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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상장 추진하는 마켓컬리
치열해진 새벽배송 업체 IPO 경쟁

이커머스 업체의 기업공개(IPO)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대열엔 마켓컬리도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커머스 업체의 기업공개(IPO)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대열엔 마켓컬리도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상장을 목표로 논의하고 있다.” 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지난 3월 또 하나의 뉴스가 발표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온라인 식료품 업체 마켓컬리(컬리) 김슬아 대표와의 인터뷰를 소개하며 “쿠팡에 이어 또 하나의 한국 기업이 미국 증시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마켓컬리가 ‘제2의 쿠팡’을 꿈꾸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예상과 달리 마켓컬리는 미국이 아닌 한국 시장을 택했다. 마켓컬리 측은 지난 7월 9일 시리즈F 투자(2254억원) 유치 발표와 함께 국내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마켓컬리가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고객부터 파트너사까지 모두 국내에 있는 만큼 상장에 따른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국내 상장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켓컬리가 IPO의 장소를 바꾼 덴 국내 유니콘기업의 ‘미국 상장 러시’를 막으려는 한국거래소의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가 쿠팡 상장 직후인 지난 3월 유니콘기업의 상장 요건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3월 11일 ‘자본시장 혁신성장을 위한 핵심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미래형성장기업(유니콘기업)을 위한 코스피 상장 제도를 개선했다.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은 별도의 재무요건 없이 상장할 수 있게 됐다. 

마켓컬리뿐만 아니라 SSG닷컴, 오아시스(오아시스마켓) 등 온라인 새벽배송 업체들이 줄줄이 IPO에 착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아시스는 지난 6월 NH투자증권에 이어 한국투자증권을  IPO 대표 주관사로 추가 선정했다. SSG닷컴도 13일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낸 상태다. 그런데 마켓컬리의 발걸음은 유독 더디다.

경쟁업체와 달리 IPO 주관사를 선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올 정도다. 한편에선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SSG닷컴(10조원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것이 마켓컬리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모금액을 기준으로 수수료(약 0.8%)를 받는 증권사들이 마켓컬리보단 SSG닷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거다.[※참고: 마켓컬리는 시리즈F 투자를 유치하면서 2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상장 시 기업가치는 5조~6조원에 이를 거란 전망이 나온다.] 

마켓컬리 측은 “지정감사인을 먼저 선정하고 주관사를 결정할 계획이다”면서 “내년 중 IPO는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마켓컬리가 충청‧대구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 단위 새벽배송 시장을 확대하고 있지만, 향후 오아시스나 SSG닷컴이 먼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추격이 거세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오아시스는 현재 서울 · 수도권 · 충청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새벽배송을 내년 중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아울러 마켓컬리의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요인이다. 

마켓컬리는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과 ‘EDLP(Every Day Low Priceㆍ1년 내내 가장 낮은 가격)’ 정책 등을 통해 고객을 모으고 있지만, 그럴수록 영업적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마켓컬리의 매출액은 9508억원, 영업적자는 1134억원을 기록했다. 3588억원(2020년 기준)에 이르는 판관비가 적자를 부추긴 요인으로 보인다.

 마켓컬리 측은 “지난해 매출액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적자 증가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면서 이렇게 반박했다. “판관비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IT‧물류 분야에 투자를 이어온 게 적자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려할 만한 변수는 아니라고 본다.” 

‘제2의 쿠팡’ 대신 한국 시장을 택한 마켓컬리, 숱한 우려를 불식하고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까. 

이지원 더스쿠프 기자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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