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금리 세상의 단면은 두개다. 한면에선 고통스런 비명이, 다른 한면에선 즐거운 비명이 흘러나온다. 전자는 은행에서 돈을 빌린 취약차주借主들의 몫이다. 이들은 고금리 탓에 필연적으로 불어난 원리금에 짓눌리고 있다.# 돈을 빌려준 은행의 상황은 다르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받을 돈’이 더 생기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올 상반기 5대 시중은행이 역대 최대 이자이익(20조4906억원)을 거둬들이고, 1조원이 넘는 성과급 잔치를 벌인 건 ‘고금리 바람’에 거저 날아온 혜택 덕분이었다. 즐거운 비명을 지를 법도 하다. # 이 때문
고금리를 틈타 은행들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자 유럽 몇몇 국가가 ‘횡재세’를 부과하면서 맞섰다. 바람처럼 날아온 이득을 끌어들여 나라곳간을 채우겠다는 포석에서다. 우리나라에서도 은행에 횡재세를 매기는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정부와 집권여당의 반대로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렇다면 고금리에서 기인한 횡재를 누린 금융권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해법을 스스로 찾아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역대급 실적잔치 = 역대급 실적을 이번에도 경신했다. 대부분의 기업과 서민들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시대를 힘겹게 버티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출발한 글로벌 은행 위기가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CS)를 거쳐 독일에 상륙했다. 도이체방크 주가는 3월 넷째주 마지막 거래일이던 24일(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한달 만에 26.06% 급락한 8.54유로로 장을 마쳤다. 그렇다면 국내 은행들의 상황은 어떨까. 도이체방크의 5년 만기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월 넷째주 마지막 거래일에 221bp(1bp=0.01%포인트)까지 급등했다. CDS는 채권 발행 기업이 부도 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이 높
[박재욱 VCNC 대표]쏘카, ‘타다’ 홀로 세운다 쏘카가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를 분할한다. 분할 이후 설립되는 ‘타다(가칭)’는 독립기업으로서 승차공유사업을 맡고, 쏘카는 차량공유사업을 전담한다. 분할 방법은 인적 분할로 진행하고, 분할 후 쏘카 주주들은 동일한 비율의 타다 지분을 소유한다. 타다 신설법인은 4월 1일 출범 예정이다. 새로 출범하는 타다는 기존 타다의 회원수 170만명, 차량 1500대를 승계한다. 여기에 ▲이용자 서비스 강화 ▲드라이버 사회안전망 지원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 ▲플랫폼 생태계 확대라는 4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부영 황제의 황제보석지난해 7월 보석금 20억원을 내고 병보석으로 풀려난 이중근(79) 부영그룹 회장을 재수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회장의 보석 취소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8일엔 인천평화복지연대와 경제민주화네트워크가 성명서를 내고,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보석을 취소하고 재수감을 요구하는 시민행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이 회장을 향한 비난 여론이 커지는 이유는 이 회장의 범죄 사실이 버젓이 있음에도 구속되지 않고 사회활동을 하고 있어서다. 앞서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UAE 경험 무기로 ‘원전 세일즈’김종갑(68) 한국전력 사장이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 1월 22〜2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알 술탄 왕립원자력ㆍ신재생에너지원(K.A.CARE) 원장 등 사우디 주요 인사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김 사장은 알 술탄 원장에게 한전의 원전 입찰 2단계 준비 현황을 설명했다.김 사장은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언급하면서 “사우디와 유사한 부지와 환경에서 원전을 건설해 본 회사는 한전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발주처
NH농협금융지주의 새로운 수장에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취임했다. 반응은 엇갈린다. “엘리트 출신 관료인 김 회장이 농협금융지주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농협의 문화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는 혹평이 엇갈린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부진한 실적, 농업인 없는 농협, 농협중앙회와의 관계 등 김광수 신임 회장의 과제를 짚어봤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지난 4월 30일 취임사를 읽어 내려가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김광수 회장은 준비된 취임사를 토시하나 틀리지 않
김용환(65)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부실채권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농협금융은 부실채권, 특히 대기업 여신이 많아서 다른 은행에 비해 경영환경이 좋지 않다”며 “기존 부실채권이 어느 정도 정리되기 전까지는 대기업에 신규 대출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협금융은 조선·해양·
갈 길이 바쁜 KB금융그룹의 정상화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웠다. 금융위원회가 KB금융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능력을 이유로 LIG손해보험의 인수 승인을 잠정 보류했기 때문이다.‘주전산기 교체 사건’으로 금융지주 회장과 핵심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수장을 잃은 KB금융그룹의 정상화 과정이 험난하기만 하다. KB금융 이사회는 지난 9월 17일 임영록 전 회장의 해임
한국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조직이 있다. 재무부 출신 고위관료 출신 인사를 뜻하는 ‘모피아’다. 2000년대 초반 외환위기의 책임론과 각종 비리의혹으로 그 세력이 잠시 주춤했지만 여전히 요직을 차지하고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번 모피아는 영원한 모피아’다.대한민국 정치ㆍ경제를 관통하는 하나의 인사코드가 있다. 바로 ‘모피아’다. 재무부의 영문 약자인
NH농협증권이 우리투자증권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증권은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업계 1위 규모로 발돋움하게 됐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증권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대형 증권사가 매물로
윤영각 파인스트리트그룹 회장은 “경제민주화가 보통 사람도 돈을 벌어 잘살게 되는 것이라면 사모펀드가 그 유력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파인스트리트그룹(PSG)은 최근 NH농협금융지주, KB금융지주와 더불어 우리투자증권 (우투증권) 인수전을 벌였다. 3파전으로 치러진 우투증권 패키지 인수의 잠정적 승자는 NH다. PSG의 경우 대체투자 전문회사로 인수자금을
신新4대 천왕 시대가 왔다.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임영록 KB금융지주,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주인공들이다. 첫인상은 상큼하지 않다. 구舊4대 천왕과 마찬가지로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이들의 역할은 중요하다. 금융지주회사가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금융지주회사 4대 천왕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