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에서 가톨릭 교단이 운영하는 한 중학교에서 젊은 제임스 수녀가 역사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어느날 수업시간에 학교의 주임 신부인 플린 신부가 흑인 학생 한명을 사제실로 호출한다. 플린 신부를 만나고 교실로 돌아온 중학교 2학년 흑인 학생 입에서는 술 냄새가 나고, 매우 혼란스러운 기색이다. 제임스 수녀는 이 ‘사소한’ 사건을 교장선생님이기도 한 알로이시우스 수녀에게 보고한다.영화 ‘다우트’에서 벌어지는 의심의 광풍은 여기에서 시작된다. 플린 신부를 만나고 온 그 학생에게서 왜 술 냄새가 났는지, 왜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모습이
우리는 때때로 소중한 것들을 잊곤 한다. 그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기다. 공기는 너무나 흔한 존재지만, 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너무나 당연하게 여긴다. 공기가 없는 바다 속이나 우주에서는 3분도 버티지 못하고 죽게 된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물과 음식은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어 고마움은커녕 존재조차 느끼지 못한다. 책 또한 그렇다.책은 인간 지성의 발전을 크게 이끈 위대한 발명품이다. 1452년 독일의 구텐베르크가 만든 금속 활자는 엄청난 역사적 의미를 지니며, 서구 문명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게 한 결정적 요인이 되었
아버지 아우렐리우스 황제를 죽이고 ‘셀프 황제’ 자리에 올라 돌아온 코모두스를 맞은 로마의 ‘민심民心’은 변덕이 죽 끓듯 한다. 민심은 천심天心이라는데, 민심이 그리도 변덕스러운 것이라면 천심도 그렇게 변덕스러운 것인가 보다. 로마로 입성하는 코모두스를 시민들은 침묵 속에 잔뜩 미간을 찌푸리고 못마땅한 얼굴로 맞는다. 찬바람이 싸하다. 그랬던 로마 시민들은 코모두스 황제가 아우렐리우스 황제가 폐지해버렸던 콜로세움 검투경기를 부활시켜 신나는 ‘즐길거리’를 제공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을 펴고 환호한다.손을 흔들며 콜로세움 경기장에
남북문학예술연구회에서 주관하고 통일부에서 후원하는 2021년 가을 학술대회가 지난 10월 3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예술가의 집 다목적실 및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학술대회는 ‘재난의 상상력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북한 문학예술’을 주제로, 북한의 주요 재난들과 그 시대의 문학예술 분야를 연구하여 북한의 사회상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의 시간을 가졌다.총 3부로 진행된 ‘2021년 가을 학술대회’에서 1부는 “재해 전후 문학예술의 지형”을 주제로 고자연 인하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발표자 및 토론자로는 김성수(성균관대),
#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의 답은 ‘미사일’이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9월 29일 조선 중앙방송을 통해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처음 시험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미사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초 개발을 공언했던 무기입니다. # 북측의 이번 군사행동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은 미래를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서로 다른 이념으로 반세기 넘게 지내온 남북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인 듯합니다. # 이처럼 남북이 서로가 원하는 조건만 내걸어선 한반도의 평화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남북의 시
# 2016년 2월 10일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핵무기 개발 자금이 유입된다는 거였지만 근거는 불분명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박근혜 정부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정부 방침을 따랐고, 단 하루 만에 개성공단에서 철수했다. #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희망을 가슴에 품었다. 그들의 기대대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듬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고, 남북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렇게 기업인들은 개성공단의 빗장이 풀릴 날을 기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상향식 의사결정 방식을 존중하고, 인권을 중시한다. 북미관계를 서둘러 재정립해야 하고, 인권문제가 아킬레스건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선 좋을 게 없는 성향일지 모른다. 그래서 한편에선 김 위원장이 ‘미국을 끌어내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게 마련이라는 건데, 누가 더 목이 마를까. 더스쿠프(The SCOOP)가 바이든의 슬로 스텝과 인권론이 북미·남북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봤다. “내가 직접 해결하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민 목숨 잃었는데 국회는 남탓 공방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의 피격 사망 사건을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벌이고 있다. 당장 국회 차원의 대북규탄결의안 채택 논의가 무산됐다. 9월 28일 오전 열린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협상 과정에서 북측 책임을 강조하는 문구를 포함하는 문제를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결렬 이유를 두고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이 기존 입장을 바꿔 국회 현안질의를 다시 제안했다”며 “대북규탄결의는 국민의힘 거부로 무산된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간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 2거래일, 2013년 3차 핵실험 1거래일, 2017년 6차 핵실험 4거래일. 대북 리스크가 터졌을 때 하락했던 코스피지수가 반등하는 데까지 걸린 기간이다. 그렇다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까지 이어진 이번 대북 리스크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결과는 뜻밖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7일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에도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는데, 그 뒤엔 개미가 있었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남북연락사무소가 폭파된 그날의 증시를 분석해 봤다. “머지않아 쓸모없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성의 이모저모개성의 역사의 향기에 흠뻑 취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개성은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소도시 개성의 아름다움을 이곳저곳에서 발견하고 음미하는 중이다.