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셰린의 ‘절친’ 콜름이 파우릭에게 느닷없이 절교를 선언하고 파우릭이 나타나면 자리를 피하고 멀리하자 파우릭은 무언가 가벼운 오해 때문에 콜름이 삐친 모양이라고 생각한다. 오해가 있었다면 풀어줘야겠다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콜름의 집을 찾아가지만 집은 비어 있다.파우릭은 콜름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요량으로 빈집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둘러본다. 무료하게 콜름의 빈집을 둘러보던 파우릭의 표정이 차츰 묘해진다. 콜름의 집은 파우릭의 집과 다름없는 시골의 평범한 농가인데, 그 안에 채워진 물건들은 파우릭의 그것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생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연일 쇄신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 체제를 갖춘 이후 MZ세대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는가 하면 최근엔 전경련이라는 간판도 바꿨다. 하지만 이런 행보를 두고 “해체해야 할 조직의 마지막 몸부림”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전경련은 바뀔 수 있을까. “일부에서 전경련으로 복귀하기 위한 시그널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데, 절대 사실이 아니다. 이벤트 취지에 공감한 회장님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것일 뿐이다. 전경련과 그 어떤 연결도 짓지 말아달라.” 지난 4월 30일 ‘한
한국 정치사에 발을 맞춘 한국 문예지의 100년 역사(3) 이승하(시인ㆍ중앙대 교수)*이 글을 쓰는 데 참고로 한 책은 아래와 같다. 애당초 발표했던 발제문에는 각주를 붙여 일일이 출처를 밝혔지만 각주를 달 수 없는 인터넷 환경이라 책명만 서두에 밝혀둔다. 김근수, 『한국잡지사연구』, 한국학연구소, 1992. 정진석 외, 『한국 잡지 100년』, 사단법인 한국잡지협회, 1995. 최덕교 편저, 『한국잡지백년』 1, 2, 3, 현암사, 2005(재판). 8. 계간 『창작과 비평』의 등장과 『문학과 지성』과의 대립 1961년 5월 16
그곳은 차라리 무덤덤했다. 포화가 소나기처럼 퍼부어지고, 뼈와 살이 흩어지던 아비규환의 현장은 역설적으로 처연하게 아름답기까지 했다. 영하 10도가 넘는 차가운 북풍이 비수처럼 날아들던 2018년 12월의 어느날, 필자는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의 화살머리고지 일대의 남북도로가 연결되는 지점에 우두커니 서있었다.비무장지대 내 남한의 북쪽 끝과 북한의 남쪽 끝이 연결되는 지점은 도로의 색깔만 조금 다를 뿐 남과 북은 하나였다. 길이 이어진 3㎞는 65년 전 피비린내 나는 상흔을 지우려는 듯 북쪽의 도로는 흙으로 덮였고, 남쪽의 도로에는
이상우(79) 소장은 보수 우파다. 그보다 소신파다. 원칙주의자인 그는 서강대 정치학과 교수 시절 한림대로부터 총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한 학기 남은 정년퇴직 전엔 곤란하다고 버텼다. 서강대가 양보해 그는 한 학기 ‘마이갈이’(조기) 정년퇴직을 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구조적으로 조선조 임진왜란 직전이나 대한제국이 망했을 때와 같습니다. 동북아는
진시황제 암살이 필생의 목표인 자객 무명은 영정에게 가장 큰 두려움이던 3대 자객을 제거해준 공로를 인정받아 마침내 영정을 독대한다. 하지만 천하통일을 목전에 둔 영정은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무명이 세 명의 자객을 차단했다는 증거물로 장천과 파검, 비설의 창과 검을 바치지만, 영명英明한 영정은 뭔가 개운치 않다.장천과 파검, 그리고 비설이 죽었다는 것은
그리스 신화에는 시간에 대한 두가지 개념이 있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24시간의 하루를 의미하는 아날로그 시간인 크로노스(kronos)와 특별한 의미를 지닌 디지털 시간인 카이로스(kairos)다. 이탈리아 토리노 박물관의 카이로스 석상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내 이름은 카이로스! 지금이 바로 기회다!”은퇴자의 풍요로운 삶을 결정하는 요인은 급여보다는
박성민(52)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보수는 전통적 의미의 국가와 시장이 작동할 때까지 존재 의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 트리클다운 효과가 소멸하고 돈, 정보 등의 자유로운 이동으로 국경이 의미를 잃은 오늘날 보수는 보수란 말을 용도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가 징벌권과 징세권을 배타적으로 행사하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습니다.” “세대와 계층이 한국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언론에서 경제단체들을 열거할 때 대기업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맨 앞에 올리곤 했다. 단체장들이 신년사를 발표하거나 무슨 행사에 참석해 한 말씀 할 때에도 그랬다. 큰 것을 우대하는 사대事大 관행이 작용한 것이리라.그런데 2000년 대한상공회의소가 토를 달고 나섰다. 당시 대한상의 회장인 박용성 대한체육회 명예회장이 기
제3차 F-X사업은 전투기의 성능, 도입 가격, 군수지원, 절충교역(Offset) 등 모든 면을 종합해 결정한다. 과연 ‘몇세대’ 전투기가 A+학점을 받고, 차기전투기로 선정될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차기전투기(제3차 F-X) 도입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중 어떤 전투기는 ‘5세대’ 전투기이고, 어떤 기종은 ‘4.5세대’ 전투기라는 둥 세대(g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과정에 직면해 있다. 이제 박정희 패러다임을 정말 극복할 수 있는가. 국혼國魂이 ‘잘 살아보세’에서 하루빨리 ‘바로 살아보세’로 전환돼야 할 텐데.노태우 정권 말 강창성 전 보안사령관이 「군벌정?뭉遮?책을 펴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는 육사 8기생이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중앙정보부 보안차관보ㆍ보안사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특히 박 전 비대위원장은 5.16과 유신에 대해 역사적인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밝혀 향후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5.16과 유신 그리고 정수장학회박 전 위원장은 5ㆍ16쿠데타와 관련해 "아버지가 불가피하게 최선의 선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