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파트4] 2013 경제키워드 ‘힐링’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웰빙의 시대였다. 하지만 이는 경기가 호황일 때의 얘기다. 경기침체가 생각보다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여유를 잃었다. 세상 곳곳에서 ‘곡소리’가 퍼진 지 오래다. 이런 팍팍한 삶을 파고든 콘셉트는 힐링이다. 2013년에도 ‘힐링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 출판·여행·가전제품·아파트까지 거의 모든 산업에 힐링 바람이 불고 있다.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매번 대통령 경선주자로 참여한다. 그리 높지 않은 인기 탓에 최종후보로 낙점된 적은 없다. 이번에도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에게 밀려 후보에만 머물렀다.

그런데 이번엔 양상이 좀 달랐다. 손 고문을 다시 봤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그의 슬로건이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앞만 보고 달려 온 국민을, 각박한 삶에 몸부림치는 현대인을 힐링하겠다는 그의 캐치프레이즈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힐링의 시대다. 힐링 여행, 힐링 식품, 힐링 아파트 등 제품에 ‘힐링’만 붙여도 중박 이상이 보장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출판이다. 지금껏 출판시장을 이끌어온 소설 판매량은 죽을 쑨 반면 힐링 에세이는 유례없는 히트를 쳤다.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2012년 최고 베스트셀러로 손꼽힌다. 정목스님과 법륜스님의 힐링 수필도 많은 독자에게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젊은이의 아픔을 힐링한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140만부 이상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 분야에서도 힐링이 히트를 쳤다. 기존에는 ‘보고 즐기는’ 관광이 주요 테마였다면 최근에는 걷기여행•온천여행•마음치유여행 등 힐링이 주제인 여행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상호에 힐링을 덧붙인 중소여행사도 우후죽순 생겼다.

식품업계에도 힐링 바람이 불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제품은 헛개음료다. 글로벌 불황에도 국내 헛개음료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AC닐슨과 업계에 따르면 2010년 40억원이던 헛개음료시장은 2012년 1000억원으로 25배 가량 증가했다.

헛개음료의 포문을 연 곳은 광동제약이다. 2010년 초 ‘힘찬 하루 헛개차’를 내놓으며 헛개음료 시장에 뛰어든 광동제약은 헛개홍삼, 남성용 헛개차 등을 출시하면서 인기를 이어갔다. CJ제일제당의 ‘컨디션 헛개수’도 출시 1년4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2000만병을 돌파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힐링바람, 헛개 열풍 불어

헛개뿐만이 아니다. 최근엔 석류•견과류•현미 등을 이용한 제품이 힐링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경제 불황이 짙어질수록 사람들은 힐링을 필요로 한다. 열풍은 2013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계사년癸巳年에도 살림살이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서다.

 

신용불량자는 120만명에 달하고, 가계부채는 100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2013년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수도권 주택 하락세 지속, 전세시장 강세 등을 경고했다. 부동산 침체는 불황을 가속화하고 개인의 소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모두 서민의 살림살이와 직결된 변수들이다.

2013년 한국엔 보다 강력한 힐링 바람이 불지 모르겠다. 힐링을 콘셉트로 내세운 제품에 이어 힐링음악, 힐링댄스 등 레저 분야에도 힐링이 키워드로 자리잡을 것이다.
유두진 기자 ydj123@thescoop.co.kr|@itvf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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