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김수목 지음 | 걷는사람 펴냄 김수목 시인의 신작 시집 「막막함이 나를 살릴 것이다」는 인간 존재의 외로움과 어둠을 탐구하고 그 막막함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시인은 막막함을 부정하기보다는 이를 통한 자기 발견과 성찰의 경로로 활용한다. 그 과정에서 사랑과 자유를 추구하는 방랑자가 된다. 김수목은 교사, 여행자, 그리고 시인으로서의 삶을 통해 얻은 깊이 있는 사색과 시적 표현을 이번 작품에 고스란히 녹여내고 있다.「연차 촉진 펀치」루주아 등 다수 | 황금가지 펴냄황금가지에서 운영하는 소설
# 오전 5시 50분. 알람이 울리기 전에 조용히 눈을 뜹니다. 배달시킨 커피 원두를 꺼냅니다. 가위로 모서리만 조금 자릅니다. 진한 원두 향이 잠을 깨웁니다. 그라인더 3인분 표시선까지 원두를 넣고 복도 쪽 방으로 들어갑니다. # 문을 닫고 방석으로 그라인더를 덮고 커피를 갑니다. 덕분에 아무도 깨어나진 않았네요. 그렇게 만든 커피를 보온병에 담습니다. 물병도 챙기고, 작은 1인용 돗자리도 챙깁니다. 읽고 싶었던 책과 겉옷도 챙깁니다. 혼자 잠시 소풍을 다녀오려 합니다. # 사전투표를 마친 덕분에 하루 휴가가 생겼습니다. 점심엔
문예지는 이제 이전만큼의 독자가 없다. 그럼에도 문학계가 말하고 주목하는 이야기를 살펴보기에 문예지만한 플랫폼은 여전히 없다. 2024년 봄, 문학이 말하는 세계와 주목하는 사건은 무엇이 있을까.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문예지도 찾아온다. 더이상 문예지를 보는 이들이 없는 시대라지만 그럼에도 문예지는 여전히 문학계의 플랫폼이자 생태계다. 그래서 문예지를 훑는 것만으로도 올해 문학계가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하려는지 알 수 있다. 2024년도 문예지들은 특히 사회문제를 인식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더스쿠프 Lab.리터러시팀이 2024년
차 없던 거리에 다시 차가 다닌다. 상권을 살리겠다는 구청장의 공약이 한몫했고, 상인들의 실낱같은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차가 다닌다고 상권이 살아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사람들은 직진하느라 주위를 둘러보지 않았고, 차들은 바퀴를 바쁘게 굴렸다. 다시 차가 달리는 그곳, 신촌 연세로를 더스쿠프(The SCOOP)가 가봤다.연세로는 신촌오거리에서 연세대까지 뻗어있는 약 550m 길이의 도로다. 2014년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이곳에선 시내버스, 구급차, 자전거 등만 통행할 수 있었다. 매주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 오후 10시
3월 기온이 기상관측 이후 가장 높고 벚꽃도 일찍 피었지만 취업전선에는 찬바람이 쌩쌩 분다. 지난 2월 우리나라 취업자 수 증가는 31만2000명으로 2년 만에 가장 적었다. 특히 15~ 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2만5000명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취업자는 577만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60세 이상 고령 근로자는 최근 10년 새 두배로 늘었다. 이처럼 고령 취업자는 해마다 수십만명씩 늘어나는 데 청년층 취업자는 줄고 있다. 반도체 등 제조업이 부진한 데다 취업을 유예하면서라도 괜찮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들이 많
우리는 저출산에서 비롯되는 사회문제들을 목도하며 살아간다.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급속도로 떨어지며 생산·소비가 위축되는 ‘인구절벽’에 이어 총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위기’를 입증하는 증거와 통계는 차고 넘친다. 지금 대학 정시모집 기간인데, 전국 14개 대학 26개 학과에 단 한명의 지원자도 없었다고 한다. 또한 평균 경쟁률이 3대 1에 못 미치는 대학이 전체 188개 대학 중 65곳이었다. 응시생이 3곳까지 원서를 내는 정시모집에서 경쟁률이 3대 1이 안 되면 '사실상 미달'로 간주된다. ‘미달’ 대학 65곳 중 59곳
