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Insight | SSG닷컴 기업공개와 사모펀드

지난 10월 SSG닷컴이 주간사를 선정하며 본격적인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SSG닷컴은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물류 인프라와 IT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SSG닷컴과 이마트가 가진 온오프라인 채널을 이용한 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SSG닷컴의 IPO엔 숨은 이유도 있다.
 

SSG닷컴이 2022년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SSG닷컴이 2022년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신선식품 강자 SSG닷컴이 2022년을 목표로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섰다. 최근 SSG닷컴은 대표 주간사로 미래에셋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을 선정했다. 공동 주간사로는 모건스탠리와 JP모간체이스가 참여한다. 

SSG닷컴은 “전국 단위의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한 경험과 역량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온라인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와 이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를 강조하며 상장 성공의 자신감을 비쳤다. SSG닷컴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 인프라와 IT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완성형 온·오프라인 커머스 생태계’ 구축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SSG닷컴이 IPO를 하는 배경에는 자금 확보와 인프라 투자만 있는 게 아니다. 신세계그룹은 SSG닷컴을 별도 법인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사모펀드(어피니티 에퀴티 파트너스AEP·BRV 캐피탈)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 2019년 3월 이마트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사모펀드로부터 SSG닷컴에 투입할 자금 7000억원을 확보했다. 

SSG닷컴이 사모펀드(AEP·BRV)와 체결한 계약을 유지하려면 2023년까지 총거래액(GMV) 요건 또는 IPO를 달성해야 한다. 두 조건 중 하나를 맞추지 못하면 사모펀드는 소유주식 전부를 이마트·신세계에 매도할 수 있다. 

그러나 SSG닷컴이 단기간에 총거래액을 늘리는 건 쉽지 않다. 쿠팡과 네이버 등 쟁쟁한 경쟁자가 이커머스 시장에 포진해 있어서다. 그렇다고 총거래액을 늘릴 만한 시설 확장에 적극적인 것도 아니다.

이마트는 2019년 12월 경기도 김포에 세번째 NE.O를 세운 이후 증설하지 않았다. SSG닷컴 관계자는 “증설 논의는 진행 중이지만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SSG가 서둘러 IPO를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총거래액이 쉽게 늘지 않는다면 답은 IPO 밖에 없는 셈이다. 

 

그럼 IPO 가능성은 높을까. SSG닷컴 측은 “8월 입찰제안서 발송 이후 IPO를 준비하는 이커머스 업체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다”며 “대부분 자본잠식 상태로 적자를 내는 경쟁사와 달리 법인 출범 이래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의 손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본총계가 1조4000억원(2020년 말 기준)에 달해 다른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국내 증권시장에서 상장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무엇보다 SSG닷컴의 거래액 증가율(상반기 기준 2020년 41.0%→2021년 17.0%), 매출 증가율(2020년 53.3%→2021년 15.7%·SK증권 추정치) 등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SSG닷컴의 IPO 주간사 발표 이틀 만에 또다른 신선식품 배송업체 컬리가 IPO를 위한 공동 대표 주간사(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간)를 선정한 것도 부담스럽다. 과연 SSG닷컴은 목표대로 IPO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심지영 더스쿠프 기자
jeeyeong.shim@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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