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백자가 있는 방조명도 없고, 울림도 없는 방이었다 이곳에 단 하나의 백자가 있다는 것을 비로소 나는 알았다 그것은 하얗고 그것은 둥글다 빛나는 것처럼 아니 빛을 빨아들이는 것처럼 있었다 나는 단 하나의 질문을 쥐고 서 있었다 백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많은 여름이 지나갔는데 나는 그것들에 대고 백자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여전했다 조명도 없고, 울림도 없는 방에서 나는 단 하나의 여름을 발견한다 사라지면서 점층적으로 사라지게 되면서 믿을 수 없는 일은 여전히 백자로 남아 있는 그 마음 여름이 지나가면서 나는 사라졌다 빛나는
「내가 버린 애인은 울고 있을까」박인하 시집 | 걷는사람 펴냄박인하 시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2018년 서정시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이 보는 삶은 잔혹하고 아름다운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 죽음과 삶은 공존하고 또 도망은 생명의 다른 이름이다. 죽음을 마주하는 것이야말로 살아 있는 존재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어둠이 있다는 것을 아는가. 그렇다면 빛이 또 있다는 것도 아는가. 시를 읽다 보면 어둠과 빛이 따로 또 같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 다가온다. 「허깨비 신이 돌아오도다」위래 지음 | 아작 펴냄
생성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작품은 과연 예술일까. 그런 작품에 본질이라는 건 있을까. 최근 작가들과 만나면 이런 질문이 쏟아진다. 필자도 아직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다만, 이와 비슷한 논란을 일으킨 예술도구는 있다. 다름 아닌 사진기다. 실제 눈으로 본 것처럼 그림을 그리던 작가들의 예술혼이 사진기가 등장하면서 일거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논란과 논쟁이 난무하긴 했지만, 사진이 예술의 한 부분이란 걸 부인하는 사람은 더이상 없다. 더구나 사진은 저널리즘의 성격을 갖고 있어, 진실과 본질을 모두 담아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
미국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 브랜드 ‘블루보틀’의 로고는 애플과 비교되곤 합니다. 심심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서죠. 그런데 단순한 브랜드로 승부를 거는 건 화려한 마케팅을 펼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단순함을 채울 만한 ‘그 무언가’가 담겨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블루보틀의 정체성이 들어 있는 ‘심심한 파란병의 비밀’을 풀어본 이유입니다.바쁜 일상에서 커피 한잔이 가져다주는 위안은 작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젠가 나만의 커피전문점을 열고 싶어 하는 이들도 많죠. 커피시장에 뛰어드는 이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좋은 작가를 한국에 소개하는 오페라갤러리에서 8월 26일까지 앤서니 제임스(Anthony JAMES) 작가의 초대전을 진행한다. 융복합적 미디어 아트 작품을 주로 제작하는 앤서니 제임스는 빛을 창조적 매체로 활용하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그는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영국계 미국인 예술가로, 몰입감 넘치는 조각과 설치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오페라갤러리는 빛마저 조형적인 요소로 활용하는 야심찬 예술가인 앤서니 제임스가 가지고 있는 철학적·예술적 언어를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1991년, 부산에서 문학평론가 7명이 모여 비평계간지의 창간호를 출간했다. 주로 시와 소설을 다루는 문예지들 사이에서 비평으로만 꾸려진 오늘의문예비평은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들은 서울 중심의 문단 구조를 벗어나 지역을 기반으로 평론가들의 목소리를 담으며 국내에 몇 없는 비평전문지로 자리 잡았다. 지난 3월 1일 120호로 30주년을 맞은 오늘의문예비평은 ‘돌봄의 가치’, ‘적대사회’ 등 다양한 특집호를 구성하여 사회에 여러 질문을 던져왔다. 또한 각 지역의 연구자들이 사회에 개입하는 네트워크로서 비평의 민주주의와
