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걸음이라도 쳐야
결과가 나타납니다

# 빌딩 위로 비둘기 두마리가 날아오릅니다. 겹칠듯 말듯 가까이 붙어 날갯짓을 합니다. 비둘기를 종종 찍어봤지만 이렇게 딱 붙어서 비행하는 모습은 처음인 듯 합니다. 마치 커플이란 걸 과시하듯 말이죠. 

# 보이시죠? 바로 그 사진입니다. 두마리가 동시에 날아오르는 순간 찍은 몇장의 사진 중 한장입니다. 커플 비행의 ‘실루엣’이 담겼습니다. 

# 운이 좋았습니다. 고백하자면 노린 건 아닙니다.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는데, ‘비둘기 커플’이 담겼습니다. 누군가는 ‘소가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격이네’라면서 핀잔을 줄지 모릅니다. 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전 생각이 다릅니다. 뒷걸음이라도 쳤기에 커플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될지 말지 고민할 시간에 ‘먼저 움직이자’며 가슴 한편에 새겨 놓은 말입니다. 오늘도 전 열심히 뒷걸음을 쳐보려 합니다. 이런저런 시도는 새로운 결과를 낳을테니까요. 저기 저 커플 사진처럼요. 

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studiote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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