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심층취재 [추적+]
검단 아파트 붕괴 원인 발표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두 문제
GS건설 전면 재시공 결정
자체 점검 중인 현장 83곳
점검 결과 어떻게 나올까

인천 검단 아파트가 무너진 이유가 3개월 만에 발표됐다.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전부 문제였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전면 재시공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전히 숙제가 남아 있다. GS건설이 시공한 나머지 83개 현장 점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사진=뉴시스]
검단 아파트 붕괴 사고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사진=뉴시스]

설계, 감리, 시공 모든 것이 문제였다. 국토교통부는 5일 ‘인천(검단)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입주예정자들의 여론을 반영해 검단 단지 전체를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밝혔다.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GS건설의 전면 재시공 결정건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국토부가 구성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검단아파트 지하 주차장의 주요 붕괴 이유를 설명했다. 32개 모든 기둥에 전단보강철근이 필요했지만 설계도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15개 기둥에 전단보강근을 적용하지 않았다. 전단보강근은 기둥과 슬래브만 있는 무량판 구조에서 콘크리트의 힘을 보강하기 위해 필요한 자재다. 

부실의 흔적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건설사고조사위는 전단보강근이 있어야 했던 17개 기둥 중에서 붕괴 후 확인할 수 있었던 8개 기둥을 조사했는데, 그중 전단보강근이 빠져 있는 기둥이 4개나 됐다. 아울러 32개 기둥 중 11개는 전단강도가 부족하고, 9개는 휨강도가 약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13개 부실 기둥 중 7개는 전단강도 부족, 휨강도 부족이 공통으로 나타났다. 

전단보강근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강도도 부족했다. 사고 구간의 콘크리트 강도는 설계기준 강도의 85%를 넘지 못했다. 기준치 이하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하 주차장 위로 조경 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설계보다 더 많은 흙을 쌓으면서 기둥이 버텨야 할 하중이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대로라면 1.1m가 쌓여야 했던 흙 높이는 실제 시공 과정에서 2.1m가 됐다.

재발방지책으로는 ▲무량판 구조의 심의 절차 강화 및 전문가 참여 확대 ▲레미콘 품질관리 및 현장 콘크리트 품질 개선 ▲검측 절차 강화 등 이미 있는 기준을 연계하고 보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건설사고조사위와 별도로 사고 현장 점검을 실시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중심이 된 특별점검단은 건설사업자인 GS건설과 안전점검 수행기관이 골조가 완료되는 시기까지 지하주차장 정기안전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고 건설사업관리용역사업자 역시 안전 점검 시행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특별점검단은 “GS건설이 안전관리계획 작성, 통행 안전시설 설치 등을 위해 써야할 안전관리비용을 출퇴근 셔틀버스 임차비용으로 사용했다”면서 “LH는 품질관리계획, 레미콘 자재 품질 확인이 미흡한데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GS건설은 건설사고조사위와 특별점검단의 발표 직후 검단 아파트 전체를 재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GS건설은 사과문을 통해 “대형 시공사로서 설계ㆍ시공 전 과정에 무조건 무한 책임을 다해야 마땅하다는 고객들의 당연한 기대에 이의 없이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GS건설이 설계를 직접 발주한 건 아니지만 설계사가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실수했을 때도 ‘무량판 구조인 이상 어떤 형태를 취해도 무조건 보강근을 더해 시공한다’는 원칙을 견지해 왔기에 보강근이 결여된 이례적 설계를 완벽하게 걸러내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실수”라고 말했다.

애초 국토부는 “정밀안전진단 후 LH, 입주자협의회 등 관계자들의 협의에 따라 재시공 범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공사인 GS건설이 전면 재시공을 언급하면서 재시공 결론을 내는데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GS건설이 넘어야 할 장벽은 또 있다. 검단 아파트와 관련한 조사는 끝났지만 GS건설로선 검단 아파트 사태 이후 자체적으로 점검한 83개 현장의 안전성 결과도 발표해야 한다. 사실 이는 GS건설에 딜레마다. 이 점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GS건설은 최악의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와도 ‘자체점검’이란 한계에 부닥칠 공산이 크다. GS건설은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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