“입을 옷이 없다.” 이런 말을 한번쯤은 해봤을 거다. 그렇다면 당신의 옷장을 한번 열어보라. 그리고 최근 1년간 한번도 안 입은 옷만 추려보자. 어떤가. 당신은 정말 옷이 없는가. 심지어 신발장과 책장, 서랍, 찬장, 창고도 열어보자. 최근 몇년간 안 쓴 물건이 얼마나 되는지 꺼내 보면 당신은 ‘안 쓰고 쟁여 놓은 물건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하면서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다큐멘터리 영화 ‘미니멀리즘’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은근히 남들과 비교하면서 “너에겐 이게 필요해”라는 주문을 끊임없이 하는 광고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불리는 앙리 마티스의 국내 최초 단독전시회가 열린다. 그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전이다. 마티스는 혁신적인 회화기법을 발전시킨 인물이다. 여러 공간을 표현하고, 장식적인 요소의 작품도 많이 제작했다. 말년엔 평면화와 단순화를 시도하기도 했다.1954년 니스에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면서 유화·드로잉·조각·판화·컷아웃(종이 오리기·Cut-out)·책 삽화 등 방대한 작품을 남겼다. 대표작으로는 ‘모자를 쓴 여인’ ‘춤’ ‘붉은 화실’ ‘이카루스’ 등이 있다
미니멀 라이프란 불필요한 물건이나 일 등을 줄이고,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로 살아가는 '단순한 생활방식'이다. 인생에서 정말 소중하고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여 자기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예능 프로그램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tvN ‘신박한 정리’ 등에서 ‘미니멀 라이프’를 알려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tvN ‘신박한 정리’는 의뢰인들의 집을 정리하며 꼭 필요한 것만 남겨두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도
노년을 앞두거나 보내고 있는 사람들은 ‘황혼이혼’ ‘졸혼’에 대해 심심찮게 이야기한다. 젊은이들은 ‘비혼’을 내세우며 결혼 생각이 ‘없다’고 주장한다. 결혼은 ‘선택’의 문제지만 이 신조어들이 대개 결혼 생활을 ‘하는 쪽’이 아닌 ‘하지 않는 쪽’으로의 선택을 의미한단 점은 씁쓸하다. 결혼 제도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긍정적이진 못하단 방증이기 때문이다.경제적 상황이나 사회 제도 등 결혼에 대한 부정적 시각의 원인은 무수하나 부부의 ‘관계’에만 초첨을 맞춰 본다면 그 중심에는 ‘부부의 평등’이라는 예민하고 답답한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뉴스페이퍼 = 남유연 객원칼럼니스트]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 자신만의 패션을 뽐내는 사람들, 골목 구석구석의 라이브 클럽, 미술인들의 집합소, 음악인들의 버스킹, 홍대. ‘홍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예술’이다. 10월에는 홍대에서 조금 색다른 조합을 찾아볼 수 있다. 독서의 계절 가을, 서울 와우 북페스티벌에서 예술의 거리 위에 펼쳐진 책을 즐겨보자. 올해로 14회 째를 맞는 서울 와우 북페스티벌 ‘취향의 시대’는 10월 3일부터 10월 7일까지, 닷새동안 개최되었다. 예술의 거리 위에서 펼쳐진 북페스
일상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심플•소확행’이 생활 양식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소비자들은 더 간편하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을 원한다. 낭비를 줄이고 최소한의 소비로 만족을 기대하는 사람들을 위해 주류업계가 소용량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른바 미니얼리즘 트렌드다.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간소함과 편리함을 선호한다. 음주도 ‘가볍게’ ‘홀로’ 즐기기를 원한다. 주류 업계가 새로운 음주 문화를 반영해 작은 용량의 제품들을 기획 출시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휴대가 간편한 250mL
