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하지 않은 알뜰폰❷
토스 알뜰폰 5G 요금제 비교 
이통사보다 비싼 알뜰폰 요금
데이터 적게 쓰거나 많이 써야…

알뜰폰 시장에 새 사업자가 등장했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흥행몰이에 성공한 토스다. 지난 1월 토스모바일을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토스는 2월 가입 대상을 전체 고객으로 확대하면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문제는 토스의 알뜰폰 요금제가 그리 알뜰하지 않다는 점이다. 더스쿠프가 알뜰폰 요금제를 비교해봤다. 

토스모바일의 요금제가 이동통신사와 비교해 저렴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사진=뉴시스] 

알뜰폰 시장에 새 사업자가 진출했다. 주인공은 2400만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토스다. 토스는 토스모바일을 앞세워 지난 1월 30일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2월 22일부턴 토스모바일을 이용할 수 있는 고객을 ‘토스’ 이용자 전체로 확대했다. 퀵서비스로 유심을 배송받아 서울과 수도권으로 한정했던 가입 대상을 전국으로 넓혔다. 

토스는 요금제 선택과 유심 배송 신청까지 평균 3분, 퀵서비스로 유심을 받기까지 평균 17분이 걸리는 편리한 가입 과정을 강점으로 꼽았다. 그러자 배달음식을 받는 것보다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데 더 짧은 시간이 걸렸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간편함과 빠른 서비스라는 토스의 특기가 이번에도 시장에 먹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의 반응은 사뭇 달랐는데, 대부분 요금제가 비싸다는 불만이었다. 

그렇다면 토스의 알뜰폰 요금제는 정말 비쌀까. 이를 위해 토스와의 경쟁이 예상되는 KB국민은행의 리브엠, 이동통신3사의 요금제를 비교했다. 우선 토스모바일의 요금제부터 살펴보자. 요금제는 ‘무제한 100GB’ ‘무제한 71GB’ ‘무제한 15GB’ ‘무제한 7GB’ 4종류다.[※참고: 객관적인 비교를 위해 진행 중인 토스의 2만원 할인 이벤트는 가격에서 제외했다. 휴대전화 할부금도 포함하지 않았다.] 

토스와 비교할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으로 구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 5G 이용 고객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만7589MB였다. GB로 환산하면 한달에 26. 4GB를 사용했다. 30GB 요금제가 가장 적절한 셈이다. 

하지만 토스모바일은 해당 요금제를 내놓지 않았다. 토스모바일 요금제 가운데 무제한 71GB(5만4800원)를 비교 대상으로 삼은 이유다.[※참고: 토스모바일은 시장 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요금제를 조사했고, 그 결과를 토대로 4종류의 요금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이통3사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 문제는 후술했다.] 


이제 하나씩 살펴보자. 현재 KT와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활용하는 토스모바일의 무제한 71GB의 월정액은 5만4800원이다. 매월 30GB의 데이터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2000원의 데이터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토스모바일은 데이터를 20~40GB 미만으로 사용한 고객에게 2000원을 토스포인트로 환급해 준다. 여기에 토스페이로 통신비를 결제하면 5000원(토스포인트)의 할인 혜택도 있다. 할인 혜택을 모두 적용한 월 요금은 4만7800원으로 내려간다. 

이통3사 통신망을 모두 사용하는 리브엠의 5G 요금제는 데이터 10~12GB 이하와 110 GB 이상으로 양분돼 있다. 이중 데이터 제공량이 110~150GB인 요금제를 비교군으로 삼았다.

다만, 리브엠의 5G 요금제 중 30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든든 30 GB’ 요금제의 월정액이 4만4500원으로 가장 저렴하지만 이용 기간이 1년으로 제한돼 있어 비교 대상에서 제외했다. ‘5G 든든 30GB’는 LG유플러스망을 쓰는 프로모션 요금제로 1년 후 ‘5G 든든 150GB 요금제로 전환된다.


데이터양 110GB 이상 요금제 중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5G든든 무제한 150GB(4만8900원·LG유플러스망)’ ‘5G무제한 110GB+(4만7500원·KT망)’ ‘5G무제한 110GB +(4만9500원·SK텔레콤망)’ 등 세가지다. 요금제 모두 월정액이 토스모바일 요금제보다 5300~7300원 저렴하다. 

여기에 KB국민은행 실적에 따라 제공되는 월 3300원(최대 금액)의 할인을 제하면 요금은 4만4200~4만6200원으로 낮아진다. 토스모바일의 할인을 모두 받은 금액 4만7800원보다 더 저렴하다. 

이동통신3사와 비교하면 어떨까. 5G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7GB를 기준으로 하면 중간 요금제와 비교가 가능하다. SK텔레콤 베이직플러스 24GB(5만9000원), KT 5G 슬림플러스 30GB(6만1000원), LG유플러스 5G 심플+ 31GB(6만1000원) 등이다. 토스모바일과 리브엠의 요금제와 비교하면 5000~1만원가량 비싸다. 하지만 통신비의 25%를 할인해 주는 ‘선택약정할인’을 적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선택약정을 적용한 이통3사의 월정액은 4만4250~4만5750원으로, 할인을 적용한 토스모바일·리브엠의 월정액 4만4200~4만7800원과 비교하면 더 저렴해진다.[※참고: 선택약정할인은 휴대전화 단말기 할인 지원금 대신 받을 수 있는 요금할인 혜택이다. 단말기 할인 지원금을 받지 않거나 24개월 약정이 만료된 단말기로 재약정 가입할 때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데이터를 110GB 이상 제공하는 요금제(월정액 6만9000~7만5000원→선택약정 적용 시 5만1750~5만6250원)와 비교하면 토스모바일과 리브엠의 요금제가 더 저렴하다. 데이터를 100GB 이상 쓰지 않은 사용자라면 토스모바일과 리브엠을 찾을 메리트가 떨어진다는 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을 찾는 고객은 단말기 할부가 끝났거나 자급제로 스마트폰을 구입한 고객”이라며 “요금제만 놓고 봤을 땐 알뜰폰이나 이통3사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통3사의 멤버십 혜택이나 다양한 카드 할인 혜택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토스모바일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2000~1만원의 데이터 캐시백을 제공한다.[사진=뉴시스] 
토스모바일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2000~1만원의 데이터 캐시백을 제공한다.[사진=뉴시스] 

그렇다고 알뜰폰 요금제가 모두 경쟁력이 없는 건 아니다. 데이터 사용량이 10GB 이하라면 알뜰폰 요금제가 훨씬 저렴하다. 10GB를 기준으로 알뜰폰 업체의 요금제는 3만원대 이하다. 이통3사의 10GB 요금제가 4만원대(선택약정 적용 시)라는 걸 감안하면 1만원가량 저렴한 셈이다. 알뜰폰은 데이터 이용량이 10GB를 밑돌거나 100GB을 웃도는 이용자에게 유리하다는 거다. 

알뜰폰 업계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항변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자. “알뜰폰 업체는 5G 요금제 수익의 60 %를 망을 빌려주는 이통 3사에 제공한다. 영세한 알뜰폰 업체가 5G 요금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통사가 30GB 요금제의 도매대가를 크게 낮추지 않는 이상, 중소 알뜰폰 업체가 관련 요금제를 출시하는 건 어렵다. 이통사에 수익의 60% 이상을 주고나면 남는 게 없다. 30GB 요금제를 이통3사 자회사만 출시하는 덴 이유가 있다.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는 이통3사의 전략과 알뜰폰 업계를 위한 정부의 정책이 부재한 사이, 알뜰폰이 알뜰함을 잃어버렸다는 거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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