# 스타벅스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겨 찾는 커피 프랜차이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는 그곳에서 판매하는 커피 자체보다 그곳에서의 경험, 그곳에서만 살 수 있는 각종 굿즈에 더 열광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열기가 예전만 못하다. 왜일까. 이혜연 한국외국어대(글로벌스포츠산업학) 학생이 “‘형 생각이 맞아?’ 정용진이란 스타벅스의 분기점(더스쿠프 통권 508호)”이라는 기사에 MZ세대의 시선을 보태 그 이유를 살펴봤다. 대학생과 더스쿠프, 온라인 출판 플랫폼 ‘북팟(Bookpod)’이 기사의 가치를 같이 만들어가는 ‘
한국문화예술관광진흥원이 주최하고, 시인보호구역과 가을정원이 주관하는 가 오는 10월 15일 저녁 7시, 대구 두산동 시인보호구역에서 열린다.한글날을 기념하여 열리는 는 뻐꾸기를 뜻하는 옛말인 ‘버곡댱이’를 모티브로 했다.시인보호구역은 “뻐꾸기는 동요의 소재로 쓰일 정도로 문학적 은유가 강한 동물인 만큼, 관객에게 노래와 시로서 대구를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대구 곳곳을 노래와 시로 여행하는 콘셉트라고 한다. 금호강, 이월드 벚꽃길, 동인 시영아파트, 아양교, 성당, 수성동
# 처서가 지났습니다. 신기하게 아침, 저녁 공기가 달라졌습니다. 창문을 열고 자다가 제법 쌀쌀해진 기운에 깨기도 합니다. 선풍기를 넣고 이불을 꺼냅니다. 하늘은 파랗고 높아졌습니다. 정말 가을이 왔나봅니다. # 가을을 찍어 볼 요량으로 길을 나섭니다. 살갗에 스치는 선선한 가을 기운을 어찌 표현해야 할까요. 작업실 근처를 어슬렁거립니다. 단골 소재가 있습니다. 나뭇잎입니다. 조금씩 색을 바꿔가는 벚꽃잎을 찾았습니다. 나무에 매달린 잎을 열심히 찍어봅니다. 바람에 흔들려 초점이 잡히질 않습니다. 다른 잎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 “그래 너는 초봄이다. 나는 이제 늦가을 정도 된 것 같구나.” 열살 남짓부터였을까요. 산을 좋아하셨던 아버지를 따라 주말마다 등산을 다녔습니다. 산길을 걸을 때면 아버진 사계절을 인생에 비유해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당시 늦둥이 막내 꼬맹이였던 저는 아버지의 말씀을 잘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다시 봄입니다. 회색과 갈색의 세상은 노랗고 하얗게 물들어갑니다. 살랑이는 봄바람이 불어옵니다. 꽃을 피운 벚나무 아래 발걸음을 멈춥니다. 햇살을 받아 하늘거리는 벚꽃이 눈에 들어옵니다. “까르르 까르르…”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웃음소
2019년 2월 21일 경북 상주시 공무원들이 ‘상복 차림’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인구 10만명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성의 의미였다. 상주가 어떤 곳인가. 경상도 명칭이 경주와 상주에서 유래할 정도로 들 넓고 교통이 좋아 물산이 풍부하고 인구가 많았다. 수도권 집중이 심해지기 전인 1965년 26만5000명이었던 상주시 인구는 2019년 2월 8일, 9만9986명으로 끝내 시와 군을 구분하는 마지노선 1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그로부터 2년 반이 경과한 2021년 9월 주민등록인구는 9만5788명. 그새 4198명이 더 줄었다. 결
글 짓고 그림 그리는 몽상가. 2014년 장편소설 『표절』을 시작으로 단편소설집 『미노타우로스』, 중·단편 소설집 『허물』, 『핑크 몬스터』, 스마트소설집 『그림이 내게 와서 소설이 되었다』, 장편소설 『물북소리』 등을 펴냈다. brunch.co.kr/@kimmirra 상생 파티의 추억답답한 팬데믹에 숨이 막혀 창을 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바람을 타고 들어올까 봐 걱정됐다. 코로나 19 변이 바이러스는 뱀파이어도 아프게 한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른다. 사실 뱀파이어가 실존한다는 것도 사람들은 모르긴한다.창밖을 바라보니
코로나가 침묵하게 한 2021년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푸른 잎새들이 거리를 물들이고, 벚꽃잎이 휘날리는 공원을 보고 있으면 팬데믹에 대한 고민은 잠시 접어둔 채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들고 만다. 따스한 햇살과 어울리는 것은 커피 한 잔과 좋아하는 책이 아닐까.봄의 한가운데, 풍경과 문학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시화전이다. 세종시 호수공원을 따라 걸으면 등장하는 세종 송담만리 전시관에서 이은봉 시인의 시화전 ‘초록잎새들’이 진행되고 있다.이은봉 시인은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83년 ‘삶과문학’과
