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OOK Review]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말하다
[Weekly BOOK Review]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말하다
  • 이지은 기자
  • 호수 414
  • 승인 2020.11.09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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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인간 수업」
경제학 역사에서 찾은 인간에 대한 정의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자신의 이익을 효율적으로 추구하는 합리적 개인을 의미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자신의 이익을 효율적으로 추구하는 합리적 개인을 의미한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세계는 ‘사람이 필요치 않은 경제’로 이동 중이다. 사람들은 직접 시장에 가서 구매하는 것보다 온라인 주문 후 문 앞의 물건을 수신하는 게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가 더 높은 수익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시스템과 맞물리면서 이러한 인식이 더 확산하고 있다. 

“인간은 효율적으로 계산하는 합리적 개인이다.” 경제학자들이 오랫동안 내세워온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인)’는 자신의 이익을 효율적으로 추구하는 합리적 개인을 의미한다. 완전경쟁의 이론 속에서 가격기구를 매개로 이뤄지는 경제인들의 거래가 굳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형태일 필요는 없단 생각이 ‘사람이 보이지 않는 경제’를 앞당기고 있다. 수익성이나 효율성에 위반하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버리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당연한 선택인 것이다.

「경제학자의 인간 수업」은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형성 과정을 세세히 따라간다. 효율에서 필요로, 경쟁에서 협력과 윤리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인간의 경제학을 다룬다. 저자는 “단 하나의 경제인(경제학)만이 주도한 시장경제(경제학의 제국주의)는 더욱더 사람을 돌보지 않는 냉혹한 질서로 뒤바뀌었다”며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경제와 사회를 이해하기 위한 틀로서 다양한 경제학자들이 설정한 인간상을 이야기한다. 현대경제학의 시초라 불리는 애덤 스미스에서 아마르티아 센까지 역사의 방향을 결정한 경제학자들의 인간에 대한 정의를 조명하고 새로운 시대의 인간과 경제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그려낸다.

저자는 복잡해 보이는 경제학자들의 인간에 대한 논의를 하나의 흐름으로 알기 쉽게 정리해 새로운 인간형을 제시한다. 여러 경제학자의 인간관을 단순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로부터 비롯된 경제사상과 개념들을 포괄적으로 살핀다.

저자는 “이 책은 인간에 대한 경제학의 무관심을 비판하고 보완하기 위해 경제학의 역사를 들여다보고 그 속의 인간들을 넓고 깊게 보여주고자 했다”며 이를 위해 서양의 경제학 고전, 신고전파 경제학, 행동경제학 등 주목할 만한 경제이론들을 검토하고 동서양의 차이를 보여주는 문헌들로 보충했다. 문헌에 명시적으로 제시한 인간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사상에 스며들어 있거나 전제돼 있는 인간상도 함께 이야기한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이 책의 주요 개념을 소개한다. 전반적인 주제를 짚어내며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의의와 한계란 무엇인지 간략하게 밝힌다. 2부 ‘경제적 인간이 싹트다’에서는 현대적인 경제학이 등장하기 이전에는 경제인을 어떻게 파악했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3부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발견하다’에서는 주류 경제학자들이 내세운 이익과 효율 중심의 인간형이 형성된 과정을 살펴보고, 4부 ‘호모 이코노미쿠스에 맞서다’에서는 유기적 집단 속에서 생활하는 ‘사회적 인간’을 발견한 흐름들을 정리한다. 5부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우회하다’에서는 행동경제학을 비롯한 최신 경제학의 변화와 호모 이코노미쿠스를 넘어설 대안적 인간형을 모색한다. 

세 가지 스토리 

「백년식사」
주영하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채끝 짜파구리’가 뉴요커도 즐기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음식이 세계화했다는 방증이다. “음식 역사를 알면 그 사회의 문화가 보인다”고 강조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한국 음식 문화를 추적한다. 한국이 세계 식품체제에 편입된 개화기부터 식민지 전쟁~냉전~압축성장~세계화로 이어지는 여섯 가지 시기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식탁에 오른 음식과 한국인의 입맛 변천사를 소개한다. 

「마음의 발걸음」
리베카 솔닛 지음|반비 펴냄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고, 인구의 95% 이상이 백인이지만 ‘유럽의 제3세계’라 불린 곳. 사람이 최대 수출품인 나라, 바로 ‘아일랜드’다. 이 책은 세계적 에세이스트 리베카 솔닛이 청년기에 쓴 아일랜드 여행기다. 저자는 모허 절벽과 웨스트포트, 골웨이 등 아일랜드 서해안을 따라 걸으며 아일랜드의 역사·문화·정치를 이야기한다. 아울러 아일랜드를 배경 삼아 유럽 중심의 세계사, 강단철학 등에 도전한다.


「새내기 노동인 ㄱㄴㄷ」
손석춘 지음|철수와영희 펴냄 


노동의 의미와 노동의 권리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 저자는 노동인들이 노동에 대한 멸시에서 벗어나 노동인으로서 정체성을 갖출 때 일터의 ‘갑질’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자본가와 자본주의 체제에서 개인은 무력할 수밖에 없으며 그래서 연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정규직 850만명, 세계 최고의 자살률, 최저 출산율 등 한국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선 노동자가 바로 서야 한다는 일침이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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