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pedia
점유율 경쟁 치열한 배터리 시장
고성능 배터리 기술 선점도 과제
리튬이온 이동통로 역할 ‘전해질’
젤 형태인 반고체 배터리 떠올라
에너지 밀도 높아 주행거리 향상
중국 업체들 생산 본격화 움직임
국내 배터리 3사 개발은 미지수

전기차에 탑재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는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든다. 양극의 리튬 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면 배터리가 충전된다. 반대로 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면 전기에너지가 방출ㆍ방전된다. 이때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리튬 이온의 이동통로 역할을 해주는 물질이 전해질이다. 반半고체 배터리는 이 전해질이 액체와 고체 사이 ‘젤’ 형태인 배터리다.  

반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고체로 돼 있는 전全고체 배터리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인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가 높아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하지만 기술적 난도가 높아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반고체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보다는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지만,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장벽이 전고체 배터리보다는 낮아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들은 이미 반고체 배터리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인차이나가 5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반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수 있는 중국 기업으론 ‘웨이란신에너지’ ‘칭다오에너지개발’ ‘탤런트신에너지’ ‘간펑리튬’ ‘고션하이테크’  등이 있다.

이중 탤런트신에너지는 지난해 10월 중국 최초의 반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을 가동했다. 이 회사는 2024~2026년 연간 최대 26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반고체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다.

웨이란신에너지가 만든 반고체 배터리는 지난 5월 중국 전기차 메이커 니오가 공개한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S6’에 탑재됐다. 웨이란신에너지는 “니오에 공급한 반고체 배터리는 1회 충전시 1000㎞를 달릴 수 있는 성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배터리 업계는 반고체 배터리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기준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에이큐리티 파트너스의 애널리스트 자오환쿤은 올 1월 블로그에 게시한 아티클을 통해 “반고체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기술적 측면에선 장점이 있다”면서 “전기차 배터리의 궁극적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전기차 메이커 니오는 반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SUV 모델 ‘ES6’을 공개했다.  
중국의 전기차 메이커 니오는 반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SUV 모델 ‘ES6’을 공개했다.  

물론 반론도 있다. 유럽의 자동차 전문지 오토에볼루션의 칼럼니스트 오란 마크는 “반고체 기술은 현재 배터리 기술을 개선하는 수준일 뿐 (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한 것은 아니다”는 견해를 폈다. 중국 업체들과 세계 배터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우리나라 배터리 제조사들이 반고체 배터리를 주안점에 둘지도 미지수다. 

송현철 극동대(친환경에너지공학) 교수는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건 기술적으로 다른 문제”라면서 “수율(전체 생산품 중 양품의 비율)을 개선하고 상용화하기까지 상당한 비용이 들고, 만에 하나 수율마저 잘 나오지 않으면 그에 따른 손실도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적인 측면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반고체 배터리에 도전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직까지 반고체 배터리는 찻잔 속의 태풍인 셈이다.

윤정희 더스쿠프 기자
heartbri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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