# 요란한 비바람이 지나간 다음날입니다. 어제까지 하늘을 덮고 있던 꽃잎이 오늘은 땅을 덮고 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떨어진 벚꽃잎을 바라봅니다. # 꽃잎들이 올망졸망 모여있습니다. 아마도 빗줄기를 타고 여행을 떠나기 전 철망에 가로막혔나 봅니다. 기차를 탄 모습 같기도 하고 악보 위에 그려진 음표 같기도 합니다. # 올해도 이렇게 봄날이 끝나가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인사하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고마워. 덕분에 즐거웠어. 내년에 또 보자.”사진·글=오상민 천막사진관 사진작가 studiotent@naver
지난해 인구통계 대부분이 국가 공식 통계기관인 통계청의 전망을 빗나갔다. 여성 한명이 낳는 자녀 수인 합계출산율과 연간 출생아 수가 불과 1년 전 2019년에 전망한 것보다 현저히 낮게 나왔다. 그 결과,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며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이런 추세라면 총인구가 4000만명대로 내려가는 시점도 당초 예상(2044년)보다 10년 정도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불과 13년 뒤 2034년 총인구가 4993만명 수준에 머물 수 있음이다. 역대 정부가 2006년부터 1~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실행
코로나로 인해 이번 설 연휴에 거리두기가 시행되었다. 직접 누군가를 만나지 못하는 대신, 책으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 동안 하루에 한 권씩, 인문학적 소향을 넓혀보는 건 어떨까?뉴스페이퍼가 이번 설 연휴를 맞아 6권의 책을 준비했다. 동해 바다에서 시를 읽다첫 번째 책은 걷는사람에서 출간된 동해 인문학 시리즈 ‘동해, 시가 빛나는 바다’이다. 동해와 접한 5개의 시군(경주, 영덕, 울릉, 울진, 포항)을 소재로 한 시들을 소개하고 그 시의 배경이 되는 동해에 얽힌 이야
20대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만약 그들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재미가 없어서? 아니면 알려주는 곳이 없어서? ‘사회혁신 캡스톤 디자인: 소셜리빙랩’에 참여한 ‘문화도시’는 그 질문에 해답을 찾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부천의 문화, 그것도 20대의 문화를 들여다본 이유가 있나요?박현우 학생(이하 박현우) : “부천에서 살고 있고, 부천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데 부천시에서 진행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적이 거의 없더라고요. 있다
시력을 잃은 퇴역 중령 슬레이드는 그야말로 ‘명예심’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다. 적과의 전투나 임무수행 중 시력을 잃었다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안타깝게도 슬레이드 중령은 객기를 부리다 수류탄 사고로 시력을 잃는다. 괴팍스러운 성격 때문에 퇴역 후 찾아오는 동료들도 없고, 함께할 가족도 없다. 그다지 살갑지 않은 조카 부부에게 얹혀사는 장애 중늙은이 퇴역 장교일 뿐이다. 그 신세가 딱하고 초라하다. 슬레이드 중령은 조카의 집 허름한 별채에 떨어져 거의 은둔생활을 하면서 알코올에 의지해 살아간다. ‘알코올 중독’ 같긴 하지만 알코올
[뉴스페이퍼 = 강윤슬 에디터] 유난히 봄 같지 않은 봄이다. 외출이나 모임 등 바깥출입을 극도로 자제하다보니 무릇 봄에 느꼈던 설렘이나 떨림 같은 것들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순간 봄의 캐럴인 ‘벚꽃 엔딩’을 들으며 벚꽃 길을 걷는 것이 봄의 정석이겠거니 만 올해의 벚꽃 구경은 동네를 산책하는 것과 차를 타고 지나가는 것 정도로 끝났다. 아무튼 왠지 황량한 느낌이 드는 봄이라 마음이 겨울이 끝나지 않은 듯 지쳐 있었다. 낯선 「그래도 봄은 온다」라는 이름의 벨라루스 시선집을 집어든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
전쟁터에서 집으로 출퇴근을 할 수 있다면 군인의 삶은 어떻게 변할까. 미국 극작가 조지 브랜트의 대표작인 모노극 ‘그라운디드(GROUNDED)’가 5월 한국에서 초연된다. 에이스급 전투기 조종사가 예상치 못한 임신으로 라스베이거스 크리치 공군기지에서 군용 드론을 조종하는 임무를 맡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주인공은 스크린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전장을 감시하고 적을 공격하지만 퇴근 후에는 가족과 함께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일상의 괴리에 점점 혼란을 느낀다.그라운디드는 2013년 초연 이후 전 세계 19개국, 12개 언어, 14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