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이슈 아카이브
국내외 변수에 물가 들썩
폭염‧폭우 과수원 낙과 피해
사과 가격 치솟아 ‘金사과’
설탕 가격마저 오름세
인도 설탕 수출 중단 가능성

추석을 한달 앞두고 농식품부터 가공식품까지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추석을 한달 앞두고 농식품부터 가공식품까지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추석이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농식품부터 가공식품까지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올여름 폭염과 집중 호우로 과일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다.

특히 추석 차례상 필수 품목인 ‘사과’ 가격이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사과(후지‧상품) 평균 도매가격(8월 10일 기준)은 10㎏당 8만6225원으로 평년(4만5156원) 대비 90.9% 비싸다. 1년 전(5만9720원)과 비교해도 44.9% 올랐다. 

사과 가격이 치솟은 덴 8월 초 한반도를 강타한 제6호 태풍 ‘카눈’이 영향을 미쳤다. 카눈으로 피해를 입은 농작물 재배지는 1665.4㏊(헥타르)로 이중 낙과落果 피해를 입은 사과 재배지는 524.9㏊에 달했다. 복숭아(백도‧상품) 가격(이하 8월 30일 기준 도매가격)도 평년과 비교해 100.1%나 오른 4㎏당 3만62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채소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양배추 1포기(이하 8월 30일 평균 소매가격 기준) 가격은 4795원으로 평년(3893원) 대비 23.0% 껑충 뛰었다. 시금치(100g), 양파(1㎏) 가격도 평년 대비 14.4%(2272원→2601원), 8.8%(1866원→2031원) 올랐다. 

문제는 식료품 물가가 더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30일 ‘국내외 식료품 물가 흐름 평가 및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서 “기상악화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비료 공급 차질, 각국의 식량 수출 제한, 이상기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식료품 물가의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가 오는 10월부터 설탕 수출을 중단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도에선 가뭄으로 올해 사탕수수 작황이 부진했다. 그 여파로 설탕 가격이 벌써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8월 17센트 안팎이던 미국 ICE선물거래소의 설탕 선물 가격은 8월 31일(현지시간) 25.25센트로 상승했다. 설탕 가격 인상은 가공식품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자료|aT, 참고|과일은 도매가‧채소는 소매가 기준] 
[자료|aT, 참고|과일은 도매가‧채소는 소매가 기준] 

이런 우려를 의식해서인지 정부도 ‘물가잡기’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31일 ‘제19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추석 성수품 가격을 5% 이상 낮춰 국민들이 넉넉한 명절을 보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정부는 성수품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 규모로 확대한다. 농축수산물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670억원 규모의 할인 지원책을 편다. 소비 진작을 위해 추석 연휴와 이어지는 10월 2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고, 60만장의 숙박 할인 쿠폰 배포, 연휴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도 추진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얼마나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치솟은 물가에 지갑을 닫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서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2% 감소했다. 2020년 7월(4.6%)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주머니가 비어버린 서민들은 추석 명절을 맘 놓고 반길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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