홍대ㆍ합정의 밤거리를 수놓은 네온사인이 화려하다. 이곳을 오가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은 경쾌하다. 여기저기 생긴 일본풍 점포 덕분인지 거리는 정갈하고 예쁘다. 하지만 여기에 새드 스토리(Sad Story)가 숨어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지갑이 얇아져 혼자 술 먹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창업하는 시대다. 더스쿠프(The SCOOP)가 일본풍에 깃든 새드 스토리를 경제로 풀어봤다.트렌드의 바로미터로 손꼽히는 홍대ㆍ합정 상권에 ‘일본 열풍’이 불고 있다. 이자카야居酒屋부터 일본식 가정식까지 한집 건너 한집이 일본어 간판을 내걸고 있다. 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먹거리가 ‘집밥’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분주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들은 이 당연한 말을 실천하지 못하며 지낸다. 아침 거르기는 다반사고 점심은 밖에서 때우기 일쑤며, 집에 돌아와선 피곤함에 손수 저녁상 차려 먹기가 이만저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건강한 삶을 누리기 위한 출발점이 끼니를 제대로 챙기는 일이라지만, 매번 요
‘빛의 작가’ 댄 플래빈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소재를 사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개척했다. 모더니즘의 엘리트적 배타성에 대한 대안으로 기성품을 대변하는 형광등을 예술에 도입했고, 이것을 새로운 미니멀리즘(Minimalism) 형식으로 완성했다.1월 26일 오픈한 롯데뮤지엄이 개관 전시로 ‘댄 플래빈, 위대한 빛’을 개최한다. 그의 초기 작품 14
[뉴스페이퍼 = 정근우 기자] 리듀어는 2017년 10월 출시 한 신생 브랜드 이지만, 온라인 구매가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재 구매율이 높아 제품력을 인정 받고 있다. 미니멀리즘 뷰티 브랜드 “리듀어” 에서 건성 및 복합성 피부를 위한 토너, 크림, 마스크시트로 구성된 하이드레이팅 타임 라인과 민감성 피부를 위한 토너, 에센스, 크림, 마스크시트로 구성된 트러블 릴리빙 타임 라인 그리고 리프레싱 타임 라인을 출시 했다.리듀어 화장품은 피부에 좋지 않은 유해성분을 최대한 배제하고, 無인공 향, 無색소 처방으로 피부에 휴식을
[뉴스페이퍼 = 정근우 기자] 소형아파트를 대체할 수 있는 오피스텔이 분양시장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2인세대가 늘어나면서 ‘미니멀리즘’ 주거트렌드가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통계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경기도권의 총 인구 증가율은 0.04%인 반면 세대 증가율은 0.26%에 불과하다. 즉, 수도권 지역은 총 인구수 대비 세대 수 증가율이 6배 더 높아 한 세대당 3~4인세대 체제에서 1~2인세대로 세대가 쪼개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실제로 소형오피스텔은 중대형오피스텔보다 연간임대수익률도 높게 나타났다
[뉴스페이퍼 = 정근우 기자]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미니멀리즘(minimalism, 최소한도의, 최소의, 극미의'라는 뜻의 '미니멀(minimal)'과 '주의'라는 뜻의 '이즘(ism)'을 결합한 용어)이 국내 주택시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복잡함에서 벗어나 평온함을 즐기려는 미니멀리스트들을 위해 정리수납 대행업체가 많이 생겨난건 물론 2015년 한국직업사전에 ‘정리수납 전문가’가 새로운 직종으로 등록되기도 하는 등 공간활용도를 높인 인테리어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러한 트렌드는
“우리 역사는 지울 수도 없고 지워서도 안된다. 식민 지배를 극복하고 살아냈던 그것이 우리 민족 정체성의 뿌리이자 핵심이다.” 대하소설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의 말이다. 그의 「아리랑」이 동명의 뮤지컬로 무대에 오른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민초들의 수난을 다룬 이 작품에서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압축했다. 2015년 초연 후 2년만이다
‘물건보다 사람에 집중하기’ ‘물건보다 경험과 체험에 투자하기’. 미니멀리스트들이 제안하는 소비 미니멀리즘 실천 방안 중 일부다. 그렇게 하면 인간관계에 투자할 수 있고,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거다. 하루하루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 역시 소비 미니멀리즘의 시작이다.최소한으로 필요한 것만 소유하고 소비하면서 생활하는 ‘소비 미니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