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通通 테크라이프] 32종류 눈폭풍과 AI의 ‘사투’
[IBM 通通 테크라이프] 32종류 눈폭풍과 AI의 ‘사투’
  • 김다린 기자
  • 호수 326
  • 승인 2019.02.24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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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과 인공지능

캐나다 뉴브런즈윅주는 겨울만 되면 어둠의 도시가 된다. 잦은 폭설 탓에 전력망이 부서져 도시 일부가 정전되기 때문이다. 눈폭풍을 미리 예측해 대비하면 좋겠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요즘의 변화무쌍한 날씨는 제아무리 슈퍼컴퓨터를 갖다놔도 예측하기 어려워서다. 이 도시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활용해 이런 고민을 해결했다. AI가 32종류에 이르는 눈폭풍과 벌인 사투死鬪의 결과물이었다. 더스쿠프(The SCOOP)와 IBM이 폭설을 잡은 인공지능 이야기를 풀어봤다. 

캐나다 뉴브런즈윅주는 IBM과 협업해 발빠른 제설 작업으로 큰 피해 없이 올겨울을 넘겼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캐나다 뉴브런즈윅주는 IBM과 협업해 발빠른 제설 작업으로 큰 피해 없이 올겨울을 넘겼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구촌 곳곳에 기상 이변이 몰아친다. 온난화로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은 탓이다. 뉴욕 등 지구 북반구의 대도시는 기온 급강하로 얼어붙는다. 1만2500년 만에 지구에 빙하기가 다시 찾아온다. 2004년 개봉한 재난영화 ‘투모로우’의 내용이다. 이처럼 이상기후로 빚어진 자연재해가 종말을 앞당긴다는 설정의 영화는 많다.

불행히도 이는 영화 속 상상만이 아니다. 최근 지구촌의 겨울은 이상하다. 유럽 곳곳에선 강풍과 폭우ㆍ폭설 등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미국 중북부는 북극한파에 직격타를 맞았다. 일리노이ㆍ위스콘신ㆍ미시간주 등은 기온이 영하 48도까지 떨어졌다. 수십명이 동사하고 교통이 마비되는 등 혼란이 거셌다.

겨울철 수많은 기상재해 중에서도 무서운 건 폭설이다. 피해가 워낙 커서다. 육상과 바다ㆍ하늘길이 차단되고, 정전피해가 속출한다. 인명피해 가능성도 높다.

캐나다 뉴브런즈윅주는 겨울마다 이런 위험에 시달리는 도시 중 하나다. 2017년 1월에는 장장 3일 동안이나 눈폭풍이 몰아치기도 했다. 도시에 쌓인 눈은 순식간에 두꺼운 얼음으로 변했고, 여기저기 돋아난 고드름이 떨어져 도로를 강타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정전이었다. 전선ㆍ전신주ㆍ안테나 등 야외에 노출된 통신망이 파손됐기 때문이다. 뉴브런즈윅의 전력망을 담당하는 기업 ‘NB파워’의 CTO 테너 오하라는 “100년 역사 이래로 최악의 날씨”라면서 “극심한 눈폭풍으로 시민 40만명 중 13만3000여명이 정전 위험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NB파워에 따르면 이 당시 총 600개에 달하는 전신주가 부서지고 150개 변압기가 손상됐다. 52㎞의 전선도 새로 설치해야 했다. 이를 복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총 3000만 달러(약 337억원). 비용도 문제지만, 복구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점이 뼈아팠다. 복구가 빙판길 위에서 이뤄진 탓에 작업자들 역시 큰 위험을 무릅써야 했기 때문이다.

정전은 지역경제의 피해로 이어진다. 공장 가동을 못하는 일부 산업은 일시적인 정전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NB파워에 따르면 눈폭풍으로 정전이 발생할 경우, 최소 100만 달러(약 11억2000만원)의 지역경제 손실이 발생한다.

혹한의 뉴브런즈윅

시민에게는 더 끔찍한 재앙이다. 살인적인 추위 중의 정전은 생존이 달린 문제다. 전기난방에 의존하는 가정은 정전 시 이런 강추위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 도시 전체 가구의 60%가 전기로 난방을 해결하고 있었다. 뉴브런즈윅은 4월에도 기온이 영하 30도를 기록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 중 하나다.

NB파워의 고민은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혹한의 겨울에도 안전하게 전력을 공급해야했기 때문이다. 그간 이 회사는 과거에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날씨를 예측해왔다. 폭설 예상지역에 복구요원을 사전에 배치해 신속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기상이변이 빈번해질수록 예측이 벗어나기 시작했다. 토니 오하라 CTO는 “복구 요원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지 등의 결정을 자신 있게 내리는 게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NB파워는 새로운 결단을 내렸다. IBM 웨더컴퍼니와의 협업이다. 웨더컴퍼니는 2016년 IBM에 인수된 날씨정보 회사다. 1982년 창립한 이래 수많은 기후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이 데이터를 IBM의 인공지능(AI)ㆍ사물인터넷(IoT) 기술과 결합해 기업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NB파워는 웨더컴퍼니의 지원을 바탕으로 정전 예측모델을 도입했다. 변화의 분위기는 분명했다. 악천후가 닥치기 일주일 전부터 미리 정전에 대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IoT가 실시간으로 많은 데이터를 모아주고, 딥러닝 방식의 AI가 사람처럼 학습한 결과다. 예측의 오차를 줄이고 기존 데이터가 알려주지 않던 숨은 정보를 알려줬다. 눈폭풍을 일찌감치 예측하면 전신주와 변압기를 파괴할 가능성이 있는 나무를 미리 손질하는 것도 가능하다.

NB파워가 도입한 정전 예측시스템은 32종류에 달하는 다양한 눈폭풍 데이터를 학습했다. 악천후와의 싸움에서 뉴브런즈윅이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 비결이다. 

올겨울에도 뉴브런즈윅은 폭설에 시달렸지만, 정전 피해는 줄였다. 복구요원을 빠르게 현장에 투입한 덕분이다. 오하라 CTO는 “IBM 웨더컴퍼니는 두 차례의 정확한 정전 예측을 보여줬다”면서 “덕분에 정전이 발생한 가구 대부분을 단 24시간 만에 복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상기후가 잦아지는 요즘, 언제든 영화 ‘투모로우’처럼 인류를 위협할지 모를 일이다. AI는 변화무쌍한 날씨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도움말 | 한국IBM 소셜 담당팀 blog.naver.com/ibm_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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