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3년 6월 진주성이 함락된 뒤 이순신은 전황의 변화에 대비해야 했다. 그래서 이순신은 7월 15일 한산도에 지휘본부를 설치했다.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내다본 결정이었다. 이처럼 상황이 바뀌면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지만, 전제가 있다. 확실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총선을 앞두고 이런저런 사람들이 신당을 준비한다. 그들은 과연 누굴 위해 창당하려는 걸까.왜군은 무려 8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없이 많은 공격을 펼쳤으나 진주성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9일째 되던 날, 왜군 장수 후등기차後藤基次(고토 모토쓰구)가 계책을
드림위즈와 네이트. 같은 해(1999년) 론칭한 포털입니다. 공교롭게도 둘은 네이버와 다음에 밀려 존폐 위기를 겪은 것까지 똑같습니다. 하지만 둘의 현재는 다릅니다. 드림위즈는 재기에 실패했지만 네이트는 부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둘의 운명을 가른 건 ‘변화’였습니다. 옛것에 집착한 드림위즈는 몰락했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 네이트는 회생했습니다. 최근 재기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싸이월드는 어떤 길을 걸을까요?“싸이월드는 조만간 문을 닫을 거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재오픈한 싸이월드의 흥행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아버지 아우렐리우스와 아들 코모두스라는 2명의 황제를 보여준다. 철학가 뺨치는 지혜를 뽐냈던 아우렐리우스가 ‘정치가(statesman)’라면, 아버지를 목졸라 죽이고 황제 자리를 찬탈한 코모두스는 전형적인 ‘정치인(politician)’이다. 그럼 정치가와 정치인의 차이는 뭘까.정치인은 정치를 입신양명과 부귀영화의 통로로 사용하고, 자신이 가진 권력의 크기를 즐긴다. 반면 정치가는 공동체와 국가가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하고, 자기희생을 통해 그 비전을 실현한다. 그래서 정치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의 크기만
코모두스 황제와 노예검투사 막시무스는 AD 180년 어느날 로마의 콜로세움 경기장 한복판에 서서 수만명의 군중 앞에서 칼을 뽑아 들고 최후의 결투를 벌인다. 결국 두 사람은 그곳에서 죽음을 맞는다. ‘어쩌다가’ 두 사람이 그날 그곳에서 그렇게 맞서고 그렇게 죽게 됐을까. 누구 탓일까.대중예술에서 극작가와 감독의 시선은 주인공 편향적이고 선악善惡 대결구도에 맞춰져야 한다. 영웅은 절대선이어야 하고, 빌런은 절대악이어야 한다. 막시무스는 강직하고 사심 없고 당당하다. 반면 코모두스는 무능하고 욕심 많고 사악하기 짝이 없다. 막시무스뿐만
죽음에서 살아 돌아와 로마의 심장 콜로세움에 노예검투사로 등장한 막시무스는 한순간에 코모두스 황제를 정치적 곤경에 빠트린다. 코모두스는 황제의 권능으로 노예검투사 하나쯤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겠지만 그것이 간단치 않다.권력이란 민심의 바다 위에 떠 있는 조각배와 같은 것이다. 뒤집어지는 바다에서는 항공모함도 견딜 수 없다. 죽은 줄만 알았던 막시무스가 등장하자 잔잔하던 바다가 일렁이기 시작한다. 권력을 받치고 있는 원로원에도 거친 파도가 일어나기 시작한다. 코모두스가 못마땅했던 로마시민들과 원로원 의원들, 그리고 루실라 공주의 마음
막시무스의 등장으로 촉발된 코모두스 황제의 정치적 위기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머리 좋은 책사 팔코 의원의 계략에 따라 로마 북부군과 원로원, 누이 루실라까지 가담한 쿠데타 음모를 겨우 막아내지만, 바람이 멈추지 않는 한 파도는 계속 밀려올 수밖에 없다. 아버지를 죽이고 황제 자리를 찬탈한 코모두스. 이제 어느 파도에 그의 배가 뒤집힐지 알 수 없다. 파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이고, 바람은 곧 민심이다. 콜로세움에 모인 군중들의 목소리가 민심을 대변한다면 민심이라는 바람은 이미 그에게서 돌아선 것이 분명하다. 세상 돌아가는 모
아버지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죽이고 ‘셀프 황제’ 자리에 올라 돌아온 코모두스를 맞은 로마의 ‘민심民心’은 변덕이 죽 끓듯 한다. 민심은 천심天心이라는데, 민심이 그리도 변덕스러운 것이라면 천심도 그렇게 변덕스러운 것인가 보다. 로마로 입성하는 코모두스를 시민들은 침묵 속에 잔뜩 미간을 찌푸리고 못마땅한 얼굴로 맞는다. 찬바람이 싸하다. 그랬던 로마 시민들은 코모두스 황제가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폐지해버렸던 콜로세움 검투경기를 부활시켜 신나는 ‘즐길거리’를 제공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을 펴고 환호한다.손을 흔들며 콜로세움 경기장에
