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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 엇갈린 지역별 실적
중국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안착
중국 쇼핑 축제서 호실적 기록
한국 · 미국 실적 부진에 빠져
리브랜딩 등 브랜드 이미지 제고
글로벌 5개년 전략 효과 볼까

‘휠라(FILA)’가 중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2조2587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 5601억원을 거둬들였다.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프리미엄 브랜드란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린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중국 외 지역에선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휠라가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뉴시스]
휠라가 중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뉴시스]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휠라홀딩스)’가 중국 시장에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축제 ‘618(6월 1~18일 진행)’에서 휠라는 나이키에 버금가는 실적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몰 티몰의 스포츠 카테고리 예약 판매 순위에서 1위 나이키에 이어 2위 자리를 휠라가 꿰찼다. ‘아디다스(7위)’ ‘언더아머(8위)’ 등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들의 콧대도 꺾었다. 

휠라가 중국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건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1911년 이탈리아에서 창업한 휠라는 2007년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K-브랜드가 됐다. 그럼에도 중국 소비자 중 상당수는 휠라를 여전히 이탈리아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다. 휠라로선 ‘이탈리아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중국 현지화 전략도 효과를 내고 있다. 제품에 ‘FILA’ 로고를 큼지막하게 새기거나, 휠라의 시그니처 컬러인 레드와 네이비를 강조한 디자인이 중국인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내 휠라의 인기는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휠라는 2009년 중국 최대 규모의 스포츠 기업 ‘안타스포츠’와 합작법인 ‘풀프로스펙트’를 설립하고 중국 사업을 본격화했다. 지분율은 안타스포츠 85.0%, 휠라 15.0%로, 휠라는 풀프로스펙트가 벌어들인 매출액의 3%를 디자인 자문 수수료로 받고 있다. 

올해 1분기 풀프로스펙트의 중국 매출액은 5601억원으로 전년 동기(5334억원) 대비 5.0% 증가했다. 그 결과, 휠라는 같은 기간 중국 사업을 통해 331억원(디자인 자문 수수료 168억원+지분법 이익 163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문제는 휠라의 인기몰이가 ‘중국시장’에 국한돼 있다는 점이다. 직접 사업을 펼치는 한국과 미국의 실적은 신통치 않다. 올해 1분기 휠라코리아의 매출액은 970억원으로 전년 동기(1327억원) 대비 26.9% 감소했다. 휠라USA 실적 역시 같은 기간 43.3%(1353억원→767억원) 줄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 말까지 이어질 거란 전망이 많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중국 매출액은 12%가량 증가하겠지만 한국과 미국의 매출액은 각각 20%, 2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휠라 측은 ‘매출이 줄어든 건 리브랜딩 과정에서 발생한 과도기적 문제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글로벌 5개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국 사업의 경우 일부 판매 채널을 조정하면서 홀세일(도매) 매출이 일부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선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재고 자산이 쌓인 게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휠라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5개년 전략 ‘위닝 투게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사진=뉴시스]
휠라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5개년 전략 ‘위닝 투게더’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사진=뉴시스]

관건은 휠라가 지난해 2월부터 야심차게 추진 중인 글로벌 5개년 전략 ‘위닝 투게더’가 어떤 성과를 거두느냐다.  5년간 총 1조원을 투자하는 위닝 투게더는 ▲2030 고객 공략, ▲메가 히트 아이템 개발, ▲프리미엄 브랜드로 전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휠라 관계자는 “글로벌 디자인·마케팅팀을 꾸리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내년 상반기 휠라가 진출한 전세계 70여개국에서 공통으로 전개할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서 훨훨 나는 휠라는 그 인기를 세계 시장으로 이어갈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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