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김상욱 지음|바다출판사 펴냄 물리학자 김상욱이 물리학의 경계를 넘어서 ‘원자에서 인간까지’ 세상의 모든 존재를 이야기한다. 기본 입자와 원자에서 시작해 존재의 층위를 하나씩 밟아 나간다. 그 과정에서 물질과 생명, 우주와 인간이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깨달을 수 있다. “물리학자에게 사랑이란 필연의 우주에서 피어난 궁극의 우연”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과학의 언어로 사랑을 표현한다. 책을 읽고 나면 차갑게만 보이던 우주가 따뜻하게 느껴질 것이다. 「일본산고」박경리 지음|다산책방 펴냄 격동기 한국인의 삶을 그려낸
해외에선 코로나19가 변곡점이었지만, 국내에선 그 이전부터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퇴사가 흔한 일이 됐다. 그러면서 혼자 사는 데 필요한 비용의 범주도 넓어졌다. 이 때문에 영국, 호주 등의 국가에선 ‘외로움의 비용’까지 사회적 비용으로 계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희화화’하기 바쁘다.미국은 지금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많은 미국 직장인이 퇴사를 선택하고 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에만 453만명이 직장을 관뒀다. 전월인 10월엔 436만명이 퇴사했는
오랜 세월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세계문학사 속 굵직한 작가들의 각기 다양한 러브스토리를 담은 이승하 시인의 산문집 “빠져들다”가 “꿈꾸듯 미치도록 뜨겁게”라는 제목으로 18년 만에 개정 증보되어 다시 나왔다. “지상에는 슬픈 일들이 많이 일어나지만 그래도 사랑을 실천한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러브스토리를 수집해보았습니다.”-증보판 머리말 중에서 이 시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 채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기도 전에 결혼반지를 맞추고 성당에서 약혼식을 올렸던 자신의 결혼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사랑이란 앞뒤 재면서
서언 가치는 그 무엇이 옳다, 좋다, 바람직하다 할 때에 있어서의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관념적 실체입니다. 절대적인 가치와 주관적인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가치는 더불어 나오는 것이지 혼자 나올 수 없는 것이 사회적 모럴로서의 가치의 기본 특징입니다. 그런데 ‘한국적’이라 하먼 가령 한국의 대표 음식Korean staple food인 김치를 말할 때처럼 한국 사회 내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통용되고 있는 일반적이고 관습적인 요소를 지닌 것을 의미하는 만큼 우리가 '한국적 가치The Korean Value'를 논하고자 하먼
서언2-1, 김수영 사유의 내적 기원2-2, 김수영 사유의 외적 기원마무리 서언세상에 혼자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관계의, 상호작용의 산물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더 말할 것도 없이 자기 시대의 아들1)이라고 했거니와, 현존재인 나는 세계 속의 존재라는 하이데거의‘세계-내-존재’ 또한 같은 말이 아닌가 말입니다. 철학은 말할 것도 없고 문학예술도 마찬가지고, 김수영의 시적 성취와 사유의 열매 또한 갑자기 돌출한 것이 아닙니다.김수영의 시작 초기 이력을 자세히 보니,‘묘정의 노래’(‘45)에 이어‘공자의 생
미국의 주洲와 도시 중 인디언 이름을 차용한 곳은 숱하다. 미군이 자랑하는 아파치 헬기도, 토마호크 미사일도, 미국 지프의 대명사 체로키도 사실 인디언 말에서 따왔다. ‘인디언’을 세상에서 사실상 없애버린 미국 백인들이 ‘인디언 말’을 사용하는 이유는 뭘까. 우월감의 표징일까 인디언에게 보내는 오마주일까. 세즈윅 요새에 홀로 부임한 던바 중위는 어느날 세즈윅 요새를 찾아온 ‘발로 차는 새’를 비롯한 수우족의 예고 없는 방문에 당황한다. 인디언 전쟁의 와중이다. 당연히 서로 적대적일 수밖에 없다.‘발로 차는 새’는 미군 던바 중위를
서언 자, 나는1) 이미 김수영을 “서구의 합리적 이지와 동양의 고전적 소양, 송곳style같이 날카로운 모던한 감각을 지녔으면서도 고유의 민중적 전통의 뿌리를 깊이 있게 의식했던 한국의 보기 드문 문화 검투사a cultural gladiator”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내가 결코 그냥 한 헛소리가 절대 아닙니다. 나의 연륜과 학문과 철학적 예지라 할까요, 머 그런 이미지의 연쇄작용에서 어느 날 운이 닿아 터져 나온 것입니다. 이것은 머 음악의 황제 베토벤이“짜자자 잔~”하고 ‘운명’이 지닌 영웅적 삶의 본질에 대한 음악적 리듬을 읽
