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아빠車도 때론 흉기가 된단다”
[김필수의 Clean Car Talk] “아빠車도 때론 흉기가 된단다”
  •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호수 300
  • 승인 2018.08.07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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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안전교육이 중요한 이유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은 선진국 못지않다. 하지만 교통 시스템은 후진국 수준이다. 운전교육시간이 13시간에 불과하고, 자동차 안전교육제도는 아예 없다. 이러니 미성년자의 자동차 운전사고가 빈번한 게 아니겠는가. 장기적 관점에서 손을 봐야 할 때다. 자동차가 때론 위험한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어릴 때부터 교통안전 교육과 함께 자동차 안전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사진=뉴시스]
어릴 때부터 교통안전 교육과 함께 자동차 안전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사진=뉴시스]

미성년자의 자동차 운전사고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무면허 고등학생은 렌터카 업체에서 차를 빌리고, 중ㆍ고등학생 4명을 태워 운전하다 건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운전자를 비롯해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초등학생이 차를 몰고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다 행인을 다치게 한 사고도 있었다. 해당 초등학생은 인터넷 자동차 게임으로 운전을 익혔다고 하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이런 사고의 책임을 단순히 개인에게만 돌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시스템을 갖추면 사고를 줄일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미성년자 운전사고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먼저 자동차 렌트 시 본인 확인을 확실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독일처럼 나이와 경력, 운전면허 취득기간 등 다양한 요소로 차종이나 배기량을 제한하는 것도 방법이다. 독일에선 이를 어길 시 벌칙 규정도 매우 엄하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카셰어링(차량 공유) 제도의 허점도 메워야 한다. 미래 먹거리라는 점에서 당연히 키워야 할 산업인 것은 맞지만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간과해선 안 된다. 현재 카셰어링은 휴대전화ㆍ신용카드ㆍ신분증만 있으면 가능하다. 얼굴도 확인하지 않고 차량을 빌려준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대면 확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둘째, 운전면허 제도도 강화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면허 취득에 필요한 교육이 학과 5시간ㆍ기능 2시간ㆍ도로주행 6시간 등 13시간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과 2011년 두차례에 걸쳐 무리하게 면허시험을 간소화해서다.

반면 호주는 4년, 프랑스는 3년, 독일은 2년이 걸린다. 예비면허ㆍ준면허 등 다양한 중간단계도 있다. 운전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만큼 강하게 규제하는 것인데, 우리도 다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우리가 항상 언급하는 규제 철폐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임을 잊어선 안 된다.  

셋째, 공교육에 자동차 안전교육을 의무화할 필요도 있다. 지금도 교통안전교육은 진행하고 있지만, 문제는 자동차 안전교육이 없다는 점이다. 자동차가 얼마나 위험한 흉기가 될 수 있는지, 운전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는 또 무엇인지를 가르쳐야 한다. 그래야 성인이 돼서도 운전을 조심하고, 남을 위해 배려할 수 있다. 우리가 고민하는 보복운전이나 난폭운전은 이 과정에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넷째, 가정에서의 자동차 키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집에서 자동차 키나 수첩 등을 아무 곳에나 두는 이들이 많다. 손에 닿기 쉽다는 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차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약품을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는 것처럼 자동차 키도 똑같이 관리해야 한다. 역시 어릴 때부터의 자동차의 위험성을 교육한다면 성인이 돼서도 자동차 키를 함부로 두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통시스템은 후진국 수준이다. 2016년 기준으로 볼 때 한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인구 10만명당 10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5개국 기준) 중 6번째로 많다. 영국(2.8명)이나 일본(3.7명)보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3배나 높다. 정부의 노력에도 성과가 저조한 이유를 돌이켜봐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자동차 자체를 교육하고 관리하는 제도가 전무했다. 선진국과 달리 제도가 없으니, 존재의 필요성도 몰랐다. 최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조금 가진 게 그나마 다행일 정도다. 지금부터라도 선진국 사례를 벤치마킹해 시스템을 갖춰가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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