영화 ‘글래디에이터’ 최고의 빌런은 분명 코모두스인데, 다른 영화들의 ‘빌런’들과는 달리 괜히 짠한 느낌이 든다. 코모두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라는 배우의 느낌 자체가 왠지 쓸쓸하고 슬퍼보여서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코모두스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대강 헤아려 보아도 다섯번의 ‘배신’에 놀라고 슬퍼하고 당황하고 좌절하고 분노한다. 세상의 이치라는 게 원인이 결과가 되고, 결과가 또 다른 원인이 되는 것이라면 코모두스는 ‘빌런’이기 때문에 배신당하고, 배신당해서 더욱 ‘빌런’이 되는 듯하다. 굳이 분류하자면 코모두스는 ‘안습형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막시무스와 함께 음산하기 짝이 없는 지금의 오스트리아 어디쯤에서 게르만과의 전투를 지휘해 대승을 거둔다. 하지만 황태자 코모두스는 전투가 끝난 뒤에야 전선에 도착해 설친다.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코모두스에게 “황제 자리를 막시무스에게 물려준다”고 통보한다. 분노한 코모두스는 아버지를 목 졸라 죽인다.아버지와 막시무스가 이뤄낸 승리의 영광을 모두 가로챈 코모두스는 황제의 자리에 올라 꽃을 뿌리며 로마로 개선한다. 그러나 길에 늘어서 이 광경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표정은 무표정하거나 냉랭하다. 몇몇은 난생처음 보는 불쾌
콜로세움에 모인 로마 시민은 ‘찝찝한’ 새 황제 코모두스의 즉위를 축하하기 위해 기획한 ‘자마 전투’의 재연에서 ‘한니발의 야만군대’를 이끌고 스키피오의 로마군단을 쳐부순 우두머리가 다름 아닌 로마의 위대한 장군이었던 막시무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로마 시민은 막시무스에게 열광한다. 스키피오 로마군단의 전멸이라는 ‘라이브 콘서트’의 ‘공연 참사’에도 아랑곳 않는다.그날로부터 로마에 ‘막시무스 열풍’이 몰아친다. 노예검투사 막시무스가 검투경기에서 그들의 황제 코모두스를 조롱하고 무참하게 죽여버리는 꼭두각시 놀음까지 거리에서 벌어진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글래디에이터’는 재미와 흥미를 위해 역사적 사실에서 상당 부분 일탈해 있다. 하지만 ‘미장센(mise-en-scene)’ 역시 의도적으로 역사적 사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왜곡이라기보다는 보정補正에 가깝다.‘글래디에이터’를 제작할 때 자문역으로 참여했던 로마사를 전공한 다수의 역사학자는 ‘미장센’ 문제 때문에 중간에 자문역을 내던지거나, ‘엔딩 크레딧’에 본인 이름이 오르는 것을 거부했다고 한다. 그 이유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게 아니었다는 건 흥미롭다.로마사 전공 역사학자들은 코모두스 황제가 아
코모두스는 게르만족과 대치 중인 전선의 군막軍幕에서 아버지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교살하고 황제 자리에 올라 로마에 입성한다. 아버지를 죽인 코모두스의 로마 입성 행진은 화려하고 장엄하기 그지없다. 유럽정복에 나선 히틀러가 베를린 개선행진 행사의 모델로 사용했다는 그 유명한 장면을 천재 감독 리들리 스콧이 재현해준다. 아버지를 죽이고 황제 자리를 찬탈한 코모두스는 로마에 장엄하게 들어온다. 그 장엄함은 아버지를 죽이고 돌아온 코모두스가 지구 끝까지 정복하고 돌아온 개선행진인 줄 착각할 정도다. 하지만 세상에 비밀은 없는 법이다. 로마
황제이자 아버지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살해한 코모두스에 의해 처형되기 직전 극적으로 탈출한 막시무스는 황야에서 정신을 잃는다. 노예상인이 막시무스를 ‘주워’ 북아프리카 검투사 에이전시에 넘긴다. 로마 최고의 장군이었던 막시무스에게 시골 검투경기 정도는 ‘껌’이다. 훈련이나 연습경기도 건너뛰고 곧바로 프로 데뷔한다.막시무스는 지금의 모로코나 알제리 어디쯤으로 보이는 사막의 장터에 흙으로 지어진 조악한 원형경기장에서 데뷔한다. 노예상인들이 주워오거나 사오거나 사냥해온 노예 검투사들이 서로를 아무 이유 없이 죽고 죽이는 살육극을 기대
명장名匠 리들리 스콧이 만든 ‘글래디에이터(Gladidatorㆍ2000)’는 명장의 작품다운 명품이다. 그해 아카데미 영화상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남우주연상, 작품상을 포함한 5개 부문을 휩쓸어버린 영화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오로지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는 건 아니다.뛰어난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는 항상 조심스럽다. 뛰어난 이야기꾼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가 허구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그럴듯하게 버무리는 재주를 지녔다. 사기꾼의 자질이기도 하다.