영화의 남녀 주인공은 분명 괴팍한 소설가 멜빈 유달과 식당 웨이트리스 캐롤 코넬리다. 하지만 영화의 전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조그만 강아지 버델도 만만치 않다. 이 강아지는 영화의 포스터에도 잭 니콜슨과 함께 당당히 투톱으로 등장한다. 이 영화의 여자주인공이 ‘무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심상치 않다.버델은 유달과 같은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게이 화가 사이먼 비숍의 반려견이다. 혼자 외롭게 살아가는 젊은 화가의 반려견이니 서로가 죽고 못 사는 사이일 것 같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비숍은 버델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된다.” 나무와 꽃을 보며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다. 사람들은 도심 속 공원을 걷기만 해도 마음의 정화를 느낀다고 말한다. 정원도 녹지도 없는 삭막한 도시 속에 자연의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로 큰 위안을 얻는다. 코로나19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크게 늘어난 지금, 자연이 주는 위로는 더욱 절실하다. 우리가 식물을 보면서 막연히 마음이 편안해지며 위안을 받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우울, 공황, 트라우마, 불안 같은 심리적 문제를 겪는 현대인들에게 식물은 어떤 치유를 해주는 걸까. 신간 「정원의 쓸모」는 식물이
해외 유수한 갤러리의 기획전에 참여하고 있는 윤상윤 작가는 오른손과 왼손을 모두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회화란 장르 안에서 오른손으로 전통회화를 선보인다면 왼손으론 자유로운 세계를 표현한다. 오른손으로 그린 작품을 보자. 공원·숲속 등 익숙한 풍경 속에서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간식을 먹는다. 긴 이젤을 세워놓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그들 모두 물에 반쯤 잠겨 있다. 작품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같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작가는 ‘원초아(id)’ ‘자아(ego)’ ‘초자아(supe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에 느끼는 스트레스[뉴스페이퍼 = 강윤슬 에디터]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도 대부분 그런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별이라든가 멀어짐, 그런 것들을 비롯해서 우리의 삶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는 경험은 피할 수 없다. 그리고 대개 그런 경우는 마음이 아프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그 이별이 죽음으로 인한 것이라면 다시는 그 사람을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괴롭다고 할 수 있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는 사별로 인한 스트레스는 그 지수가 100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변화에 적응
책만드는집 출판사에서 김여옥 시인의 시집 “잘못 든 길도 길이다”가 발간됐다. 김여옥 시인은 땅끝 마을 해남에서 태어나 1991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데뷔했으며 1996년 마케도니아 “제35차 스트루가 국제 시 축제”, 1998년 불가리아문화성 초청 “한·불가리아 문학의 밤”, 2003년 중국작가협회 초청 “북경·절강성·상해 작가와의 대담”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 바있다.검불 같은 안개를 털어내며어머니는 입속말로 중얼거렸다―사는 게 별거 있간디모시 고를라다 삼베 골르는 거제꿈꾸던 자의 빛나는 개안효색이 안개를 밀어내고 있다잘못
미국은 여러모로 참 ‘특별’한 나라다. 국토의 면적과 국부는 물론이고, ‘합중국’이라는 형태나 인종의 다양성 역시 대단히 특별하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특별함 못지않게 또 다른 특별함이 있다. 세계 패권국이 되기까지의 여정 속에서 수많은 대외전쟁을 치렀지만 미국 내에서 치른 대외전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기록이다.그토록 많은 전쟁을 다른 국토에서 치렀다니 가히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기록이다. 미국은 어웨이 경기만 하지 결코 홈경기를 하지 않는 특별한 나라다. 어웨이 경기만 하는데도 무패의 전적이라면 실로 놀랍다.이런 지구의 ‘안전지
