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과 내면의 반짝임

# 캄캄한 밤. 동네 주차장 자동차들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무슨 일인가 봤더니 맞은편 아파트 외벽 조명에서 반사된 빛입니다. 문득 옛 동네의 모습이 스칩니다. 

# 원래는 빌라와 다세대 주택들이 둥지를 틀고 있던 동네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크고 작은 빌라와 주택들이 사라지더니 신형 브랜드 아파트가 우뚝 섰습니다. 동네 주차장 차들이 빛난 건 아마도 그때부터일 겁니다. 아파트 브랜드를 밝히는 조명이 깜깜한 밤을 뚫고 주차장을 비추기 시작했으니까요. 

# 세상에 반짝이는 게 너무 많아졌습니다. 어쩔 땐 동네 어귀에서 슬쩍슬쩍 보이던 ‘별’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아파트 브랜드 탓인지 무엇이 정말 빛나는 존재인지도 이젠 헛갈립니다. 

# 눈에만 반짝이는 것이 아닌 마음에 반짝이는 것이 무엇인지 잘 봐야겠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나는 지금 외면만 반짝이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건 아닐까.”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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