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3년 임기 중 2년이 지났다. 임기는 이제 1년 남았고, 엇갈리는 평가 속에서 그의 혁신 전략은 진행 중이다. 한편에선 구 대표가 내세운 ‘탈통신 전략’이 성공궤도에 진입했다고 주장하지만, ‘기대치를 밑돈다’ ‘무늬만 탈통신이다’는 의견도 많다. 구 대표를 비판하는 쪽에선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금 벌금형’ 등을 이유로 들어 그의 윤리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말도 내뱉는다. 이런 구 대표는 남은 1년간 어떤 성과를 남길 수 있을까. “KT는 더 이상 통신회사가 아니다.” 지난 1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
2016년. 부패방지 역사에서 이정표가 될 만한 두가지 일이 일어났다. 그 하나는 우리나라에서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 거였다. 둘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부패방지경영시스템 ISO 37001을 제정한 것이다. 이듬해 11월 국가기술표준원은 ISO 37001을 한국 산업표준(KS)으로 제정했다. ISO 37001이 우리나라에서도 통용되는 사회규범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ISO 37001은 대체 뭐기에 ‘역사적 이정표’란 말까지 듣는 걸까. 2020년 10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해외에서 발생한 뇌물사건을 해결하기
컴플라이언스는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ESG 경영의 핵심 요소다. 하지만 ESG만 알고 컴플라이언스는 잘 모르는 곳이 많다. 국내에 컴플라이언스 제도가 처음 도입된 건 1997년 외환위기 이후다. 외환위기를 초래한 기업의 방만ㆍ부실경영과 부패를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20여년이 흘렀음에도 컴플라이언스 제도는 국내에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최근 재계에선 ESG 경영을 둘러싼 관심이 뜨겁다. ESG 전담기구를 설치하고, ESG 이념을 담은 슬로건을 만드는 건 기본이다. ESG 경영에 힘을 쏟겠다며 수조원을 투입하
KT가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KT가 지난 11일 공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액은 4조5745억원, 영업이익은 36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 21.4% 증가했다. 미디어에선 취임 1년 만에 놀라운 성과를 달성한 구현모 사장에게 찬사를 보냈다.하지만 실적이 모든 위험요인을 덮을 순 없다. KT는 쪼개기 후원금, 단말기 개통 고의 지연, 인터넷 품질 저하, 고객명의 도용 등 숱한 논란을 빚고 있다. 검찰은 물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까지 나서 2년째 KT를 조사 중이다. 구 사장이 취임 직후 ‘컴플라
프랑스는 기업의 부패행위에 관대한 나라였다. 뇌물수수에 쓴 비용의 세금을 공제해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프랑스는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반부패법을 시행하고 있다. 기업들의 무분별한 부패행위로 값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운 결과다. 주목할 건 프랑스의 사례에서 세계의 컴플라이언스(준법ㆍ윤리경영)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프랑스를 참고해 우리나라만의 컴플라이언스 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다. 지난 1월 프랑스 반부패청(AFA)은 새로운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지침’을 발표했다. 2017년 발표한 첫 지침의 개정판인데,
골드만삭스는 컴플라이언스 시스템이 잘 갖춰진 것으로 유명하다. 사업 전반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부서도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골드만삭스는 지난 10월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최고 벌금액의 주인공이 됐다. 왜일까. 월스트리트는 미국 뉴욕시 맨해튼 남부에 있는 거리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대형 금융기관이 몰려 있어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로 불린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본사도 이곳에 있다. 1896년 작은 가족기업으로 출발한 골드만삭스는 세계를 움직이는 최대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미국 50대
부패방지법이 무서운 이유는 양벌규정에 있다. 임직원이 범법행위를 저질러도 회사가 함께 처벌을 받아서다. 물론 양벌규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끊임없이 교육하면 양벌규정을 피할 수 있을뿐더러 직원들을 성장시킬 수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필자가 다니던 회사 대표에게 들었던 경험담이다. 파트너사社와의 미팅을 위해 일본으로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대표는 파트너사의 중역을 만나기로 했고, 그와의 만남을 기대했다. 두 회사의 비즈니스에 상당한 영향을