분명히 이어붙였는데 그 자국이 잘 보이지 않는다. 실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는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문영호, 이하 예경)와 함께 유망한 예술기업과 사회적경제 기업을 발굴하고,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예술산업을 활성화하고자 3월 3일(목)까지 ‘2022 예술기업·사회적경제 기업 창업 및 사업 지원 공모’를 실시한다.’19년부터 실시해온 이 공모는 작년 기준 평균 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예술 현장의 높은 관심을 받아왔다. 이에 올해는 예산을 20억 원 늘려 ‘해외 진출 지원’을 신설해 국내 예술기업이 세계적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등 예산
MZ에게 직업이란…돈보다 역량 향상 MZ세대는 직업을 통해 경제력보다 개인의 역량을 높이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와 아르바이트 플랫폼 알바몬이 MZ세대 취업준비생과 직장인 1776명에게 ‘직업으로 이루고 싶은 것’을 묻자 ‘개인의 역량 향상과 발전(56.4%·복수응답)’이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경제력 향상(54.6%)’ ‘일과 생활의 균형(46.8%)’ ‘하고 싶은 일 마음껏 하기(42.3%)’ ‘타인을 도와줌(25.8%)’ ‘사회적인 지위와 명성(24.4%)’ 등이 이었다. MZ세대 직장인(334명)
코로나19와 함께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붐비던 상권에 찬바람을 끌고 왔다. ‘명동’도 예외는 아니었다. 명동을 휘감은 찬바람은 자영업자를 벼랑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건물주는 끄떡없었다. 침체를 버티지 못한 자영업자는 ‘명동’에서 쫓겨났지만 숱한 건물주는 치솟은 임대료를 인하하지 않았고, 되레 건물을 ‘단장(리모델링)’하면서 새 기회를 모색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텅 빈 명동의 두 얼굴을 취재했다.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의 피해를 말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사진이 있다. 텅 빈 명동거리의 모습이다. 한때 외국 관광객으
“좌충우돌의 연속이다.” 박진수 콜로세움코퍼레이션 대표는 창업 1년차를 이렇게 회상했다.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온라인 셀러를 위한 물류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박 대표는 긴 고민과 준비 끝에 창업에 뛰어들었지만 실전은 만만치 않았다. 툭하면 변수가 튀어나왔고, 세워둔 계획을 수정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창업 1년차에 깨달은 게 있다고 말했다. “즐겁게 미치기 위한 시간, 저와 팀엔 그게 필요했을지 몰라요.”얼마 전의 일입니다. 창업 당시 오피스가 있던 동네에 우연히 들렀습니다. 불과 2년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때
내 마음대로 결정하고, 상사에게 욕먹을 일도 없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언뜻 보면 창업시장은 더할 나위 없는 ‘자유의 땅’입니다. 그래서 ‘워라밸’을 꿈꾸는 젊은층 중엔 ‘창업’을 원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정말 창업시장이 그렇게 만만한 곳일까요? 그렇게 경제적 자유부터 시간적 자유까지 갖춰진 곳이라면 ‘죽음의 계곡(창업 5년차)’을 넘는 기업이 30%에 불과한 이유는 뭘까요? 여기 창업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8명의 창업자가 있습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창업 후 겸손함과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그만큼 창업시장이 ‘힘겨운 곳’
20대의 성지에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메카로 끊임없이 변해온 이대 상권. 올해 들어선 그 모습까지 바뀌고 있다. 저층 상가가 둥지를 틀고 있던 자리에 높다란 오피스텔이 속속 준공되면서다. 상권이 죽자 건물주들이 대학생, 직장인의 ‘임차 수요’를 노린 결과다. 이대 골목길의 새로운 변화는 옳은 방향으로 진행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이대 상권을 걸어봤다.도시는 보통 돈이 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쇠락하는 상권도 마찬가지다. 이대 상권이 딱 그런 모양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브랜드 옷가게나 헤어숍ㆍ타로카페 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