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질문」
진정한 기술 선진국의 조건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로드맵이 주어진 상태에서 그것을 달성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왔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는 선진국의 로드맵이 주어진 상태에서 그것을 달성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왔다.[일러스트=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바꿨다. 선진국을 벤치마킹하던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어느덧 분석의 대상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젠 한국을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단언할 수 있는 걸까. 

신간 「최초의 질문」은 ‘최초의 질문’이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국이 기술 선진국이 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한다. 저자는 “혁신의 시발은 도전적 질문”이라며 진정한 기술 선진국으로 가는 첫걸음은 축적의 지향으로서 도전적인 ‘최초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범주 안에서 문제를 잘 푸는 사람과 문제를 내는 사람은 분명 다르다. 저자는 “선진국의 로드맵은 정답이 있는 문제였고, 한국은 어떤 국가보다도 뛰어나게 그 문제를 해결해 왔다”고 서술한다. 한국 산업계가 선진국의 로드맵이 주어진 상태에서 그것을 더 빨리 더 나은 수준으로 달성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보여왔단 얘기다.

그러나 “이런 탁월한 문제 해결자의 습관이 오히려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꼬집는다. 한국의 혁신 생태계에는 로드맵 밖의 질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관행이 여전하며, 로드맵 밖의 ‘다른(different)’ 질문이 필요한데 선진국보다 ‘더 좋은(better)’ 기술 개발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이젠 문제 해결자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질문을 제시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초의 질문이란 ‘답이 정해지지 않은 질문’이다. 설명되지 않던 현상을 설명하려고 하는 것, 논리의 빈 부분을 채우려 하거나 서로 다른 이론의 충돌을 설명하려는 것, 업계에서 통용되는 로드맵을 벗어나는 목표를 제시하거나 시장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 바로 최초의 질문이다.”

저자는 최초의 질문을 이렇게 설명하며 즉석 사진, 넷플릭스, 인터넷 등 혁신 사례로 꼽히는 것들이 탄생할 땐 어김없이 최초의 질문이 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한국이 절대적 기술의 단계에서 진정한 기술혁신을 이루기 위해 다음 조건들을 제시한다. ▲도전적인 ‘최초의 질문’ ▲그에 대한 답을 찾아 작은 것에서부터 버전을 빠르게 높이는 ‘스몰베팅’ ▲최적의 답을 위해 외부의 지식과 시각을 도입하는 ‘오픈 네트워킹’ ▲시행착오의 경험을 쌓아 가는 ‘축적 시스템’ ▲매 단계의 ‘철저한 실행’이 이뤄져야 비로소 기술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지금 세계는 혁신적 기업이 최초의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핵심 기술을 만들어 내면, 그것을 중심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저자는 이런 새판 짜기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우리도 산업과 기술의 각 부문에서 최초의 질문들을 던지고 스스로 ‘게임의 룰’을 제시하며 전략적 기술로 전 세계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한국의 궁극적인 지향이 그저 돈이 많은 고소득 국가일 수 없다. 저마다 자신만의 재능을 발견하고 역량을 스케일업하면서 성장해 나가는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이젠 제대로 된 기술 선진국이 돼야 할 때다. 

세 가지 스토리 

「1등은 당신처럼 팔지 않는다」
요코야마 노부히로 지음|길벗


제아무리 좋은 물건이나 서비스도 그걸 사줄 고객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고객과 접점을 만들고 고객과 회사의 관계를 구축하는 ‘영업’이 여전히 기업 활동에서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그동안 영업은 개인의 재량에 맡겨지거나, ‘어깨너머로 배우는’ 관습이 이어져 왔다. 이 책은 영업의 가치와 본질, 지금 시대에 맞는 마인드와 전략을 소개한다. 언택트 시대든 콘택트 시대든 ‘잘 파는’ 비법을 얘기한다.

「일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박소연 지음|더퀘스트 펴냄 


직장인에게 ‘워라밸’만큼 중요한 게 ‘성장’과 ‘커리어’다. 특히 MZ세대는 이전 어느 세대보다 성장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워라밸’에 이어 ‘워라블(일과 삶의 융합)’이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이 책은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지’ ‘내 미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는지’ 자문하는 직장인에게 필요한 현실 조언을 담았다. 조직에서 자립하는 비결, 자신만의 성과를 내고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는 노하우다.


「탁월함의 발견」
김민기 지음|프레너미 펴냄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탁월하다의 사전적 의미다. 누구나 재능을 타고나 남보다 뛰어나면 좋겠지만 그런 특별한 재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누구나 탁월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탁월함이란 ‘우수함’이 아니라 개인의 본질적인 ‘고유성’에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는 “좋아하는 것을 찾아 그것을 계속한다면 자신만의 탁월한 세계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지은 더스쿠프 기자  
suujuu@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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