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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보고서 분석
자영업 대출 1034조원 육박
팬데믹 전보다 50.9% 증가
규모뿐만 아니라 질도 악화
취약차주 연체위험률 18.5%
“부실 커지기 전 대처해야”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가 1034조원에 육박했다.[사진=뉴시스]
자영업자들의 대출 규모가 1034조원에 육박했다.[사진=뉴시스]

한국 자영업자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한국은행의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말(684조9000억원)과 견줘 보면 50.9% 늘어난 규모다.

한은은 “취약차주ㆍ비은행권ㆍ대면서비스업 위주로 증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자영업 부채의 질도 악화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는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현재 1.00%로 과거 장기 평균(2012~2019년ㆍ1.05%)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의 대출 리스크는 비非자영업자의 대출 현황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중 비주택부동산 담보대출(비주담대) 비중은 58.6%로 비자영업자(15.1%)에 비해 훨씬 높았다. 자영업자가 상업용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받을 거란 얘기다.

자영업자 대출의 일시상환방식 비중과 단기대출 비중 역시 각각 44.2%, 73.2%로 비자영업자(각각 37.7%, 37.6%)에 비해 높았다. 1인당 대출 규모(3억3000만원) 역시 비자영업자(9000만원)의 3.7배 수준이었다.

한은은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대출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날 것으로 진단했다. 한은이 추정한 올해 말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위험률은 3.1%다. 연체위험률은 연체가 시작(5영업일 이상)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연체위험 대출잔액이 전체 대출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이중 취약차주(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의 연체위험률은 18.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단기적으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채무 재조정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정상차주에게 자발적인 대출 상환을 유도하는 한편 부채구조를 단기에서 장기로, 일시상환에서 분할상환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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