발표할 것 같다”면서 “비非통신 사업의 성장세도 상당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상장사 대부분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걸 고려하면 이통3사의 실적 전망치는 더 눈에 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196개의 2분기 영업이익 합산 추정치는 약 33조911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장사가 거둔 영업이익 63조848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이통3사가 실력 발휘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5G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가 증가했다는 점이다. 비대면 서비스의 확산으로 여러 신사업이 빠르게 안착한 것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에도 주가는 좁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통3사 모두 클라우드, 인공지능(AI) 같은 증시를 달구는 이슈를 미래성장동력으로 내세웠지만 반등하지 못했다. 호실적 전망이 드러나던 지난 6월부터 최근(7월 4일 종가)까지의 등락률을 살펴보면 3사 모두 부진한 흐름을 띠고 있다. 

SK텔레콤은 4만9700원이던 주가가 4만5800원으로 7.85% 내려앉았다. KT 주가는 7.29% 하락하면서 주가 앞자리 숫자(3만1550원→2만9250원)가 바뀌었고, LG유플러스 주가도 같은 기간 4.00%(1만1240원→ 1만790원) 떨어졌다. 이 시기 코스피지수 수익률은 0.63% 올랐는데, 통신주만 하락한 셈이다. 

통신주를 둘러싼 업황이 나빴던 건 아니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라면서 압박해 왔지만, 이통3사가 3~4월 5G 추가 중간요금제를 릴레이로 발표하면서 마무리됐다.

KT는 CEO 장기 공백, LG유플러스는 고객정보 유출 사고 등의 개별 악재 역시 수습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부가 최근 산업 과점을 해소하고 요금ㆍ마케팅 경쟁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하긴 했지만, 뾰족한 방안이 나온 건 아니다.

오히려 강화한 배당 정책이 빛을 발하면서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돋보였다. 4일 종가 기준으로 SK텔레콤의 배당수익률은 7.25%에 이른다. KT의 배당수익률은 6.70%, LG유플러스는 6.02%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이 2% 안팎이라는 걸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였는데도 투자자들의 심리는 차가웠다. 

통신주가 약세를 보인 건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7월 4일까지 SK텔레콤 주식 183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은 1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만 1906억원을 사들였다. 

KT의 투자자별 거래실적도 비슷하다. 외국인 투자자는 748억원, 기관은 270억원을 순매도하는 사이 개인투자자는 750억원어치를 담았다. LG유플러스 역시 외국인과 기관은 217억원, 40억원어치를 팔았고, 개인은 245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던질 때마다 이통3사 주가는 거칠게 요동쳤다. 

증권가에선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5G의 성장성이 둔화하고 있는 지표가 나오고 있어 낙관하기가 쉽진 않다. 지난 4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3002만3621명으로 집계됐다. 상용화 4년 만에 가입자 수 3000만명을 넘어선 기념비적인 기록이었지만, 순증 지표가 꺾였다는 게 문제다. 

5G 가입자 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G 가입자 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1월엔 48만명, 2월엔 58만명으로 증가폭이 커지는가 싶더니 3월엔 46만명, 4월엔 42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엔 월평균 59만명의 순증을 기록했다는 걸 고려하면 성장 둔화가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오히려 LTE 가입자 수가 4월 4631만명으로 전월 대비 31만명이나 증가했다. 3월에도 순증(2만명)을 기록했는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을 제공하는 알뜰폰의 인기가 식지 않은 덕분이다. 

하지만 이는 이통3사 입장에서 달갑기만 한 소식은 아니다. 이통3사가 수분기 연속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었던 건 마진이 높은 5G 가입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입자 수 증가세가 꺾이면 이들의 극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게 쉽지 않다. 5G에서 부진하다면 이통3사의 미래도 가늠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호실적과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이통3사의 미래는 어느 지점에서 결정될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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