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볼 만한 신간
이탈리아로 본 한국의 미래
세상 꿰뚫어 보는 역설의 법칙
일본 전범은 왜 죄책감이 없나
일흔살 시인, 77편의 시
독자 흔드는 메타 소설의 세계

「이탈리아로 가는 길」
조귀동 지음|생각의힘 펴냄 


한국 사회는 오랫동안 ‘미국’이나 ‘스웨덴’을 바람직한 모델로 꼽아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한국은 지금 ‘이탈리아의 길’을 따라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는 1960년대 기적적 성장을 이뤘고, 1980년대 경제 호시절을 맞았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지적돼 온 방만한 공공부문, 만성적 재정적자, 높은 경기부양 의존도 등을 바꾸지 못해 성장이 멈춰섰다. 이탈리아 정치는 개혁에 나설 추진력조차 잃고 말았다. 이탈리아를 통해 한국의 미래를 생각한다. 

「곽재식의 역설사전」
곽재식 지음|북트리거 펴냄 


세상의 모든 것엔 양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대부분 사람과 사물의 같은 면만 바라보고 살아간다. 익숙하고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나 세상의 이면을 꿰뚫어볼 수는 없을까. 이 책의 저자는 “‘역설’이라는 렌즈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라”고 제안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5가지 역설의 법칙’은 사고의 도구로 작용해 복잡다단한 세상의 이면을 읽는 데 도움을 준다. 

「전쟁과 죄책」
노다 마사아키 지음|또다른우주 펴냄 


일본의 전쟁범죄는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잔혹하다. 아이러니한 건 끔찍한 학살과 고문을 저지른 ‘전범’들은 정작 아무런 정신적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거다. 이 책의 저자가 직접 만난 전범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거나, 악몽을 꾸는 일이 없었다. 그들은 어떻게 아무런 죄의식 없이 만행을 저지르고, 반성조차 하지 않는 걸까. 저자는 수직적 질서 속에서 인간을 도구화하는 일본 사회 구조와 문화를 꼬집는다.

「세 개의 주제와 일흔일곱 개의 서정」
하종오 지음 | b판시선 펴냄


3가지 주제로 쓴 연작시 77편을 담았다. 첫번째 주제는 아버지와 어머니, 두번째는 아내, 세번째는 당신과 나를 위한 시다. 시의 주제는 모두 인간이지만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부모는 감히 말할 수 없거나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존재이며 아내는 홀로 태어나 같이 살고 또 홀로 돌아가는 존재다. 당신과 나는 살아 있는 지금의 ‘나’와 죽은 이후의 ‘나’로 모두 시인 자신을 의미한다. 일흔살의 시인이 쓴 77편의 시는 존재를 향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다.


「달콤한 픽션」
최지애 지음 | 걷는사람 펴냄


문화기획자로 활동해 온 최지애의 첫 소설집이 나왔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발표한 단편 8편을 실었다. 단편 소설이 비추는 인생은 대부분 인간의 뜻대로 굴러가지 않는 데다 예상치 못한 사건을 겪기도 한다. 그래도 삶은 어느 방향으로든 흘러간다. 「달콤한 픽션」은 그래서 누구에게나 삶에 끼어든 불행이 있다는 기록이자 응원이기도 하다.

「너는 지구에 글 쓰러 오지 않았다」
장희원·김경욱·박생강·황현진·위수정·정지돈 외 지음 | 리메로북스 펴냄


자기 자신을 인지하는 것을 ‘메타(meta) 인지’라고 부른다. 소설이 스스로 ‘소설’이라는 걸 독자에게 말하고 있다면 그건 ‘메타 소설’이다. 독자는 대부분 책 너머에 앉아 작가가 만들어 둔 세계를 가만히 관찰하기만 한다. 하지만 메타 소설은 독자의 자리를 흔들고 넘어뜨리고 잡아당긴다. 8인의 작가들은 익숙한 작품과 그 독자들을 새로운 자리로 데려간다.


「사람 사막」
이승하 지음 | 더푸른 펴냄


이승하 시인의 열여섯번째 시집이 나왔다. 「사람 사막」은 이승하 시인이 기록한 인물 사전이다. 시 한 편마다 한 사람의 사건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승하 시인은 오랫동안 폭력이라는 주제를 다뤄왔다. 이번 시집에서는 홀로 있는 개인에게 다가가고 있는 폭력적 삶을 유려하게 목격한다.

이지원·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책 제공=문학전문지 뉴스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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