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가 없어지는 등 일상이 회복됐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인 비즈니스 형태인 자영업자들이 겪는 ‘코로나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은 모습이다. 형편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끌어다 쓰는 부채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데다 대출 원리금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려 있음은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통계로 입증된다. 1분기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033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년 말 684조9000억원이었던 것이 3년여 만에 335조원, 약 51% 불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해 평가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한국은 64개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평가에서 네 계단 하락한 데 이어 올해 한 계단 더 내려앉았다. 2년 연속 뒷걸음질했다. 반도체산업 주도권을 놓고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대만은 6위, 한국의 중간재 수출기지인 중국은 21위였다. 같은 아시아권이자 경쟁 관계인 이들보다 우리 국가역량이 처진다는 방증이다. 말레이시아(27위)에도 순위가 밀려 충격을 더한다. IMD 평가에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다. 163개 통계지표와 함께 기업인들이 대상인 94개 설문지표를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경기도 다낭시’란 표현이 나돌 정도로 베트남을 찾는 우리나라 여행객이 많았다면, 올해부턴 일본 오사카·후쿠오카 등지가 한국인들로 붐빈다고 한다. 이동거리가 짧은 데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지방에서도 취항하고, 엔저로 여행비까지 그전보다 적게 들기 때문이다.대다수 국가들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긴축정책을 펴는 사이 일본은행은 통화완화정책을 유지해 엔화 가치가 하락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 100엔당 1200원이었던 원·엔 환율이 올해 4월 1000원대를 거쳐 최근 900원대 초반으로 내려갔다. 그 덕분에 일본을 찾는
“가장 효율적인 수비는 공격하는 것이다.” 이기고 싶다면 때론 ‘역발상’이 필요하다는 거다. 이같은 전략이 필요한 건 비단 운동경기만이 아니다. 경영자도, 상인도, 군인도 ‘역발상’을 통해 경쟁자나 적을 제압할 수 있다. 임진왜란에서 순신이 ‘전투를 하지 않고도 이겼던’ 것처럼 말이다. 이번 편에선 순신의 통찰력을 옛 기록 그대로 느껴보자.사천해전에서 총상을 입은 이순신에게 휘하 장수들이 휴식을 취할 것을 권했지만, 그는 이를 마다하고 부하들과 함께 술을 나누며 전승을 축하했다. 이튿날인 임진년 6월 2일 오전 8시께, 사방으로 보
올해 세금이 정부가 예산을 짜며 예상한 것보다 큰 폭으로 덜 걷히고 있다. 그 탓에 국민 세금으로 꾸리는 나라살림, 재정 상황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 1~4월 국세 수입은 134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조9000억원 적다. 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예산 편성할 때 설정한 국세 수입액 목표치(400조5000억원)에서 얼마나 걷혔는지를 나타내는 세수 진도율은 33.5%. 이 또한 역대 최저치다.월별 국세 수입을 보면 5월 이후도 불안하다. 전년 동월 대비 세수 감소분은 1월 6조8000억원에서 2월 9조원으로 늘었다. 3월에 8
2023년 5월 31일은 한국 금융사에 있어 금융소비자 권익이 획기적으로 신장된 날로 기록될 만하다. 고객이 금융회사 영업점을 직접 찾아가지 않고, 스마트폰 터치 몇번으로 좀 더 낮은 금리의 다른 금융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 대환대출이 시작된 날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이를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로 명명했다. 특히 핀테크 기업들이 운영하는 대출 비교 플랫폼에서는 기존 대출 금리 및 갈아탈 수 있는 여러 금융사 대출상품을 한꺼번에 조회한 뒤 유리한 조건의 금융사 앱으로 이동해 새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사천해전에서 이순신은 거북선이란 ‘비책’을 꺼내 들었다. 그렇다고 거북선을 마냥 믿은 건 아니었다. 거북선 위에 ‘쇠못’을 달아서 왜군이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했다. 근접전을 즐기는 왜군의 습성을 미리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조치였다. 이처럼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지만, 적을 모르면 백전백패다. 지난 5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다녀온 ‘시찰단’은 얼마만큼 준비가 돼 있었을까.거북선이 적진을 헤집고 다니자 왜군은 등선육박전으로 대응했다. 지푸라기와 거적때기로 위장한 거북선의 지붕 위로 일제히 뛰어내렸다. ‘으악! 으아악!’ 거적 아래