개성의 주요 역사유적 탐방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이다. 개성 민족려관에서 점심을 먹을 예정이었으나 중국 단체관광객으로 붐벼 자리가 없었다. 차선책으로 경흥식당으로 정했다. 이미 평양에서 북의 음식을 여러 끼니 먹어 보았다.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하는 미식가이기도 한 나에게도 그간 맛본 북의 음식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무
코스피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로 신음하는 국내 증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물질이었던 렘데시비르의 임상실험이 실패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투자심리를 얼렸다. 더스쿠프(The SCOOP)가 한주간의 주식·채권·스몰캡 등의 동향을 정리했다.Bond 정부가 코로나19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했다. 총 30조원(1차 11조7000억원, 2차 9조1000억원, 3차 9조3000억원)의 재정을 코로나19에 쏟아붓는 셈이다. 이중
[뉴스페이퍼 = 이민우 기자] 최근 물품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이야기가 언론을 오르내리고 있다. 통일부 측에서는 ‘현실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그만큼 북한과 우리는 쉬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다. 오래도록 논의되어온 ‘통일’ 역시 한반도의 큰 해결 과제 중 하나다.이에 뉴스페이퍼는 각기 다른 자리에서 통일과 민족 협력을 위해 노력해온 두 사람을 인터뷰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인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과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으로 데뷔해 최근 대
1950년 봄, 쓸쓸해 보이는 한 집안에 내일이면 환갑을 맞는 ‘김씨’가 있다. 흩어져 살고 있던 사람들이 김씨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하나둘 돌아오기 시작한다. 세 딸과 두 며느리, 고모, 집안일을 돌봐주는 할매, 그리고 그가 거둬 키운 홍다리댁까지, 아홉 여인이 모이자 집안은 어느새 대화와 온기로 가득하다.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듣던 김씨가 갑자기 환갑잔치 대신 화전놀이를 제안한다. “요맘때 봄, 차려입고 나가가, 꽃도 보고 노래도 하는기다.” 평범하지만 왠지 모를 먹먹한 하룻밤 이야기가 시작된다.국립극단의 창단 70주년 기념
북의 미술관 만수대 학생소년궁전 일정을 마친 후, 근방에 있는 만수대 창작사를 방문하였다. 만수대 창작사는 북한의 예술 전문기관으로 미술관련 예술가들이 모여 창작활동을 하는 곳이다. 원래 여정에는 없었는데 미술관을 가고 싶다는 내 요청에 따라 갑자기 생긴 일정이었다. 여행을 하면 꼭 가보는 곳이 미술관이다. 평양의 미술관. 가보고 싶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의 미에 대한 가치와 사회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는 북의 미학은 분명히 다를 것이다. 북의 미술품은 어떨까? 과연 어떤 작품이 있을까? 이런 궁금증과
지난해 4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시장에선 남북경제협력 기대감이 커졌다. 철도와 도로 등 인프라 조성이 우선 진행될 가능성이 높았고, 이에 따라 건설업종을 중심으로 형성된 남북경협 테마주는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남북관계 경색 국면으로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경협 테마주는 찬밥 신세가 됐다. 현재 상황에선 돌파구도 많지 않다. 개성공단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으로 보인다. 더스쿠프(The SCOOP)가 남북관계 경색과 건설업의 관계를 취재했다. 남북관계가 냉랭하다. 10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
요나스 요나손의 데뷔작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인구 1000만의 나라 스웨덴에서 120만 부를, 전세계적으로는 1000만부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다. 스웨덴의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100년의 세월을 살면서 세계사의 주요 사건마다 우연히 끼어들게 된 주인공 알란 칼손의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전세계 독자를 매혹했다. 파란만장한 노정을 그린 이 작품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100살 생일날 양로원 창문을 넘어 도망쳤던 알란이 한살을 더 먹고 돌아왔다. 요나손의 신작 「핵을 들고 도망친 101
최근 북한 비핵화 문제는 세계적인 관심의 중심에 서있다.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3차 미북 정상회담은 세계적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이러한 세계적 관심이 북핵폐기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 민간 통일단체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반도통일지도자총연합회(중앙회장 이상진)는 19일 신설동에 위치한 바인그룹 본사에서 코리안 드림 실현을 위한 통일지도자 임원진과 상임위원 등 15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1일 특별세미나가 열렸다.오전 11시부터 시작 된 세미나에서는 제 1강좌에서 서인택 AKU(
6월 30일 그들은 깜짝 만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재인 대통령도, 김정은 국방위원장도 활짝 웃었습니다. 문제는 이 웃음이 ‘진정한 평화’를 부를 수 있느냐입니다. 한반도가 또 역사적 기로에 섰습니다. 바야흐로 결단의 시기입니다. 송정섭 작가 songsuv@naver.com│더스쿠프
지난 15일, 광주전남작가회의는 오후 2시부터 광주교육대학교 매체관에서 통일을 준비하는 젊은작가 심포지엄으로 "문학, 분단을 넘어 통일을 말하다"를 개최하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통일문학의 정립을 위한 것이며, 이를 통해 분단문학에서 통일문학으로 이어지는 발판을 마련해 보고자 한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작가회의는 "분단과 통일에 대한 제반적 문제는 사회적인 측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문학적인 측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하나의 민족이 둘로 나뉜 아픈 역사는 문학작품을 통해 여실하게 드러나며, 남북한의 문학 장르
[뉴스페이퍼 = 강요식 '유능한 안보, 튼튼한 국방'을 표방하는 국방부는 이번 ‘삼척 대기귀순’ 사건으로 이 슬로건을 더 이상 쓸 명분이 약해졌다. 한마디로 '무능한 안보, 허술한 국방'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이다. “작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지휘관은 용서할 수 없다”는 명언은 이 사건에 빚대어 책임질 사람은 해상경계 장병도 아니고, 국방부장관, 청와대 안보실장 그리고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다.북한 어선, 나무 나룻배가 NLL을 넘어서 무려 3일 동안 130km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