視리즈 콜센터 불편한 민낯➌ 분석편
비주얼로 본 콜센터 상담사 현실
휴게시간 30분 미만 10%에 달해
1년 일하든 10년 일하든 최저임금
노동 가치 인정 못 받는 상담사
1998년 근로제 파견제 이후…
하청업체 뒤에 숨은 원청업체
원청업체 탓만 하는 하청업체

 휴가를 맘 놓고 쓰기는커녕 화장실에 가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 점심시간을 포함해 하루 30분도 쉬지 못하는 이들의 비중이 10%를 훌쩍 넘는다. 콜센터 상담사들의 현실이다. 끊임없이 밀려드는 ‘콜’에 허덕이지만 상담사의 수는 늘 부족하다. 그렇게 일해서 번 돈은 월 2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이유가 뭘까. 콜센터 상담사의 현실을 비주얼로 살펴봤다. 視리즈 콜센터 불편한 민낯 마지막 편이다. 

■ 콜센터 원‧하청 구조 = 복잡한 금융상품부터 통신서비스까지 전화 한통이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건 콜센터 상담사가 있어서다. 이 때문에 1990년대 처음 등장한 콜센터는 기업의 중요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로 인식됐다. 이런 콜센터 상담사의 지위가 달라진 건 IMF 외환위기를 거치면서다. 1998년 근로자 파견제를 시행한 정부는 파견 허용 업종에 콜센터를 포함했다.

이후 기업과 공공기관들은 도급계약을 맺고 하청업체에 콜센터 운영을 맡겼다. 문제는 이를 기점으로 콜센터 상담사의 처우가 악화했다는 점이다. 원청이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 하청업체를 선택한 게 결정적인 화근이었다. 이는 콜센터 상담사의 저임금, 고강도 노동, 고용 불안, 경력단절 등의 문제를 낳았다. 아래 비주얼은 이를 잘 보여주는 것들이다.

■ 열악한 노동환경 = 원청으로부터 계약을 따내야 하는 하청업체는 최소 비용으로 최대 실적을 내기 위해 상담사를 압박한다. 그 과정에서 콜센터 상담사들은 적절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한다.

일부 하청업체의 상담사는 화장실을 갈 때조차 관리자에게 보고해야 하는 등 철저한 감시 체계에 놓여있다. 민주노총의 ‘2023년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점심시간을 포함해 하루 30분도 쉬지 못하는 상담사는 전체의 11.5%에 달했다. ‘1시간~1시간 30분 미만(이하 점심시간 포함)’ 휴식은 60.6%, ‘30분~1시간 미만’은 27.9%였다.

휴식시간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니, 휴가를 마음껏 쓰는 건 언감생심이다. 사무금융노조‧직장갑질119이 실시한 콜센터 처우 관련 조사 결과를 보자. 상담사들은 휴가 사용이 어려운 이유로 ‘관리자의 휴가 사용 통제(44.9%‧이하 복수응답)’ ‘업무량 증가에 대한 부담(31.4%)’ ‘불이익에 대한 염려(28.7%)’, ‘실적 압박(27.1%)’ 등을 꼽았다.

■ 콜센터의 현실 = 이처럼 콜센터 상담사들의 노동은 ‘좁은 작업장’ ‘감시와 소음’ ‘감정 노동’ ‘낮은 임금’이라는 암울한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이 고착화했다는 점은 서둘러 풀어야 할 숙제다. 민주노총(2023년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보고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콜센터 상담사의 평균 월소득은 220만6000원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20대 225만4000원, 30대 228만4000원, 40대 215만6000원이었다. 이는 콜센터 상담사들이 아무리 경력을 쌓아도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결국 콜센터 상담사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원‧하청’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 ‘콜센터 상담사는 허드렛일을 한다’는 왜곡된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우리 사회는 그럴 준비가 돼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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