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OOK Review] 어떤 의료가 옳은가
[Weekly BOOK Review] 어떤 의료가 옳은가
  • 이지은 기자
  • 호수 404
  • 승인 2020.08.31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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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윤리」
의료윤리에 관한 통찰과 이해
의료윤리 문제는 모든 사람의 일상에 깊이 관련돼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료윤리 문제는 모든 사람의 일상에 깊이 관련돼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의학적 행위에 관한 원칙 및 도덕 윤리’. ‘의료윤리’의 사전적 의미는 얼핏 형이상학적 접근을 떠오르게 한다. ‘의학’만으로도 전문적 영역으로 다가오는데, 난해해 보이는 ‘도덕 윤리’까지 더해지니 그럴 만하다. 하지만 의료윤리는 사소한 문제까지 포괄하는 실천적 학문이자 일상적인 학문이다.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이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아픔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의료윤리 문제는 모든 사람의 일상에 깊이 관련돼 있다. 그래서 의료윤리는 상상력을 활용해야 하는 반면 무엇보다 현실적이며 실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신간 「의료윤리」는 오늘날 의학 분야에서 마주하는 의료윤리에 관한 굵직한 이슈들을 다룬다. 두 저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의 사례들을 제시하며 복잡다단한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새로운 상황이 계속 발생하는 현실에서 의학 분야의 이슈들은 더욱 복잡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안락사를 시행하는 의사의 행위는 늘 범죄로 봐야 할까?’ ‘정신질환자의 동의 없이 강제로 치료하는 것은 정당한가?’ ‘59세 불임 여성의 임신을 가능하도록 하는 행위는 태어날 아기의 입장을 고려하면 비윤리적인가?’ 등 특정 상황, 특정 인물에게 옳은 행위란 어떤 것인지 다양한 질문이 대두되고 있다. 저자들은 ‘안락사의 윤리’와 같은 민감한 윤리 이슈나 ‘한정된 보건의료 자원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와 같은 의료윤리의 정치적 역할을 조명한다. 아울러 의료윤리와 관련된 법적 문제도 살펴본다. 

이 책은 질환과 질병을 치료하고 관리하며 그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는 모든 측면을 망라한다. 저자들은 “의료윤리에서 펼치는 논리는 의료종사자만의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이 책은 보건ㆍ의료 전문가가 함께 일하는 광범위한 활동 모두에 주목한다. 명백하게 의료적인 것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윤리 이슈라 해도 병원, 수술실, 요양원이나 환자의 집에서 벌어지는 모든 종류의 돌봄과 관련된 것이라면 함께 다룬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됐다. 각 장에는 안락사, 살해와 같은 오래된 이슈부터 의학 기술의 발달로 새롭게 등장한 유전학과 관련된 비밀유지의무 이슈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윤리 이슈의 다양한 입장을 전반적으로 반영했지만, 때론 특정한 결론을 향해 논증을 펼치기도 한다. 

“우리는 과거에 아팠고, 지금 순간에도 아프며, 미래에도 아플 것이 자명하다.” 저자들은 ‘어느 나라의 의료제도가 좋다’거나 ‘국가가 이런 부분을 챙겨야 한다’면서 의료의 문제를 남의 일인 양 막연히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지적한다. “각자 의료라는 장치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지녀야 하며, 그 견해를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결국 의료를 통해 도움과 치료를 받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세 가지 스토리 

「서로 다른 기념일」
사이토 하루미치 지음|다다서재 펴냄 


남자는 청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보청기를 끼고 음성언어를 훈련하며 성장했다. 여자는 농인 부모에게서 태어나 수화언어로 소통하며 자랐다. 두 사람이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는 청인이다. 이 책은 언어와 감각이 서로 다른 한 가족의 일상을 담고 있다. 이들이 겪는 크고 작은 사건을 통해 언어, 감각, 몸, 소통, 장애, 다양성 등을 이야기한다.

「인구의 힘」
폴 몰랜드 지음|미래의창 펴냄


모든 역사적 현상 기저엔 ‘인구’가 있다. 인구 변화를 면밀히 살펴보면 세계사의 변곡점마다 인구가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은 지난 200여 년간 세계사의 변화에 주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동안 저평가됐던 인구문제를 다룬다. 영국의 산업혁명부터 일본과 유럽의 저성장, 중국의 폭발적 경제성장까지 이면에 얽힌 인구 이야기다.

「휴먼 스킬」
크리스털 림 랭ㆍ그레고르 림 랭 지음|니들북 펴냄 


인간은 지금까지 인공지능에 많은 역할을 넘겨줬다. 하지만 기술이 범접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은 존재한다. 이 책은 이를 ‘휴먼 스킬’이라고 정의한다. 험난한 미래 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게 해줄 다섯 가지 휴먼 스킬은 ‘집중과 마음챙김’ ‘자기 인식’ ‘공감’ ‘복잡한 의사소통’ ‘적응 회복력’ 등이다. 구글·에어비앤비 등 세계적 기업의 사례도 소개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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