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람 전봉준」김희정 지음 | 어린작가 펴냄「전라도 사람 전봉준」은 김희정 시인이 25년간의 구상 끝에 선보이는 역사적 인물, 전봉준 장군의 연작 시집이다. 동학농민운동의 핵심 인물인 전봉준 장군의 삶과 이념을 담아 그가 꿈꾼 세상을 향한 시인의 깊은 성찰을 담았다. 시집은 지역적 특성을 넘어, 국민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역사의 교훈과 가치를 전달한다. 101편의 시는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고 미래를 조망해 문학을 통해 역사와 대화하는 소중한 경험을 제공한다.「음악집」이장욱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음악집」은 이장욱
“촉법소년 연령을 만 12세(현행 만 14세)로 하향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 공약이자 현 정부의 국정과제다. 이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법무부는 2022년 12월 촉법소년 연령을 만 13세로 한 살 낮추는 ‘소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윤 대통령의 공약보단 완화했지만 소년범의 처벌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그렇다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그렇지 않다. 재범 방지를 위한 시스템 마련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월 25일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서울 강남
“어서 차라리 어두워 버리기나 했으면 좋겠는데, 벽촌의 여름날은 지리해서 죽겠을 만치 길다.” 폐결핵 요양차 잠시 벽촌 시골마을에서 지내던 이상의 단편 수필 「권태」의 도입부 문장이다. 아무런 변화도, 할 일도 없는 벽촌에서의 무료함에 이상은 진저리친다. 무료함을 견디지 못한 마을 아이들은 논두렁에 나란히 쪼그리고 앉아 누구 ×이 더 굵은지 ‘×싸기 시합’을 하면서까지 필사적으로 무료함과 싸운다.영화 ‘이니셰린의 밴시’의 무대는 아일랜드에 인접한 ‘이니셰린’이라는 가상의 작은 섬이다. 그 분위기는 문득 이상의 수필 「권태」를 떠올리
“중대재해처벌법을 완화해달라.” 최근 재계가 정부와 여당을 향해 중대재해처벌법의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사망사고가 터지면 사용자가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재계가 산업재해를 막을 다른 방도를 내놓지 않은 채 ‘책임 회피’만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그래도 될 만큼 산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지도 않았다. 1993년 5월 10일 태국. 미국 유명 애니메이션인 ‘심슨가족’의 주인공 ‘바트’를 비롯해 다양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인형으로 만들던 한 봉제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화재로 188명이 목숨을 잃고, 4
많은 사람이 노년을 걱정합니다. 대부분 무엇부터 챙겨야 하는지 그 대상을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 미래를 향한 막연한 두려움만 갖고 있죠. 이렇게 앞날이 불투명하니, 미래를 준비한다는 건 쉬울 리 없습니다. 아무리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도 노년은 처음 겪어보는 일일 테니까요. 그렇다면 행복한 노년을 위한 준비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저는 지난해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했던 두 친구를 하늘나라로 먼저 떠나보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저보다 훨씬 젊은 나이였기에 영영 이별하기 전까진 대수롭지 않게 얼굴을 보던 사이였죠. 두
큰어른들이 안 계신 명절을 맞이한 지 어느덧 2년째에 접어든다. 2년 전 외할머니의 장례를 마지막으로, 우리집의 외조모부님과 친조모부님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당신들이 부재하는 우리집은 작은 변화가 생겼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차례와 제사를 없앴다. 동생은 결혼을 했고 조카가 생겼다. 명절 때마다 방문하던, 외할머니가 계신 요양원을 찾아가지 않아도 되었다. 엄마는 외삼촌 말고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외할머니를 보며 더 이상 울지 않아도 되었다. 엄마는 외할머니를 오래 싫어했다. 엄마는 체면을 목숨보다 중