올해 초 불거진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의 뇌물공여 사건은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프랑스, 미국, 영국 법무부와 합의한 벌금액이 수십억 달러에 달했다. 뇌물 관련 벌금 중에선 역사상 최대 규모다. 재판은 받지 않았지만 사실상 부패행위를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에어버스가 뇌물을 준 명단에 있는 기업들은 어떨까.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하고 있을까.대한항공이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Airbus SE)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에어버스가 1996년부터 2000년까지 A330 항공기 10대를
다자개발은행(MDBs)의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환영할 일이지만 유의할 점도 있다. 최근 다자개발은행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의 부당행위를 조사하고 문제 적발 시 제재하는 경향이 두드러져서다. 한번 제재를 받으면 해외사업이 치명타를 맞을 만큼 수위도 높다. 다자개발은행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길 원하는 국내 기업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A사는 국내 엔지니어링 중견기업이다. 여느 산업처럼 엔지니어링 산업도 국내에서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A사는 일찌감치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A사의 해외
지난 2월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을 맡고 있는 재판부가 권고해 설치한 것인데, 이 부회장의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재판부가 언급한 미국 연방양형기준 제8장엔 “준법감시제도가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제8장을 이번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지난 2월 5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총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대법관 출신의 한 로펌 대표 변호사가 위원장을 맡고, 삼성에
덴마크ㆍ스웨덴ㆍ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은 부패인식 수준이 높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해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순위에서도 늘 상위권을 차지한다. 당연히 해당 국가의 기업들도 청렴할 것으로 여기기 쉽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또한 경제력이 낮다고 CPI 지표가 나쁜 것도 아니다. 우리가 CPI를 부문별로 세심하게 뜯어봐야 하는 이유다. 2019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가 발표됐다. CPI는 세계적인 반反부패운동 단체 국제투명성기구(TI)가 1995년부터 매해 발표해온 지표로, 공공ㆍ
세계 경제가 글로벌화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더 이상 국내에서만 안주할 수 없게 됐다는 거다. 문제는 국내에서 써먹던 ‘편법’을 해외에서 활용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세계 각국이 기업의 부패행위를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자칫 뇌물이라도 건넸다가 발각되면 천문학적인 벌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다. 해외뇌물주의보는 이미 발령됐다.북유럽의 스웨덴은 손꼽히는 청렴 선진국이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해 부패인식지수(CPI)를 발표하는데, 2018년 스웨덴은 180개 국가 중 3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가의 청렴지수
준법지원인은 법적 위험을 진단해 분쟁을 예방하는 기업 내 법률전문가다. 기업 경쟁력뿐만 아니라 윤리ㆍ준법경영을 강화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엔 2012년 준법지원인 제도가 도입됐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는 기업들은 여전히 많다. 법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기업이 준법지원인(컴플라이언스 책임자)을 두고 있는 미국과는 정반대다. 차이는 무엇일까.2012년 4월 15일 개정 회사법이 시행됐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개정작업을 거친 법이었다. 개정작업만 6년이 걸렸고, 개정조문은 250여개에 달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기
기업경영에서 컴플라이언스의 본래 의미는 ‘준법遵法’이다. 하지만 오늘날엔 단순히 법을 지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것까지 포함된다. 기업윤리의 기본이자 최소한의 책임인 셈이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 중엔 컴플라이언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곳이 숱하다. 장대현의 컴플라이언스 경영학 첫번째 장을 펼쳐본다. 더스쿠프(The SCOOP)의 새 연재물이다. # “컴플라이언스가 뭐예요?” 오랜 기간 근무한 직장을 그만두고 새 직장을 알아보던 때였다. 면접관으로 들어온 젊은 부사장은 대번에 이렇게 물었다. 필자의 이력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