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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포트폴리오 다양화
북미 주거시장서 이룰까
해외 시공 어렵다는 건 난제

대우건설이 북미 주택시장을 공략 중이다. 모그룹의 부회장이 캐나다의 유력 시행사를 만났다는 소식까지 알려졌다. 하지만 해외에서 주택을 시공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모기업 중흥의 부회장이 만났다는 그 시행사의 상황이 썩 좋은 것도 아니다. 대우건설의 해외시장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 중일까.

대우건설은 해외 주거 시장 진출을 위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사진은 정원주 중흥 부회장(왼쪽)과 샘 미즈라히 대표.[사진=대우건설 제공]
대우건설은 해외 주거 시장 진출을 위해 기반을 다지고 있다. 사진은 정원주 중흥 부회장(왼쪽)과 샘 미즈라히 대표.[사진=대우건설 제공]

2018년 2월 인수ㆍ합병(M&A) 프로세스를 밟고 있던 대우건설이 수천억원에 달하는 해외손실을 포함한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M&A 과정에선 나타나지 않은 돌발적인 손실이었다. 얼마 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호반건설은 그다음 날 ‘대우건설 포기’를 선언했다. 해외 현장에 깔려 있는 잠재부실의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로부터 5년이 흐른 지금. ‘새 주인(중흥그룹)’을 맞은 대우건설의 실적 악화를 막아준 건 공교롭게도 해외 대형 플랜트 현장이었다. 현재 국내 주택 시장의 상황은 좋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에서 착공이 이뤄진 주택은 전년 동기 대비 36.1% 감소한 5만3666호에 머물렀다. 착공이 줄었다는 건 건설사의 매출이 그만큼 감소했음을 시사한다. 그런데 대우건설의 1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15.9% 늘어난 2조6081억원을 기록했다. 주택 부문에서 줄어든 매출을 해외시장에서 상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의 자체 분석도 비슷하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대형 플랜트 현장에서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된 게 1분기 매출이 늘어나는 데 기여했다”면서 “비주택 부문에서의 실적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대우건설이 해외 대형 플랜트 시장에만 기대고 있는 건 아니다. 북미 주거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4일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캐나다 대형 시행사 ‘미즈라히’ 관계자를 만나 사업 추진 현황 등을 공유하고 투자ㆍ시공 참여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만났다는 ‘미즈라히’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토론토를 비롯한 온타리오주에서 10층 내외의 주거용 건물을 만들어왔다. 현재 진행 중인 대표적인 프로젝트는 사업비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고급 콘도미니엄 ‘The One’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리가 해외 주거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건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계획했던 ‘해외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의 일환”이라면서 “특히 토론토의 경우, 상당한 수의 이민자 덕분에 주거 수요가 많고 금리 인상에서 파생하는 위험이 비교적 적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우건설이 기대하는 것만큼 북미 시장에 수익을 창출할 만한 현장이 존재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미즈라히의 내부 사정이 복잡하다는 점도 따져봐야 할 변수다. 일례로 미즈라히가 진행 중인 ‘The One’은 불투명한 자금 흐름, 지분 소유권 등을 이유로 법적 다툼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2023년 초였던 완공 목표는 물 건너간 상황이다. 당연히 미즈라히의 다음 토론토 프로젝트가 어떻게 이뤄질지도 알 수 없다. 미즈라히가 진행하던 최고 45층 6개동으로 이뤄진 주거ㆍ업무시설 건설 프로젝트는 이미 취소된 상태다.

정 부회장을 앞세워 토론토 시장에서 투자부터 시공까지 언급했던 대우건설도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토론토 내 특정 사업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면서 “해외에서 시공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새 주인 ‘중흥’이 내세운 해외 포트폴리오 다양화라는 그림을 완성할 수 있을까. 

최아름 더스쿠프 기자
eggpum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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