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KH그룹 최근 주가 급등락
김성태 전 회장 송환 이슈 맞물려
검찰 19일 새벽 구속영장 청구
관련 종목 개인이 주식 순매수 주도
실체 없는 정치 테마주 경계해야

[사진 | 뉴시스, 자료 | 한국거래소]
[사진 | 뉴시스, 자료 | 한국거래소]

실체 없는 테마주가 또 증시를 달구고 있다. 이번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연관된 테마주다. 쌍방울그룹 주가는 최근 널뛰기를 했다. 쌍방울은 지난 13일 전 거래일 대비 21.99% 상승했다가 16일엔 7.21% 하락 마감했고, 17일에도 0.52% 떨어졌다. 18일엔 더 큰 폭(6.51%)으로 하락했다. 

쌍방울의 계열사인 광림 역시 13일 9.00% 상승했다가 16일(-1.74%)과 17일(-0.88%), 18일(-7.14%)엔 줄줄이 미끄러졌다. 계열사 아이오케이 역시 13일 10.56% 상승 마감했다가, 16~18일엔 주가가 다시 내려앉았다.

이 밖에도 비비안(7.04%)과 SBW생명과학(4.39%)이 13일 상승 마감했다가 다시 꺾였다. 광림은 특장차·크레인 등을 판매하는 쌍방울그룹 계열사다. 아이오케이는 엔터테인먼트, 비비안은 속옷, SBW생명과학은 카메라모듈 부품 사업을 전개 중이다.

전환사채 인수나 자금 대여를 통해 쌍방울그룹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KH그룹의 주가도 요동쳤다. KH건설은 6거래일 연속(1월 9~16일) 주가가 상승했다가 17일엔 1.46% 하락 마감했다. KH전자는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주가 상승률은 25.00%나 된다.

이른바 ‘김성태 테마주’가 급등락한 건 김성태 전 회장의 국내 송환을 앞두고 있던 시점과 맞물린다. 해외 도피 도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 전 회장은 지난 17일 귀국해 수원지검으로 호송됐다. 검찰은 19일 자본시장법위반, 횡령, 배임, 뇌물공여, 외국환관리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김성태 전 회장의 인신을 옥죄는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그룹을 둘러싼 각종 의혹의 복판에 서 있는 인물이다. 주요 혐의는 언급했듯 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뇌물공여, 외국환거래법 위반, 대북송금 의혹 등이다. 여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를 대납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함께 주가가 출렁였던 KH그룹을 두고도 검찰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에 조직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 투기적 매매 쏠림 현상 = 쌍방울그룹의 주가가 출렁인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검찰 수사의 상황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급등락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노린 투기적 매매가 쌍방울그룹에 몰리고 있다는 거다. 실제로 주가가 널뛴 13~18일 쌍방울을 주로 사들인 건 개인투자자였다. 개인투자자는 이 기간 1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문제는 특별한 이유 없이 풍문만으로 거래가 급증하는 테마주는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대부분 회사 실적과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락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김성태 전 회장을 둘러싼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 사건에 여러 거물 정치인의 이름이 함께 거론되면서 정치 테마주처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김성태 전 회장이 받는 횡령·배임 의혹이 사실로 확정될 경우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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