‘은퇴’라는 말을 들으면 십중팔구 노후자금을 떠올립니다. 노인빈곤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은퇴 후 삶에서 돈이 전부인 건 아닙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이를 쓸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림 같은 전원주택을 지었더라도 하루가 멀다 하고 병원을 들락거린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번엔 은퇴설계의 중심이 ‘건강’에서 ‘돈’으로 바뀐 이유를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최근 필자의 50대 중반 지인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일이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시작은 후배였습니다. 세상을 떠나기 이틀
선거 때마다 수많은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다. 대선이든 총선이든 지방선거든 똑같다. 하지만 미디어에 소개되는 건 ‘될 만한 후보’와 그들이 제시한 공약뿐이다. 지지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못하거나 인지도가 약한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설명할 기회조차 얻기 힘들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군소정당 대선후보들의 경제 공약을 사안별로 모아본 이유다. 20대 대통령 선거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윤석열(국민의힘), 심상정(정의당), 안철수(국민의당) 등 4명의 대선후보만 출사표를 던진 게 아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후보를 포함해 14
제8회 ZA 문학 공모전서 당선작 1편, 우수작 4편이 수상하였다. 지난 1달여 간 예심과 본심을 거쳐 수상작에 선정된 작품은 로 조선을 배경으로, 한양으로 떠났던 남편이 좀비가 되어 돌아온다는 이색적인 발상으로 수상하였다. 본심위원인 김봉석 문화평론가는 "당당하게 뒤틀려버린 자신의 운명을 올바른 길로 되돌리는 여성의 발랄함과 결기가 함께 보이며, 좀비에 대한 세세한 설정도 흥미롭다."고 평가하였으며, 또 다른 본심위원인 김종일 소설가는 "여인수난사로 시작해 두 여인의 유대로 끝맺는 기승전결이 매끄럽고 설득력도 좋다"
#반년 만에 같은 도시에서 두번의 중대 건설 사고가 발생했다. 두 사고 현장의 시공사(HDC현대산업개발)마저도 같았다. 이 때문인지 해당 건설사의 건설업 등록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럼 ‘건설업 등록’을 취소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까. #이 답을 찾기 위해선 우리나라가 어떤 제도를 택하고 있는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건설업을 하려면 건설업 등록을 해야 한다. 일정한 기준만 충족하면 건물을 만들 수 있다. 1999년 시장 활성화를 취지로 건설업 면허제를 등록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문턱이 낮아진 만큼 문
#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의료 사각지대가 커졌다.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확진자 치료에 집중하면서 취약계층이 의료안전망 밖으로 밀려난 탓이다.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공공병원의 외래환자 비중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3분의 1, 많게는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질병이 출현하면 정부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의료안전망을 보다 탄탄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의료안전망 구축을 지원할 건강보험 재정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건강보험 적립금은 올해 12조
TV,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전자레인지…. 우린 많은 가전제품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중 냉장고의 혜택은 좀 더 특별하다. 필요시마다 사용하는 다른 가전에 비해 냉장고는 쉬지 않고 24시간 열일한다. 정전 사고가 났다고 가정해보자. 냉장고 속 음식들은 어찌 될까. 냉장고가 멈추면 이래저래 보통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서 음식 만드는 일이 많아진 만큼 냉장고의 역할도 늘어났다. 사람들은 각종 식재료와 밀키트를 구입하고 보관법을 검색한다. 어떻게 얼마나 냉장고에 둬야 하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냉장고를
더스쿠프(The SCOOP)는 지난해 12월 코로나19 국면에서 서울 명동에 문을 열었던 자영업자 3명을 만났다. 경기가 바닥으로 향하고 있음에도 창업의 문을 두드린 그들의 선택엔 피치 못할 이유가 있었다. 그로부터 1년이 흐른 지금, 그들은 어떤 상황일까. 다시 찾아가봤다.여름 한철 잠깐 주춤했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겨울에 접어들면서 다시 가팔라졌다. 2020년 12월, 자영업자들은 연말이란 호재를 앞두고 위기에 빠졌다. 같은 시기 정부는 3차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를 두고 고민했다.그때 우리는 코로나19에도 창업을
