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네꼭지로 본 세계
IT 천국서 탈출하는 기업들
고금리에 미술품 경매 위축
예상치 웃돈 美 생산자물가지수
소득차별 진원지 ‘육아’ 지목

스타벅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 매장 7곳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사진=뉴시스]
스타벅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 매장 7곳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사진=뉴시스]

[샌프란 엑소더스] 
IT 천국서 스벅도 짐 쌌다


글로벌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매장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CBS뉴스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오는 22일(현지시간)을 끝으로 샌프란시스코 도심 매장 7곳을 폐점한다.

스타벅스 측은 폐점 이유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제시카 보턴 스타벅스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 부사장은 “이번 조치가 연례 매장 운영 평가에 따른 것”이라면서 “매장 폐쇄란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땐 여러 요소를 고려한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를 떠나는 건 스타벅스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유기농식품 전문점 ‘홀푸드’가 직원들 안전을 이유로 샌프란시스코 도심 매장을 철수했다. 이어 7월에는 대형 유통업체 ‘노드스트롬’이 샌프란시스코 진출 35년 만에 매장을 폐쇄했다. 슈퍼마켓 전문점 ‘세이프웨이’, 의류업체 ‘올드네이비’ 등도 문을 닫았다. 이들 기업은 사업 철수 이유로 ‘지역 내 근로자 감소’ ‘절도 범죄 증가’ 등을 들었다.

한때 IT기업의 천국이라 불렸던 샌프란시스코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과거의 명성을 잃고 있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집값이 비싼 샌프란시스코를 떠나는 이들이 증가했고, 이는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로 몰렸던 스타트업들은 텍사스주 오스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등으로 향하고 있다.

고소득 근로자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떠나면서 소득 양극화, 노숙자 문제 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실제로 노숙자 점거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스타벅스는 앞서 4월 일부 매장에서 좌석 수를 줄이고, 화장실 사용을 금지했다. 특단의 조치를 내렸던 스타벅스마저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업을 축소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엑소더스’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소더비로 본 경매시장]
고금리에 미술품 경매마저 위축

소더비 경매에서 판매된 모딜리아니의 작품.[사진=뉴시스]
소더비 경매에서 판매된 모딜리아니의 작품.[사진=뉴시스]

고금리 여파가 미술품 경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매회사인 소더비 경매에서 예술품들이 예상보다 적은 금액에 팔리거나 선택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뉴욕에 본사가 있는 소더비는 최근 홍콩에서 경매를 진행했다. 소더비가 아시아에서 개최한 단일 소장품 경매 중 사상 최대 규모였지만 경매 매출은 기대 이하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소더비는 이 경매에서 9500만~1억3500만 달러(약 1282억~1822억원·수수료 제외)의 경매 매출을 예상했다.

하지만 전세계 응찰자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중계한 이번 경매에서 소더비가 얻은 매출은 6950만 달러(수수료 포함)였다.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폴레트 주르댕(Paulette Jourdain)’은 4500만 달러 이상을 기대했지만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3490만 달러에 낙찰됐다.


입찰가가 거래 최저가에 미치지 못해 팔리지 않은 작품들도 있다. 후지타 쓰구하루의 ‘고양이와 누드(추정가 510만~770만 달러)’와 데이비드 호크니의 ‘사자 그림(추정가 540만~700만 달러)’은 각각 최저 책정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응찰해 판매하지 못했다.

뉴욕타임스는 경매 시장이 위축된 이유를 ‘고금리’에서 찾았다. 예술작품은 미학적 가치가 있지만, 그걸 소유하면 상당한 수준의 보안·보험 비용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예술작품에서 이자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투자자들이 미술품을 외면한 이유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사진=뉴시스]

[예상치 웃돈 美 생산자물가지수]
치솟는 유가 인플레 ‘부채질’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3%)보다 높은 수치다.

전월 대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은 7월(0.6%)과 8월(0.7%)에도 가파르게 올랐는데, 9월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 상승률은 2.2%로 지난 4월(2.3%)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상승폭이 다시 커진 이유는 치솟은 유가였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5.4% 상승하면서 물가지수를 자극했다. 이 밖에도 항공유, 육류, 전기, 디젤유 가격이 크게 올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1~2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이는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움직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선 일부 위원들이 “추가 인상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지금도 그럴지는 알 수 없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골딘 교수 노벨경제학상 수상]
육아서 찾아낸 소득차별의 진원지 


미국의 저명한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가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지난 9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수세기에 걸쳐 여성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를 둘러싼 포괄적인 설명을 처음으로 제공했다”면서 “우리의 이해를 끌어올린 공로로 202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클로디아 골딘 교수는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와 소득 불평등, 이민 등 다양한 주제를 연구해 왔다. 특히 200년간 쌓인 미국의 노동시장 자료를 분석해 성별에 따른 고용률과 소득 격차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폈고, 그 원인을 규명해 냈다. 

클로디아 골딘 미 하버드대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사진=뉴시스]
클로디아 골딘 미 하버드대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사진=뉴시스]

골딘 교수는 교육 수준이 비슷한 남성과 여성의 소득 격차가 벌어지는 원인으로 여성이 더 많은 육아 책임을 떠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노동환경의 구조는 오래 일하고, 힘들게 일할수록 더 많은 임금을 얻는 것이다.

아이를 돌보는 여성은 불가피하게 유연근무를 선택하느라 격차가 벌어진다는 게 골딘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면 일과 삶이 양립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야코브 스벤손 노벨경제학상 선정위원회 의장은 “노동에서 여성의 역할을 이해하는 건 사회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골딘의 획기적 연구 덕분에 우리는 성별 격차의 근본적 요인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장벽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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