한국-중국 관계의 이상 징후로 여겨질 수 있는 일들이 최근 잇따랐다. 지난 5월 21일부터 중국에서 한국 포털 네이버에 접속이 되지 않거나 로딩 속도가 느려졌다. 어렵게 네이버에서 정보를 검색해도 첨부된 사진이나 영상, 댓글이 뜨지 않았다.5월 23일에는 가수 겸 배우 정용화가 중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아이치이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려고 베이징에 왔는데, 갑자기 촬영이 무산되면서 귀국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일부 온라인 매체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철회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고 전했다.중국에선 2
“수사기관이 짜놓은 판이다.” 압수수색을 하거나 영장만 발부되면 거대 야당 안팎에서 쏟아지는 말이다. 자신들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수사기관이 온갖 술책을 부리고 있다는 아우성이다. 물론 수사기관이 ‘살아 있는 권력’에도 예봉을 휘두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거대 야당 사람들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순신은 두번째 출정부터 전라우수영과 연합 함대를 꾸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6월 3일까지 전라우수영에 합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원균의 긴급한 요청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들어 자신의 잘못을 정당화하려 드는 ‘피장파장의 오류’가 가장 빈번한 곳은 정치권이다.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서로 ‘우리가 불리할 게 없다’며 상대방을 탓하고 공격하며 대치한다. 그 결과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국회에 정치가 실종된 채 곳곳에서 파행을 빚고 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으로 돌아온다. 자신들의 치부는 애써 외면한 채 상대방을 공격하며 반사이익을 취하려드는 정치권 행태는 정치혐오를 넘어 국민을 집단 우울증에 빠져들게 할 정도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 1년. 달라진 건 딱히 없다. 여야 정치권은 여전히 쌈박질 중이고, 경제는 도무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민생을 돌볼 여유도 없다. 어떤 당은 입방정을 떤 사람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고, 어떤 당은 돈봉투에 코인까지 아주 난리다. 이럴 때일수록 진짜 지도자가 필요한데, 그럴 만한 인물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적진포해전을 마치고 여수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함대의 탐보선이 달려와 전라도사 최철견의 서간을 전달했다. “4월 그믐 선조가 한양을 버리고 관서지방으로 몽진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됐다. 조사기관마다 구체적 수치는 조금씩 차이나지만, 공통적인 사항은 한국·미국·일본의 안보협력 강화 등 외교안보 분야는 괜찮은 점수를 받는 반면 살림살이가 나빠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국민이 체감하는 민생 악화의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외생 변수로 인한 고물가·고금리 상황도 있지만, 장기화하는 수출 부진에 따른 한국 제조업의 위기 및 고용 둔화를 빼놓을 수 없다. 4월 고용통계에서 전체 취업자 수가 늘었다지만, 공공 알
정치와 정부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의 삶을 보다 낫게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치가 선거 때 약속한 것처럼 얽히고설킨 갈등의 매듭을 풀어주길 바란다. 정부 정책이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성과를 내는 동시에 오늘보다 밝은 미래를 밝히길 기대한다. 출범 1주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평가도 마찬가지다.4월 마지막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간신히 30%에 턱걸이했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두배 많은 63.0%였다. 부정평가 사유로는 외교, 경제 · 민생 · 물가, 한일 관계 · 강제동
