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 3편 부모 불안 관리법
아이 통제하고 강요하기보다
일상적 관심과 애정 표현 중요
아이와 훈육 규칙 정해도 좋아

부모는 항상 불안하다. ‘아이를 열심히 키우긴 하는데 잘못 키울까 봐서’ ‘아이가 크긴 큰 것 같은데 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등 이유는 숱하다. 아이가 어리면 어린 대로, 자라면 자라는 대로 ‘난도 높은 문제’를 푸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부모도 많다. 이같은 부모의 불안은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까.

양육 과정에서 생기는 부모의 불안은 자칫 자녀를 향한 과잉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양육 과정에서 생기는 부모의 불안은 자칫 자녀를 향한 과잉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이가 미술치료실에 와서 당초 상담 목표를 이뤄 상담이나 미술치료를 끝내려 할 때 생각보다 많은 부모님들이 이런 질문을 던진다. “상담을 더 연장하면 안 될까요?” 

부모가 상담을 연장하길 원하는 이유는 대개 두가지다. 첫째는 아이가 좋아지긴 했는데 다른 문제가 눈에 띄었을 때, 둘째는 아이가 좋아지는 게 눈에 보이는데 상담을 그만두면 다시 되돌아가거나 부모로서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술치료를 통해 바랐던 목표를 이뤘을 때 부모님이 ‘상담 연장’을 바라면, 대부분 둘째 이유에 해당한다. 일단 그럴 때는 미술치료사로서, 상담자로서 기쁘다. 상담을 통해 아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룬 데다 그 변화를 부모가 느끼고 있으며, 이제 부모와 아이 모두 변화한 상황에 적응하는 단계를 맞았다는 뜻이라서다. 

이럴 때 필자는 심각한 문제나 위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상담 종결’을 부모에게 권한다. 이 과정에서 부모에게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건 새로운 변화 단계를 맞이한 부모의 불안관리와 적응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부모의 불안관리 = 불안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실은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각과 감정은 우리가 살아나가는 데 꼭 필요하다. 특히 불안은 위기 상황에서 나의 안전을 위해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하게 만드는 중요한 감정이다. 

다만, 부모의 불안이 과할 땐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미친다. 이 때문에 부모의 불안이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할 때 어떤 형태로 표출되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례로, 부모가 자녀를 양육할 때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면 부모는 아이를 과보호하고자녀의 감정이나 행동을 통제하려 한다. 이런 불안한 부모의 통제 방식은 아이를 우선시하기보단 부모의 생각대로 아이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도록 강요한다.

강요적 통제는 아이가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빼앗아 간다. 그러면 아이는 부모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고, 성장을 위해 자연스러운 고통을 겪어야 하는 상황조차 두려워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녀는 학업성취도가 떨어지고, 또래관계나 학교에 적응을 잘하지 못한다. 심하면 우울증을 겪거나 비행행동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안정적 양육 관리 = 부모가 아이를 안정적으로 양육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관심이다. 아이의 학교생활, 친구관계, 학원생활 등 기본적인 일상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둘째는 훈육의 규칙과 한계를 아이와 합의해 설정하는 것이다. 아이의 똑같은 행동에 대한 반응이 부모의 기분에 따라, 또는 분위기에 따라 달라져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안이든 아이에게 친절하고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게 좋다. 당장 아이의 행동이 바뀌지 않더라도 부모는 인내심을 갖고 아이에게 ‘애정적 표현’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애정적 표현이란 자녀의 생각을 중심으로 자녀의 뜻을 존중해주는 것이다. 

언급했듯 과잉기대, 과잉간섭, 과잉통제 등 ‘과잉’이 붙는 부모의 행동은 아이에게 불안감만 준다. 아이와 갈등을 겪을 정도로 아이의 자율성을 해치는 행동은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정적인 양육을 위해선 먼저 아이의 하루생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안정적인 양육을 위해선 먼저 아이의 하루생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실, 부모도 어디까지가 적정선인지 고민하고 갈등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문화에선 과보호가 아이를 위한 희생으로 여겨져서 아이를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는 부모들이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럴수록 아이로부터 한걸음 뒤로 물러나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보자. 아이들은 흔들리며 피는 꽃과 같고 나이테를 얻는 것처럼 사계절을 다 살아낸 다음에야 한 살을 더 먹으니 말이다.

조봄 더 봄 미술치료심리상담센터 소장
therapy5801@naver.com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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