용돈은 가계부에서 관리하기 가장 애매한 지출이다. 공과금이나 월세처럼 용도와 지출 규모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개인의 기분에 따라 액수가 들쭉날쭉 바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부부도 한달 용돈을 150만원이나 쓰는 결과를 맞이했다. 용돈을 쓸 때도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더스쿠프(The SCOOP)와 한국경제교육원㈜이 이 부부의 용돈 명세서를 들춰봤다.노후 준비를 두고 고민에 빠졌던 김태규(가명·50)씨와 그의 아내 한미화(가명·50)씨. 두 사람은 소득 면에선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지만, 최
이정식은 1987년 대전에서 출생하여 서울에서 시각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텍스트를 쓴 후 이를 출판, 영상, 설치 작업 등으로 제작한다. 지금은 군피해치유센터 어머니들을 인터뷰 중이다. 그중 일부가 2021년 여름호에 실렸고, 향후 이 주제로 전시를 열 예정이다. PL(People Living with HIV/AIDS)이라는 상황에 놓인 그는 “사회적 소수자와 같이 통속적이고 전형적이기 쉬운 소재들에 구심의 강도를 더하고 호소력을 얻는”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평가받는다. 가출 청소년, 빈곤, 동성애 혐오, 교도소, HIV
고통은 역설적이다. 자본엔 약하고, 빈貧엔 잔인하다. 혹자는 자본주의의 숙명이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 그건 지독한 불평등일 뿐이다. 2018년 창업한 화장품 스타트업 ‘가람오브네이쳐(Garam of nature).’ 이곳은 글로벌 기업들이 탐내는 IP(지식재산권) 업체다. 독특한 한방 콘셉트와 탁월한 기술력은 세계시장에 정평이 나 있다. 그런데 대학 재학 시절 이 회사를 창업한 오성음(37) 대표는 ‘낯선 길’을 고집한다. 수익의 절반가량을 기부하고, 애써 개발한 기술을 사회적 약자에게 무상으로 전수한다. 이유는 별다른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확보 전쟁을 치르고 있다. 미국·영국·이스라엘·칠레 등 일부 국가에선 1회 이상 예방접종자가 전체 인구의 40~50%대에 육박하기도 한다. 한국은 어떨까. 정부 말을 들으면 백신 공급에 별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일부 미디어의 분석을 살펴보면 백신 절벽에 부닥친 지 오래다. 팩트는 무엇일까. 먼저 숫자부터 정리해보자. 우리나라 국민 중 접종가능 인구(유아·임산부 제외)는 4400만명이다. 정부가 2021년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위해 확보했다고 밝힌 백신은 7900만명분이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전국민이
지난해 2월 아이스팩 재활용 사업을 시작한 부천시는 수집한 폐기 아이스팩을 전통시장이나 식품업체에 제공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재활용하는 것보다 버려지는 게 더 많았다. 1년이 지나자 아이스팩을 찾는 업체가 없어 사업의 연장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가톨릭대 ‘사회혁신캡스톤디자인:소셜리빙랩’ 수업에서 만난 하승민·김지윤 학생은 부천시의 사업이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도록 ‘색다른’ 아이스팩 재활용 방안을 찾아 나섰다.✚ 왜 아이스팩 재활용을 주제로 택했나요?하승민 학생(이하 하승민) : “요즘 ‘제로 웨이스트’가 화제잖아요. 시의적절
늦은 밤 주문한 식재료가 다음날 새벽이면 문 앞에 놓이는 세상. 신선식품 배송 수요가 늘어날수록 아이스팩 사용량도 증가했다. 지자체들은 직접 사용한 아이스팩을 수거했지만 거둔 아이스팩의 사용처를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가톨릭대 하승민·김지윤 학생이 경기도 부천시에 쌓인 처치 곤란 아이스팩의 재활용을 위해 나선 이유다. 이들은 발로 뛰며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모은 끝에 시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아이스팩을 활용할 방안을 찾아냈다. 더스쿠프(The SCOOP) 소셜기록제작소가 두 학생의 아이스팩 부활기를 기록했다. 환경보호를 향한 관심이 어
오피스는 괜찮은데, 오피스텔은 안 되는 지역에 빌딩이 들어섰다. 조용히 오피스를 오피스텔로 바꾸는 공사가 진행됐고 분쟁이 터졌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분명히 불법인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감독기관은 강 건너 불구경만 한다. 골치를 앓는 건 오피스 계약자뿐이다. 더스쿠프(The SCOOP)가 경기도 용인에서 벌어진 ‘오피스텔 리모델링’ 사건을 취재했다. 작은 사무실에서 벌어진 사건이지만 함의가 크다. 누구든 이런 일을 당할 수 있어서다. 지난해 10월 경기도 용인 흥덕지구에 있는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한 직장인 A씨. 그가 평생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