‘지만지드라마’는 희곡, 연극 전문 출판 브랜드로, 문학사와 공연사에 길이 남을 세계적인 고전과 현대 희곡 243종을 비롯해 한국근현대희곡 100종을 출간하며 연극을 사랑하는 독자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지만지드라마에서 ‘건축가 솔네스’가 나왔다. ‘건축가 솔네스’는 입센의 후기작으로 말년에 이른 예술가의 고뇌를 담고 있어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자전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의 체계를 세운 시점보다 앞서 정신분석 관점에 입각한 개성 있는 캐릭터를 제시하고 있다. ‘건축가 솔네스’ 속 대건축가 솔네스는 자신의 분
대전문화재단은 6월 5일부터 10월 24일까지 2019년 '문예아카데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문예아카데미는 문화예술인과 일반시민에게 영화와 철학, 오페라, 문학 등에 대한 관련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대전민예총과 노은도서관, 대전시민아카데미가 주관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와 대전광역시, 대전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후원했다.아카데미는 6~7월 동안 진행되는 상반기 강좌와 9~10월 동안 진행되는 하반기 강좌로 구성된다.먼저 상반기 강좌는 6월 5일부터 26일까지 매주 수요일 노은도서관에서 열리는 '오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첫 장편소설 "트인 데로 가는 길"(1908)이 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으로 출간됐다. 프로이트가 경탄했을 정도로 인간 심리 묘사에 탁월했던 아르투어 슈니츨러가 남긴 단 두 편의 장편소설 중 첫 작품으로, 하루가 다르게 날카로워져 가던 세기 전환기 반유대주의의 분위기에서 정체성 문제와 씨름하는 유대인들 이야기 그리고 귀족 가문의 딜레탕트인 게오르크의 연애를 두 축으로 한다. 당대 사회 전반에 퍼져 있던 위선과 가식, 나른한 관성 등 정신적으로 위태한 분위기를 문학적으로 생생하고도 밀도 있게 그린다."트인 데로 가
인천작가회의가 문예계간지 "작가들" 봄호(통권 68호)를 출간했다. 68호의 특집 주제는 "사건과 주체의 변화"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의 거대한 사건, 주체 그리고 문학 사이의 관계를 물었다.사건은 새로운 주체를, 주체는 새로운 사건을, 문학은 새로운 재현을 통해 다시금 새로운 사건과 주체를 생성한다. 인천작가회의는 68호 특집으로 다양한 이론과 텍스트를 통과하며 사건주체문학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소종민, 테크놀로지의 관점에서 인간・주체의 개념을 의문하며 새로운 “미래의 회로”를 상상할 것을 주장한 김미정,
일본 헤이안 시대, 전염병과 대기근이 닥친 수도 교토에는 굶고 병들어 죽은 사람들로 넘쳐났다. 산 사람들은 죽은 사람들을 처리하다 못해 아무 데나 버리게 되고 도시 외곽문인 라쇼몽의 다락은 시체 유기 명소가 된다. ‘비단결 같은 삶’을 갈구하는 ‘라쇼몽羅生門’이라는 이름이 역설적이다 못해 소름 끼치는 장면이다.영화 ‘라쇼몽’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두 단편소설 「라쇼몽羅生門」과 「덤불 속藪の中」이 원작이다. ‘덤불 속’이 사실상 영화 스토리의 중심이다. 반면 같은 제목의 소설 라쇼몽은 영화의 스토리와 큰 연관은 없다. 그러나 라쇼몽
[뉴스페이퍼 = 남유연 객원칼럼니스트] 기괴하고 잔인한 풍경과 소재들. 몇몇 매니아들에게만 인기가 있을 것 같은 미술가들이 있다. 그 대표주자는 프란시스 베이컨, 고깃덩이들 같은 신체와 뒤틀린 괴물들을 강렬한 색채로 그린 1990년대 표현주의 작가이다. 눈 뜨고 보기 힘든 참혹함이 깃든 그의 작품들이 어째서 사람들을 매혹시킬까? 어떤 연유로 베이컨은 보편적으로 ‘예쁘다’, ‘편안하다’고 받아들여지기 힘든 작품들을 그리게 되었을까? 두산아트스쿨의 강연 은 아트 컬렉터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들의 작가에 대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은평구립 구산동도서관마을(관장 신남희)은 서울자유시민대학 ‘2018년 네트워크시민대학’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서울에는 일상에서 철학하는 시민이 산다’ 주제로 7월 31일부터 11월 29일까지 철학 강좌 및 토론이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총 21회 진행했다.김선욱 교수의 한나 아렌트 강연, 허경 교수의 스피노자와 푸코 강연, 백상현 정신분석학자의 프로이트와 라깡 강연을 15회 진행했고 이현우 서평가, 함돈균 문학평론가, 노명우 사회학자를 초청, 문학과 철학, 사물의 철학, 사회철학으로 6회 진행하여 총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