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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노조 8월 1일 파업 예고
물류창고 온도 관련 준법투쟁도
아마존도 10여년 동안 해결 못해
바이든 “고온서 안전 보장” 지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쿠팡 노조가 8월 1일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물류창고 내 고온 문제를 지적하고, 준법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쿠팡의 벤치마킹 대상인 아마존도 같은 문제로 오랜 기간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아마존과 쿠팡의 물류창고 온도 논란을 살펴봤다.

쿠팡 고양물류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쿠팡 고양물류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 물류창고 온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회가 8월 1일 연차·결근 등으로 하루 파업에 나선다. 2일부터는 고용노동부 작업 가이드라인에 따라서 조합원들이 스스로 물류창고 내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면 매시간 10분, 35도 이상일 경우엔 매시간 15분 휴게시간을 갖는 식으로 ‘준법투쟁’에 나설 방침이다. 

지난 25일 국회 토론회에서 정성용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온·습도계가 현장 노동자의 더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곳에 설치돼 있고, 매시간 체감온도를 체크하는 대신 덜 더운 시간대를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쿠팡 사측 관계자는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는 정기적인 온열 질환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주기적으로 온·습도를 측정해 법정 휴게시간 외 추가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있다”며 “냉방·환기 장치 운영 등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한 조치와 투자를 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쿠팡은 2014년 상품을 직매입해 배송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대규모 물류창고를 늘리기 시작했다. 쿠팡은 자체 물류시스템인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로 물류센터 내에서 작업자를 지정해 이동경로까지 정해주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물류창고와 달리 상품을 종류별로 배치하지 않고, 전체 센터에 흩뿌려 놓아 작업시간을 단축하는 랜덤 스토우(Random stow)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자료 | 쿠팡, 아마존, 참고 | 숫자는 도입연도]
[자료 | 쿠팡, 아마존, 참고 | 숫자는 도입연도]

이런 기술들은 전체 물류창고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작업시간을 단축해 주지만, 창고 전체를 냉방하지 않는 한 근로자들이 냉난방 시설이 없는 곳에 장시간 노출될 확률이 높아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9년 작업장의 온도가 높아지면 생산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NASA에 따르면 23.8도 이상에서 생산량은 3% 감소했다. 27도에서는 생산량이 8% 줄고, 정확도는 5% 떨어졌다. 29도에서는 생산성이 18% 감소하고, 오류가 40% 늘었다. 32도 이상에서는 생산량이 29% 쪼그라들고, 오류율은 300%나 상승했다. 


■ 아마존의 고민=쿠팡이 벤치마킹하는 미국의 아마존도 10년 이상 물류창고의 냉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원성을 샀다. 그 결과,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의 무노조 원칙에도 지난해 뉴욕시 스태튼아일랜드 물류창고 직원들이 모여 노조를 결성했다.

아마존의 물류창고 고온 문제는 2011년 시작됐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한 소도시의 지역일간지 ‘모닝콜’은 2011년 아마존 물류창고의 가혹한 작업 환경을 폭로했다. 신문은 “물류창고의 한 직원이 6월 2일 직원 15명이 쓰러졌다고 산업안전보건청에 보고했다”며 “창고 내 온도는 38.8도”였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당시 냉방시설을 즉각 갖추는 대신 구급차와 구급대원을 창고 외부 주차장에 배치하면서 더 큰 논란에 휩싸였다. 

아마존은 2012년 5200만 달러를 투입해 오래된 물류창고의 냉방시설을 보충했지만, 논란은 줄지 않았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해에는 여지없이 아마존이 집중 조명됐다. 2019년에는 시카고에서 아마존 물류창고 직원들이 “사측이 취한 일사병 예방 조치는 고작 하드(막대 아이스크림)를 나눠준 것뿐이었다”고 공개 비난했고, 회사는 이 시설을 폐쇄했다. 

아마존 물류센터. [사진=뉴시스]
아마존 물류센터. [사진=뉴시스]

지난해 미국의 폭염 기간에도 여러 매체가 아마존을 주목했다. 아마존이 지난해 7월 뉴저지 물류창고의 최신형 산업용 에어컨을 공개하자 미국 방송 NBC는 “여러 직원들은 이 냉방시설이 6월에 한 작업자가 사망하자 설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안전보건청의 조사로 이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줄리 수 노동부장관 대행에게 폭염 위험 경보 발령을 요청했다”며 “연방 정부 차원에서 근로자들을 고온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노동부에 이상 고온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사업장들을 선정해 안전 규칙을 만들 것을 지시했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ayhan0903@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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