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쿠프 금융사건해결사
[영상] 비상장주식 사기사건
더스쿠프 Video B 기획
3편 달콤한 거짓말-前편
사기꾼들이 쓰는 대본 공개

# 비상장주식 사기 사건은 피해 규모가 상당히 크다. 사기꾼들의 말에 속아 수천만원을 투자하는 피해자가 사건당 수백]명에 달한다. 비상장주식 사기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 사기꾼들이 어떤 감언이설로 투자자를 속이기에 이렇게 큰 피해가 발생하는 걸까. 그 답은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스크립트(대본)’에서 찾을 수 있다. 더스쿠프와 영상 플랫폼 Video B가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대본을 단독 입수해 영상으로 만들었다. 비상장주식 사기 ‘달콤한 거짓말’ 전편前篇이다.

 

자막: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현란한 말솜씨와 그래프 조작은 물론이고 유령법인을 설립하고 광고성 기사를 내보내는 등 갖가지 방법으로 비상장주식의 가치를 뻥튀기합니다.

자막: 심지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IPO의 제도적 빈틈도 기가 막히게 악용합니다. 진실과 거짓을 교묘하게 섞어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셈입니다.

내레이션: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사기꾼들은 투자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만든 대본까지 갖고 있습니다. 더스쿠프가 실제로 사기꾼들이 쓰는 대본을 입수해 대화 형식으로 풀어봤습니다.

내레이션: 비상장주식 사기의 시작은 ‘전화를 끊지 않게 하기’입니다. 이를 위해 사기꾼들은 다양한 멘트를 사용합니다. 더스쿠프가 입수한 대본에서는 ‘친근감’을 미끼로 사용했습니다.

■ 첫번째 유혹: 통화 이어가기

상담원: “안녕하세요. ○○ 회원님. 6개월 전에 상장 예정 종목이었던 ‘△△’라는 기업을 안내해 드렸던 ○○○ 팀장입니다. 잘 지내셨죠? 그때 주식투자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요즘은 어떠신가요?”

내레이션: 비상장주식 사기꾼은 피해자를 낙점하고, 그의 신뢰를 얻으려 노력합니다. 이 과정에서 온갖 모략을 동원하죠. 새겨봐야 할 점은 비상장주식 사기꾼이 ‘첫번째 통화’에선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겁니다. 최소한 두세차례 통화하고 치밀하게 덫을 놓은 뒤, 작업을 시작하죠.

상담원: “제가 6개월 전에 안내해 드릴 때 ‘△△’ 종목 주식을 1만원에 매수 가능하다고 말씀드렸었는데 5배 정도 수익이 났어요. 그때 설명 듣고 매수하셨던 분들은 평균적으로 4~5배 정도 수익 보셨어요.”

투자자: “네. ‘△△’ 종목이 상장한 건 알고 있어요.”

상담원: “이번에는 상장 후 6~7배 수익이 예상되는 종목이 있어서 소개해 드리려고 연락드렸습니다.”

투자자 : “어떤 종목인가요?”

내레이션: 투자자가 전화를 끊지 않고 관심을 보이면, 사기꾼은 그제야 본격적인 계략을 부립니다. 예전에는 상장 이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을 나열해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면, 최근엔 수법이 다양해졌습니다. 요새 유행하는 건 테마주를 이용해 투자자를 유혹하는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던 2차전지 관련주입니다.

상담원: “요즘 2차전지 관련주가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어요. 알고 계시죠. 저희가 지금 상장 준비 중인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에서도 눈여겨보고 있는 □□EV라는 기업이에요. 2차전지 관련 기업이죠.”

투자자: “□□EV요? 처음 들어보는데, 상장 준비 중인가요.”

상담원: “네.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 예정 기업입니다. 이미 주관사 계약도 완료했어요. 잘 아시겠지만 주관사 선정 작업까지 갔다는 말은 상장 준비 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이죠.”

■ 두번째 유혹: 신뢰 쌓기

투자자: “주관사가 어디인가요?”

상담원: “○○투자증권입니다.”

투자자: “그런데 어디라고 하셨죠?”

비상장주식 사기꾼들의 수법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내레이션: 자! 투자자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으면 사기꾼들은 속으로 쾌재를 외칩니다. ‘절반’은 성공했다고 보는 거죠. 그럼에도 사기꾼들은 침착합니다. 절대 서두르지 않습니다. 섣불리 투자를 권유하거나 비용을 요구하면 투자자가 사기라는 걸 눈치 챌 수 있기 때문이죠. 당연히 돈을 요구하는 법도 없습니다.

상담원: “네, 저희는 상장 예정 기업만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인베스트먼트’입니다. □□EV의 상장 주관사로 선정된 ○○투자증권과 업무제휴를 맺고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혹시 비용이 드는 건가요?”

상담원: “아닙니다. 저희는 ○○투자증권과 업무제휴를 맺고 상장 예정 기업을 소개하는 업체예요. 회원비나 정보 제공료는 받지 않아요. 투자하시거나 상장 이후 매도해 수익을 보셔도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비용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투자자: “□□EV가 그렇게 좋은 종목인가요?”

상담원: “네. 포털사이트에 □□EV로 검색해 보시면 관련 기사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내래에션: 대화가 이만큼 진행됐다면, 사기꾼들은 투자자를 절망으로 유인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합니다.

투자자: “네, 그런데 믿을 수 있는 기업인가요. 하지만 말씀만 듣고 투자하는 건 좀 그런데요?”

상담원: “그럼요. □□EV를 간단히 설명해 드릴게요. 지난해 공모금액이 1경원을 돌파했던 LG에너지솔루션 아시죠. 이 기업과 올해 초 업무협약(MOU)을 맺었어요. 대기업이 MOU를 맺었다는 건 그만큼 기술력이 높다는 얘기죠. 이 때문인지 삼성SDI, 포스코 등 다른 대기업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어요. 물론이죠. 괜찮으시면 제가 회원님께 □□EV 관련 자료를 보내드릴 수 있어요.”

투자자: “네. 보내주세요.”

상담원: “네. 방금 □□EV 사업자 등록증, MOU 체결 문서,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문서, □□EV가 보유한 특허 목록, 베트남 현지 업체와 맺은 전기차 관련 MOU 문서까지 보내드렸습니다. 혹시 필요하실 수 있으니 제 명함도 함께 보내드릴게요.”

투자자: “네. 받았습니다.”

상담원: “보내드린 자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회사는 이미 해외기업에도 배터리 제품을 납품하고 있어요. 보내드린 자료에 있는 베트남뿐만 아니라 독일·스페인 등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이라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도 물량 매집 중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보내드린 문건은 대외비입니다. 회원님만 보셔야 해요.”

투자자: “네. 알겠습니다. 보내주신 자료만 보면 정말 좋은 기업이네요. 그런데 진짜 상장 준비 중인가요.”

상담원: “네. 최근 상장 준비 기업이 발행하는 통일주권(통일규격유가증권)도 발행했어요.

내레이션: 침착하게 투자자를 유인해낸 사기꾼은 이때부턴 본격적으로 속내를 드러냅니다. 투자자가 조바심을 느끼게 만드는 거죠. 이는 투자 기회를 놓치면 손해를 보는 것처럼 여기게 하는 과정입니다. 이 이야기는 ‘달콤한 거짓말’ 후편에서 이어 나가겠습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 본 영상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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