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쿠바는 왜 가난해도 행복할까
‘하늘 난다는 것’의 모든 것
굴레 벗어난 가족의 새 모습
고래와 티베트 소녀 이야기

「신비 섬 제주 유산」
고진숙 지음|블랙피쉬 펴냄 


“이 책을 읽다 보면 제주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5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에 제주의 2000년 역사를 담았다. 역사, 문화, 자연을 속속들이 담은 ‘제주 이해 완결판’이다. 한라산, 오름, 감귤, 해녀, 화산 등 제주의 단면은 알고 있지만, 그보다 더 깊은 지식을 원하던 사람들에겐 선물 같은 책이다.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와 서울을 오가며 사는 저자는 제주인과 비제주인을 통역하고 연결하는 유의미한 시도를 선보인다. 

「거꾸로 가는 쿠바는 행복하다」
배진희 지음|시대의창 펴냄 


쿠바는 독특한 문화와 자연환경으로 색다른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진짜 쿠바의 매력은 따로 있다”고 말한다. 언뜻 보기엔 가난한 사회주의국가에 불과하지만, 작은 불편은 여유롭게 감내하는 사람 중심의 복지국가라는 거다. 국민소득 1만 달러가 채 되지 않지만, 쿠바인들은 의료와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있다. 남녀평등 순위는 세계 29위에 달한다. 저성장 국가이면서도 복지국가인 쿠바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플라잉」
임재한 지음|어크로스 펴냄 


우리는 땅 위를 걸을 수 있고, 바닷속을 헤엄칠 수 있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것만은 스스로 하지 못한다. ‘비행’은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비로소 가능해졌다. 이 책은 우리를 날게 한 과학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항공우주 엔지니어인 저자는 ‘고래의 지느러미’나 ‘골프공’처럼 색다른 소재에서 비행의 원리에 숨은 단서를 찾아낸다. ‘비행기 좌석을 직접 고르면 더 싼 이유’ ‘비행기 엔진은 갈수록 더 무거워지는 이유’ 등 흥미로운 질문에도 답한다. 

「에고이스트」
다카야마 마코토 지음 | 민음사 펴냄


2023년 2월 일본에서 개봉하며 큰 화제를 모은 스즈키 료헤이·미야자와 히오 주연의 영화 ‘에고이스트’의 원작 소설이 출간됐다. 성 소수자를 대상으로 하는 차별, 사회적으로 곤경에 처한 사랑, 평범한 일상에서 매 순간 정체성을 숨겨야 하는 어려움, 정상성의 굴레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가족에 질문을 던지며 일본의 LGBTQ(성소수자)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펴냄


동해에서 발견된 신비한 고래 ‘이드’, 그리고 이드와 연결돼 대화를 나누는 티베트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은 실제 동물의 언어 해석 기술부터 티베트 인권 탄압과 탈출 여정, 포경과 불법 포획 등 저자의 방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저자는 이전 작부터 호평받은 스릴러 장르를 활용해 흡입력을 높이면서 ‘종을 초월한 소통과 이를 통한 치유와 보존’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소설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허실시 기담 괴설 사건집」
범유진·박하루·정마리·김영민·그린레보 지음 | 고블 펴냄

가상의 도시인 허실시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들. 이 사건을 해결하는 건 형사나 전문 탐정이 아니라 우리와 닮아 있는 허실시의 평범한 주민들이다. 보습 학원에서 일어난 연쇄 강사 실종 사건부터 부동산 투기로 벌어지는 괴담까지 서늘한 사건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욕망과 어지럽게 얽힌다.

「여름에게 부친 여름」
이호석 지음 | 걷는사람 펴냄


먼지는 보이지도 않고 느껴지지도 않다가 한참이나 시간이 지난 뒤 어두운 바닥 한구석에서 뭉쳐져 모습을 드러낸다. 이호석 시인은 우리의 마음 가장 아래에 깔려 있는 시를 훑어 낸다. 시인은 자신의 시는 모두 편지라고 자평한 바 있다. 다른 존재에 닿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은 그렇게 시가 돼 밖으로 나와 가라앉는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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