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s infographic
인포그래픽으로 본 세상
명품 브랜드의 뻔한 속셈
접근 용이한 식음료로 유인
소비자 호응하니 마케팅 성행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F&B사업에 눈독 들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었던 ‘알랭 파사르 at 루이비통’.[사진=루이비통 제공]
명품 브랜드 업체들이 F&B사업에 눈독 들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열었던 ‘알랭 파사르 at 루이비통’.[사진=루이비통 제공]

컵 세트 30만원, 접시 73만원, 수프 그릇 303만원. 명품 위 명 품으로 불리는 프랑스의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Hermes)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테이블웨어(식기류) 가격이다. 가 장 저렴한 수프 스푼(17만원)부터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수프 그 릇(Cheval d’Orient 수프 튜린 938만원)에 이르기까지 아찔한 가격이 숱하다(표➊). 

또 다른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uitton),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구찌(GUCCI)도 테이블웨어를 선보이고 있는데, 모두 접시 하나 가격이 수십만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높은 인 기 탓에 손에 넣기가 쉽지 않은지 주부 A씨는 “주문해서 받기 까지 수개월이 걸렸다”며 한숨을 지었다. 

테이블웨어로 소비자 공략에 성공한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최 근 식음료(F&B·food and beverage) 분야에도 신경을 쏟고 있 다. 아직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팝업 스토어를 여는 방식으로 식음료 매장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명품 브랜드에 한국 시장은 탐을 낼 만한 곳이다. 한국 시장의 명 품 소비액이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 명품 시장에 진입한 MZ세대의 수요 등을 발판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명품 소비 시장 규모는 21조원 규모였다. 명품 3 대장으로 불리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지난해에 만 한국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이 4조원에 이른다(표➋).

이런 분위기 속에 루이비통은 최근 서울 청담동 ‘루이비통 메종 서울’에 팝업 레스토랑 ‘이코이 at 루이비통’을 열었다. 지난해 5월과 9월에 ‘피에르 상 at 루이비통’ ‘알 랭 파사르 at 루이비통’을 선보인 데 이은 세번째 레스토랑이다. 6월 15일까지 운영하는 이곳의 메뉴는 런치와 디너가 각각 25만원, 35만원이다. 특히 디너는 와인 5 잔을 곁들이는 추가 옵션(와인 페어링)을 선택하면 한끼 가격이 70만원에 이른다.

눈이 번쩍 뜨이는 가격이지만 디너는 마지막 날까지 예약이 다 차서 굳이 방문하 고 싶다면 ‘빈자리 알림 신청’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구찌는 지난해 2월 서울 한남동 구찌 가옥에 ‘구찌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라(Gucci Osteria da Massimo Bottura)’를 열었고, 디올은 청담동과 성수동에 카페를 운영 중이다(표➌).

그렇다면 명품 브랜드들이 패션도 모자라 식음료 사업으로 보폭을 넓히는 이유는 뭘까. 여기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소비자의 호기심과 탐욕을 자극해 결국엔 자사 브랜드를 향한 충성심을 높이려는 목적이 크다. 식음료를 명품으로 가는 ‘통로’로 삼는다는 얘기다.

허경옥 성신여대(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 교수는 “식음료는 고가 의 패션 아이템과 비교해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데 한결 용이하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표➍). 실제로 SNS상에는 명품브랜드 팝업 레스토랑 방문 인증샷이 넘쳐난다. 명품 업체들의 전략이 통하고 있다는 얘기다.

허 교수는 “이제 소비자들도 명품 브랜드의 전략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며 말을 이었다. “한 명품 브랜드 업체가 식음료 사업에서 성공하면 다른 브랜드들도 너나 없이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를 공략한다. 그런 마케팅이 성행하는 건 소비자가 그들의 기대에 반응해주기 때문이다. 명품이라고 무조건 지갑을 열 게 아니라 냉정하게 그 효용 가치를 따져보며 소비해야 한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lam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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