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ㆍ바이오, 2차전지, 엔터… 단 3년 만에 ‘맹호’ 되다
제약ㆍ바이오, 2차전지, 엔터… 단 3년 만에 ‘맹호’ 되다
  • 고준영 기자
  • 호수 306
  • 승인 2018.09.21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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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추천주 5년의 기록

대장주 삼성전자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그 틈을 타고 제약ㆍ바이오, 2차전지, 엔터테인먼트 세 섹터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혼란스러운 국내 산업의 양상이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지난 5년간 국내 주요 증권사로부터 받은 추천종목을 다시 꺼내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약ㆍ바이오, 2차전지, 엔터테인먼트의 시작과 미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조선, 해운, 자동차 등 한국 경제를 떠받치던 전통 제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조선, 해운, 자동차 등 한국 경제를 떠받치던 전통 제조업이 위기를 겪고 있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산업에 몰아치고 있는 격랑의 파고가 어느 때보다 높다. 한국경제를 떠받치던 전통 제조업은 위기에 처했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산업들은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있다. 이런 변화의 흐름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주식시장이다. 루머가 됐든 날카로운 분석에 기반한 전망이 됐든 아주 작은 이슈에도 주가는 금세 들썩인다.

이런 주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건 ‘증권사 리포트’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이 리포트에 의존해 베팅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상당수 기관투자자도 마찬가지다. 그만큼 숱한 기업자료를 일일이 확인해 분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중엔 접근하기 힘든 ‘제한된 정보’도 많다. 더스쿠프(The SCOOP)가 2012년 창간 이후 때마다 증권사들에 ‘증시 기상도와 유망종목’을 물어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가와 유망종목의 ‘흐름’을 체크하기 위함이었다. 

최근 주식시장의 대세는 제약ㆍ바이오, 2차전지, 엔터테인먼트다. 이 세 섹터는 언제부터 주목을 받았고, 현주소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더스쿠프가 지난 5년(2014년 상반기~2018년 하반기)간의 기록을 살폈다. 2014년은 한국을 대표하는 제조업 중 하나인 조선이 흔들리면서 국내 전통 제조업에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한 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바이오ㆍ제약, 2차전지, 엔터테인먼트가 유망종목으로 떠오르던 시점과도 얼추 맞물린다. 

2014년을 보자. 대형주 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는 13표(상ㆍ하반기 합산), SK하이닉스는 12표를 받았다. 이때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의 서막이 오른 시점이었다. 삼성전자는 2013년 말 세계 최초로 1세대 3D 낸드메모리를 양산한 데 이어 2014년엔 2세대를 선보이면서 초격차 전략을 꺼내들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분기 역대 최고 분기 영업이익을 경신하기 전까지 2014년 4분기 영업이익이 최고 기록이었다. 

 

2014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추천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조선업체들은 하반기 이후 자취를 감췄다. 하나금융지주ㆍKB금융ㆍ신한지주 등 추천주 명단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금융주가 이 기간에 많은 표를 받았는데, 당시 정부가 금융규제를 완화하면서 대출을 유도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4년 대비 2015년 가계부채 증가폭은 역대 최고 수준인 117조8400억원에 달했다.

2015년 유망종목 중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제약ㆍ바이오 관련주가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2014년 중소형주 5개밖에 추천받지 못했던 제약ㆍ바이오 관련주는 2015년 중소형주 12개, 대형주 2개로 껑충 늘었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면서 국내 제약ㆍ바이오산업을 향한 기대 심리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제이콘텐트리ㆍCJ ENM을 비롯한 방송 콘텐트 제작업체에 한정됐던 엔터주가 에스엠(SM)ㆍ와이지엔터테인먼트(YG), 팬엔터테인먼트 등 기획사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다. 2016년엔 제약ㆍ바이오의 영향력이 대형주에서도 확산됐다. 2015년엔 한미약품과 녹십자만이 추천 명단에 올랐지만 2016년엔 여기에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이 추가됐다. 

2017년은 다시 반도체의 해였다. 슈퍼사이클이 정점을 향해 치달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성기를 열었다. [※참고 : 두 기업은 2017년 각각 17표, 9표의 추천을 받았다.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추천수다.] 중소형주에서도 총 60개 추천 목록 가운데 반도체 관련주가 14개(23.3%)로 가장 많았다. 

 

증권사들의 추천주 목록에서 항상 상위권에 머물러 있던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는 한표도 받지 못했다.[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의 추천주 목록에서 항상 상위권에 머물러 있던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에는 한표도 받지 못했다.[사진=연합뉴스]

이때부터 2차전지주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동안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셀을 제조하는 대형주 위주로 추천을 받았는데, 2017년엔 2차전지 소재ㆍ장비를 공급하는 중소형주 3개가 추천 명단에 올랐다.

한 투자전문가는 “코스닥 시장의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는 건 주목할 만하다”면서 “향후 시장을 이끌 성장주나, 업황 개선을 알리는 투자 시그널은 주로 코스닥 시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세계 각국에서 환경 규제를 강화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게 2차전지 관련 업체들에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실제로 그 이후 많은 2차전지 관련 업체들이 앞다퉈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

제2의 반도체는 누구

올해는 제약ㆍ바이오, 2차전지, 엔터테인먼트 등 세 섹터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대세로 떠올랐다. 국내 주식시장의 대장주였던 삼성전자가 힘을 잃자, 그 뒤를 이어 주식시장을 주도할 종목을 찾으려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세 섹터에 실린 셈이다.[※참고 : 더스쿠프 추천주에서 한번도 상위권을 놓친 적 없었던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단 한표의 추천도 받지 못했다.]

아직 제약ㆍ바이오, 2차전지, 엔터테인먼트 등 세 섹터가 확실히 검증된 건 아니다. 기대에 불과한 데다 리스크도 적지 않다. 증권사의 분석대로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숱하게 많은 관련 종목들 가운데 어떤 기업을 선택할지는 또다른 문제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현재 전통 제조업의 시대가 가고 신산업이 싹을 틔우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제2의 반도체는 어디에서든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고준영 더스쿠프 기자 shamandn2@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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