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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지표로 본 한·미 경제
美 서비스업 PMI 반년 만에 최저
韓 기업‧소비자심리 하락 반전
주택가격전망지수 15개월 만에 최고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의 심리 관련 경제지표들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국의 소비, 기업 심리 지표들도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은 사실일지 알아봤다.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늘 잭슨홀 미팅에서 어떤 말을 남길까. [사진=뉴시스]
파월 연준 의장은 오늘 잭슨홀 미팅에서 어떤 말을 남길까. [사진=뉴시스]

많은 이들이 한국시간으로 25일 밤 11시에 나올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매년 열리는 연준 심포지엄에서 연설하기 때문이다. 파월은 지난해 이 미팅에서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겠다”고 발언해 세계 증시가 몸살을 앓았다. 

■ 파월 머릿속 데이터=연설 전에 파월 의장이 머릿속에 담아놓은 미국 경제 데이터들은 어떤 것일까. 우선 정부 보조금이 포함돼 연준이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개인소비지출(PCE)은 이미 3%대로 내려왔다. 다른 물가 지표들도 안정적으로 내려오고 있다.

다만, 고용시장과 경제성장은 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 1.8%, 2분기 2.6% 증가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경제 성장 예측 플랫폼은 3분기 미국 경제가 전년 대비 무려 5.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도 30년 기준으로 7.23%에 달해 모기지 신청 건수가 1995년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파월 의장이 마음속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그중 하나일 것은 분명하다. 미국의 현재 경제 상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뜨겁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매우 높아졌기에 잭슨홀 회의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자료| 한국은행, 참고 | 제조업 기준]
[자료| 한국은행, 참고 | 제조업 기준]

■ 심리 지표=흔히 ‘경제는 심리’라고 한다. 굳이 행동주의경제학을 논하지 않더라도, 경제학 자체가 ‘개인의 선택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란 가정 하에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는 1776년 발표한 「국부론」에서 “모든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의도하지 않더라도 사회의 이익을 증대시킨다”고 주장했다. 

경제주체들의 심리 관련 지표들은 일반 통계지표보다 빠르게 나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편향성이 존재해 실물지표와 다소 괴리를 일으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미국이 24일 발표한 8월 제조업,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각각 2개월,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8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전월보다 2.0포인트 하락한 47.0을 기록했고,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전월보다 1.3포인트 하락한 51.0을 기록했다.

PMI는 기업의 구매 담당자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기업이 향후 경기를 어떻게 보는지를 반영한 심리지표다. 일반적으로 PMI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일 경우에는 수축을 의미한다. 

■ 현실 반영 수준=실제 심리 관련 지표들은 현실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을까. 샌프란시스코 연은이 지난 21일 발표한 ‘초과저축’ 관련 보고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정부의 경기부양책 등 재정지출이 늘어나면서 개인소득이 증가해 2021년 2조1000억 달러의 초과저축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렇게 발생한 초과저축의 90%가 이미 소비로 지출됐고, 남은 저축도 9월이면 모두 소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의 하락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의 노동시장도 다소 꺾일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 “노동부가 발표하는 임금 상승률은 여전히 높지만, 신규 채용 직원들 임금 상승세는 꺾였다”고 보도했다. WSJ는 구인사이트 ‘잡리크루터’에 올해 올라온 2만여건 구인 게시물을 분석해 기술‧운송 등 업종에서 가파른 임금 하락세가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경향이 증가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사진=뉴시스]
한국의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경향이 증가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사진=뉴시스]

한국의 심리 관련 지표들은 어떨까. 한국은행이 지난 2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석달 연속 100을 넘겼지만 6개월 만에 하락했다. 23일 발표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8월 제조업 지수가 6개월 만에 최저치인 67.0을 기록했다.

그러나, 8월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한달 전보다 5포인트 오른 107.0으로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지난해 11월 67.0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 8곳은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반기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1.9%로 예측했다. 특히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1%로 하향 조정했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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