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지주사 전환 포스코홀딩스
최근 주가상승률 60% 육박
자회사 포스코퓨처엠 영향
포드-CATL 협력 제동으로
반사이익 기대할 수 있지만
현금흐름 유지 과제도 있어

코스닥시장을 들썩인 2차전지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휘청이고 있다. ‘차세대 황제주’로 기대받던 포스코홀딩스도 예외는 아니다. 시장의 오락가락한 기류에 이 회사의 주가도 며칠 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과연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을 뚫고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2차전지 관련주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제공]
2차전지 관련주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제공]

지난해 3월 창립 54년 만에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최근 들어 춤을 추고 있다. 지난 7월 12일(종가 41만5000원)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치솟기 시작한 이 회사의 주가는 25일 65만8000원(종가 기준) 고지에 오르며 2주 만에 58.5% 상승했다.

하지만 27일엔 종가 59만4000원을 기록하면서 이틀 만에 9.7% 급락했다. 그리곤 하루 만인 28일(종가 61만9000원) 다시 4.2% 뛰었다. 

달아올랐던 2차전지 열풍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며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올 초(1월 2일ㆍ27만2000원)와 비교하면 포스코홀딩스의 주가는 말 그대로 수직상승했다. 그 중심에 배터리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이 있다.

■ 우량 자회사의 힘 = 2차전지 열풍과 포스코=포스코퓨처엠은 국내 기업 중에선 유일하게 음극재ㆍ양극재 소재를 동시에 생산·납품하고 있다. 이런 강점이 포스코퓨처엠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2022년 7월 26일 11만6000원이었던 포스코퓨처엠의 주가는 1년 새 339.6%(51만원ㆍ2023년 7월 28일) 폭등하며 드라마틱한 상승곡선을 그렸다. 

‘우량 자회사’의 등장에 덩달아 몸값이 수직상승하면서 해외 투자기관들도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흐름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의 금융ㆍ투자 전문회사 모틀리 풀은 “최근 포스코홀딩스의 주가가 껑충 뛰었다”면서 이 회사가 기존의 철강 중심 사업에서 벗어나 2차전지 소재, 연료전지용 수소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모틀리 풀은 “향후 포스코홀딩스의 주가 향방은 ‘적재적소의 타이밍’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이 얘기를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 보자. 지난 7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는 자국의 완성차기업 포드와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이 세운 합작법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두 기업이 중국산 광물·부품의 사용을 제약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을 피해가기 위해 꼼수를 쓰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참고: IRA 기준에 따르면, 완성차기업이 중국 기업에서 제조한 전기차 배터리 구성품을 사용하면 세액 공제에 제한을 받는다.]

포스코홀딩스는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제공]
포스코홀딩스는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사진=포스코그룹 제공]
[ 자료 | 한국거래소]
[ 자료 | 한국거래소]

■ 포드-CATL의 반사효과 = 포드와 CATL 합작의 핵심은 포드가 합작법인의 지분을 100% 가져가면서 합작사가 형태적으론 ‘미국 기업’이 됐다는 거다. 이 경우 포드-CATL 합작사는 IRA에서 규정하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미 의회가 제동을 걸면서 포드와 CATL의 협력에도 차질이 생겼다. 모틀리 풀은 “포드는 (CATL의 공백을 채울) 대안적 배터리 구매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포스코홀딩스가 그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유는 간단하다. CATL의 부재를 메울 만한 배터리 제조사로는 우리나라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ㆍ삼성SDIㆍSK온)가 거론된다. 이들 제조사의 수주 물량이 증가하면 배터리 소재 수요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때마침 포스코홀딩스의 자회사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배터리 3사 모두에 소재를 공급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CATL의 빈틈을 파고들 때 포스코퓨처엠도 수주를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자회사의 실적 성장은 지주사엔 호재다. 모틀리 풀이 ‘포드-CATL에서 기인한 긍정적 나비효과가 포스코홀딩스까지 미칠 것으로 보는’ 건 이 때문이다.

■ 숨은 리스크들 = 다만, 모틀리 풀은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리스크도 짚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까지 121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모틀리 풀은 “(단순 계산으론) 연간 130억 달러(약 17조원)를 지출하는 셈”이라면서 이런 분석을 내놨다.

“그런데 현재 포스코홀딩스의 연간 자본 지출 규모는 42억 달러(약 5조4000억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지금도 잉여현금흐름 유지에 애를 먹고 있다. 관건은 이 회사가 앞으로 현금흐름을 유지할 수 있느냐다.” 

[자료 | 모틀리 풀]
[자료 | 모틀리 풀]

모틀리 풀의 지적대로 2023년 1분기 기준 포스코홀딩스의 잉여현금흐름은 –1조9430억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인베스팅닷컴).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건 기업이 경영활동으로 돈을 벌었더라도 손에 쥔 현금이 없다는 뜻이다. 번 돈보다 설비투자, 영업, 세금 납부 등에 나가는 비용이 더 커서다. 

만약 잉여현금흐름이 계속해서 적자라면 어떨까. 기업은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없으니 외부에서 빚을 내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회사엔 부채가 쌓이고, 재무건전성이 나빠진다.

이는 경영활동 위축→경쟁력 약화라는 악순환의 발판이 될 수 있다. 포스코홀딩스의 투자 플랜과 현금흐름을 유심히 살펴봐야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모틀리 풀은 “포스코홀딩스의 베팅은 결국 성과를 거둘 것”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은 회사의 현금이 소진되기 전 미리 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를 휩쓸었던 2차전지 관련주는 또다른 변곡점을 맞고 있다. 열기가 식어가는 시장 속에서 포스코홀딩스는 진가를 입증할 수 있을까.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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