검수완박이란 지상과제를 해결하겠다면서 탈당했던 의원이 다시 복당했다. 국민뿐만 아니라 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 의원도, 그를 복당시킨 당 사람들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가 검수완박의 당위성을 인정했으니, 그의 탈당에도 문제가 없다는 궤변만 늘어놓는다. 가뜩이나 돈봉투 때문에 시끄러운데…. 이 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까. 노량 근처에 숨어 있던 원균은 판옥선 1척을 타고 순신의 함대가 정박 중인 당포에 도착했다. 이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그가 타고 온 판옥선엔 대포가 하나도 실려
2002년 대선자금 차떼기 사건이 불거졌다. 10년 후인 2012년 그 당에서 2008년 전당대회에서 오간 것으로 보이는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우연히 상대적 우위를 점한 반대편 당은 ‘부패한 보수 깨끗한 진보’란 프레임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2023년 바로 그 당에서 ‘돈봉투 사건’이 터졌다. 여기나 저기나 똑같이 부패한 정치권을 보면서 국민은 염증을 내기 시작했다. 지체 높은 정치인들은 역사의 무서움을 알기나 할까.선조는 평소에 믿어오던 류성룡을 면직시키기 난처했다. 하지만 동인의 잘못된 판단으로 전쟁이 발발했다는 서인의 주
우리 경제의 1분기 성장률을 들여다보면 곳곳이 암초다. 수치상으론 0.3%로 지난해 4분기 역성장(-0.4%)에서 탈출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마이너스를 벗어났지만, 경제 회복세를 예단하긴 이르다. 고꾸라진 성장의 구원투수는 민간 소비였다. 고물가·고금리 충격에 얼어붙었던 소비가 오락문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기지개를 켰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여행과 공연·관람 등 대면활동이 늘어난 덕분이다. 민간 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0.3%포인트였다. 반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4%
정치권과 국회는 늘 이런 식으로 뒤늦게 부산을 떤다. 피해자 3명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전세사기가 사회문제화하자 여야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관련 대책을 발표했다. 여야는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경매를 유예하고,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긴급 저리 대출을 시행하는 데엔 뜻을 같이했다. 아울러 피해 주택을 경매 시 임차인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하지만 피해 주택을 공공매입하는 방안과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특별법에 대해선 이견을 드러냈다. 국민의힘은 피해 주택 공공 매
경제예측기관들의 전망이 딱 들어맞진 않는다. 그래도 증권시장은 물론 기업과 정부,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이에 주목하는 것은 미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국내외 예측기관들 가운데 신뢰도가 높은 곳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꼽힌다.1997년 말 외환위기 때 급전을 제공했던 IMF가 지난 11일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수정했다. 직전 1월말 전망치(1.7%)보다 0.2%포인트 낮췄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에 따른 선진국 금융시장 불안이 겹쳐 한국 경제
4월 5일 실시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진보당 후보가 당선됐다. 직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함에 따라 치러진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이던 두 후보가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당의 상징인 파란색 점퍼를 입고 선거운동을 했지만 선택받지 못했다. 국민의힘 후보는 5위로 낙선했다.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하는 국회의 역할을 방기한 채 사사건건 충돌하는 양당 체제의 폐해에 대한 유권자의 경고로 해석된다. 투표율 26.8%는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치러진 국회의원
큰 산불이 났다. 소방당국과 유관부처, 그리고 공무원이 산불의 진화하기 위해 분투했다. 그런데 정작 지자체의 장은 그 시간에 골프 연습을 하고 술자리를 가졌다. 산불은 진화됐지만 여론은 성난 마음을 감추지 않고 표출했다. 지도자의 자질은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는 법이다. 전쟁 와중에 한양을 떠난 선조와 화마가 덮친 와중에 골프를 치고 술자리를 가진 그들이 뭐가 다르던가. 왕을 지켜야 할 고위 공직자들은 물론 군사들까지 모두 도망쳤다는 소식에 선조가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장계가 하나 올라왔다. 목숨을 내건 전쟁터에서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