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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클로바X 공개한 네이버
‘클로바X’와 ‘큐:’로 시장 공략
청사진에 증권가 호평 쏟아내
시간 더 필요하단 단서도 달아
주가 제자리지만 개미 매수 중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라인업을 공개했다.[사진=뉴시스]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와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라인업을 공개했다.[사진=뉴시스]

네이버가 공개한 ‘하이퍼클로바X’를 두고 증권사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가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면서 적극적인 매수를 추천하고 있다. 네이버 역시 높은 한국어 성능과 폭넓은 서비스를 토대로 국내 시장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이런 높은 기대감과 달리 네이버 주가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24일 ‘한국형 챗GPT’가 베일을 벗었다. 네이버는 이날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하이퍼클로바X는 네이버가 2021년 공개한 토종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의 개량판이다. 한국어에 특화한 LLM으로 한국형 챗GPT란 별칭이 붙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만든 두개의 서비스를 공개했다. 첫번째는 공개와 함께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대화형 챗봇인 ‘클로바X’다. 챗GPT처럼 창작, 요약, 추론, 번역, 코딩 등이 가능하다. 질문과 답변이 연달아 이어지는 ‘멀티턴 대화’도 지원한다. 

특히 클로바X는 한국의 상황과 한국인의 정서에 적합한 답변을 제공하면서 뚜렷한 강점을 드러냈다. 가령 사투리 ‘금마’와 ‘점마’를 입력하면 챗GPT는 엉뚱하게 답한 반면, 클로바X는 “사투리에서 금마, 점마는 각각 ‘그놈아’ ‘저놈아’를 줄인 말”이라면서 정답을 내놨다. 

9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하는 ‘큐:(CUE:)’는 검색에 특화한 AI 서비스다. 복잡하고 긴 질의를 이해하고, 답변 생성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가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를 9월부터 베타서비스한다.[사진=뉴시스]
네이버가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를 9월부터 베타서비스한다.[사진=뉴시스]

네이버 주주들은 그간 하이퍼클로바X의 공개를 손꼽아 기다려 왔다. 이 기술이 네이버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카드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주력사업인 검색엔진시장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빙 등이 약진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전문가들은 그 반전카드를 하이퍼클로바X로 점찍은 지 오래였다. 

이 때문에 하이퍼클로바X의 기술적 완성도가 중요했는데, 일단 증권가들은 호평했다. 네이버가 기술을 공개한 난 뒤 증권가에선 총 8건의 관련 리포트를 쏟아냈다. 이중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삼성증권의 평가가 눈에 띈다.

목표주가를 28만원에서 31만원으로 끌어올린 삼성증권은 “기존 서비스의 경쟁력과 생태계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신규 시장에 진출하면서 중장기적으로 매출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성장이 둔화하던 클라우드 사업 역시 AI 기반 관리형 하이브리드 서비스 제공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도입 이후 광고 단가의 성장률이 연 15% 이상일 것”이라고 점쳤고, 키움증권은 “구글에 내줬던 검색 점유율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정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민들의 일상생활 모든 영역에 걸쳐 방대한 검색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AI 모델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네이버는 한국형 AI 모델의 강자”라면서 “해외 시장 확장성을 삼는 의견도 있지만, 한국 AI 시장을 장악하는 것만으로도 성장과 수익 확대는 담보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이퍼클로바X를 호평하긴 했지만 기술적 완성도를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증권사도 있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너지 효과로 수익 증대에 기여를 할 수 있다”면서도 “관건은 서비스의 고도화”란 단서를 달았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교적 명확한 청사진을 제시한 점이 긍정적”이라면서 “근사한 청사진을 실제로 완성해 나가기까진 상당한 시간과 성능의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네이버의 주가는 호평 일색인 증권가의 반응과 달리 롤러코스터를 탔다. 공개 당일인 지난 8월 24일 네이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26% 상승하면서 AI 열풍에 올라타나 싶더니 이튿날엔 전 거래일보다 7.86% 하락하면서 상승분을 다 내줬다.

다음 거래일인 28일과 29일엔 반등했지만, 상승폭(1.18%, 2.11%)이 크진 않았다. 30일엔 전일 대비 0.23% 하락했고 31일에도 1.38% 하락하면서 주가가 제자리 걸음을 했다. 이중 개인투자자들은 하이퍼클로바X의 성공에 베팅했다. 특히 공개 이튿날인 25일엔 네이버 주식 1719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 하락을 방어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퍼클로바X를 원동력으로 네이버의 주가가 상승하려면 국내 B2C 사업에서 AI 관련 수익이 나오든지 해외 진출이 눈앞에 다가와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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