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는 이제 이전만큼의 독자가 없다. 그럼에도 문학계가 말하고 주목하는 이야기를 살펴보기에 문예지만한 플랫폼은 여전히 없다. 2024년 봄, 문학이 말하는 세계와 주목하는 사건은 무엇이 있을까.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문예지도 찾아온다. 더이상 문예지를 보는 이들이 없는 시대라지만 그럼에도 문예지는 여전히 문학계의 플랫폼이자 생태계다. 그래서 문예지를 훑는 것만으로도 올해 문학계가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하려는지 알 수 있다. 2024년도 문예지들은 특히 사회문제를 인식하려는 경향이 뚜렷했다. 더스쿠프 Lab.리터러시팀이 2024년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 노스’는 올해 초 “한반도 상황은 1950년 6월 초 이래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상황은 냉전시대만큼이나 위태롭다. 이응준 작가의 「국가의 사생활」과 장강명 작가의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흡수통일을 가정하며 우리가 전쟁의 비극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일깨운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했다. 이듬해 독일이 통일에 성공했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했다. 서독의 헬무트 콜(1930~2017년) 총리는 붕괴 직전인 소비에트연방의 혼란을 놓치지 않고 고
한국 역사, 특히 조선 말기나 일제강점기를 접할 때면 말하기 힘든 울분을 느낀다. 주권을 잃어 노예국가로 전락하고, 독립 후 벌어진 상잔으로 분단까지 이어지는 흐름에서 무력함을 느껴보지 않은 한국인은 아마도 없을 거다.그래서인지 영화ㆍ소설 등 창작물에서 이 시기를 다룰 때 조선 민중은 으레 식민제국주의 피해자로 그린다. 울분을 참지 못한 작은 영웅들이 악에 저항하는 모습도 통상적인 조선 민중의 모습이다. 밀정ㆍ암살자ㆍ지하조직 등으로 표현되는 이 저항은 무력한 역사에서 패배감을 느낀 이들에게 소소한 만족감을 준다. 다만, 역사란 어쩔
남북한 문인이 한자리에 모여 작가로서의 삶을 공유했다. 남북하나재단이 주최한 ‘인천애서愛書 남북작가 문학관 기행’은 11월 4일 인천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진행됐다. 망명 작가들은 공모사업 선정 작가 및 등단작가가 참여했으며 남쪽에서는 망명 작가를 위한 멘토링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작가들이 함께해 10여명의 문인들이 모였다. 한국근대문학관에서 남과 북이 갈라지기 직전의 근대 문학 역사를 되짚은 문인들은 이후 남과 북에서 경험했던 작가로서의 삶과 글을 쓰게 된 계기를 이야기하는 좌담회를 진행했다.망명 작가들은 북한을 떠나서 중국을 거쳐 한
지난 6월 24일 토요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는 김림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미시령』 출간 기념 북토크가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는 맹문재 시인의 사회로 진행되었다.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김림 시인은 2014년 『시와문화』 신인상을 받으며 시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의 첫 시집으로는 『꽃은 말고 뿌리를 다오』가 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와 민족문학연구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시인 김림의 두 번째 시집인 『미시령』은 시대와 세대를 넘나드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세월호 참사나 남북 분단 같은 사회적 이슈뿐
김이하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목을 꺾어 슬픔을 죽이다』가 푸른사상 시선 175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우리 시대 민중들의 삶의 고난과 정열, 그리고 그들의 애환을 낙천적으로 그려내고 있다.김이하 시인은 문학행사장마다 카메라를 들고 가서 직접 기록을 남긴다. 문학이 일종의 "재현" 이란 것을 생각했을 때 김이하 시인은 어느 것보다 기록과 재현에 특화되어 있는 시인이다. 그렇기에 이번 시집은 그가 발로 뛰어 기록한 삶의 기록처럼 읽힌다. 지난 6월 2일 인사동 메밀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도 김이하 시인은 "여러 선
한국 작가 박상연의 장편소설 'DMZ'를 민음사의 '오늘의 작가 총서' 시리즈로 민음사에서 재출간된다. 이 소설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원작으로 알려진 작품으로, 1997년 처음 출간되었을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2000년에는 박찬욱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 관객 수를 기록하는 국민영화가 되었다. 이후 2010년대에는 오페라와 뮤지컬로도 제작되며 계속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이번 재출간은 지난 20여 년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아온 '공동경비구역 JS
1983년 2월 8일, 당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일본 도쿄 출장길에 반도체 중에서 첨단 기술인 초고밀도집적회로(VLSI)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도쿄 선언’이다. 이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이 본격화한 날로 가히 삼성의 운명을 바꾼 날이다.앞서 1974년 12월 삼성전자는 파산 직전인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사업에 손댔다. 하지만 자체 기술 없이 조립하는 수준이었다. 당시 삼성은 가전제품용 고밀도 집적회로(LSI)도 겨우 만들던 때라 미국 인텔이 “과대망상증 환자”라고 조롱했다
삼일절을 맞아 우리 문학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한다ㅡ한국과 일본의 문학을 비교하며 이승하 한국 현대문학은 태생이 아주 불행하였다. 고전문학에서 근대문학으로, 근대문학에서 현대문학으로 이행이 되는 과정에 일본의 식민지 지배 시대가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외교권이 빼앗긴 것은 1905년이었고 조선총독부에 의한 식민지 지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910년부터였지만 이미 갑신정변(1884)과 갑오경장(1894)과 을미사변(1895) 때부터 일본의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즉, 60년 동안 우리는 일본의 지배를 받았다고
Language is the house of Being. In its home man dwells. Those who think and those who create with words are the guardians of this home. ... Man acts as though he were the shaper and master of language, while in fact language remains the master of man.- Martin Heidegger(1889-1976)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그 언어의 집
지난 28일 제6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기자회견이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은평구는 남과 북의 중심지이자 통일의 거점으로서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 한반도 평화에 다리를 놓아야 하는 중대한 사명을 띠고 있다"며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이 전 세계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반도 통일을 이루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상자분들은 전 세계적인 폭력과 분쟁, 성차별 등으로 인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문학으로 연대해 온 분”이라며, “수상자 분들에 감사와
지난 28일 은평구가 주최하는 제6회 이호철 통일로문학상 본상 및 특별상 수상작가 기자회견이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분단문학의 대표 문인 故 이호철 작가를 기리고 그의 문학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2017년 은평구에서 제정한 상이다. 매년 국적, 언어와 상관없이 인종, 차별, 폭력, 전쟁 등 문제를 문학적 실천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작가에게 상을 수여한다.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난 故 이호철 작가는 6.25 전쟁 중 월남하여 1955년 ‘문학예술’에 단편소설 ‘탈향’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서울 은평구(구청장 김미경)는 대표 통일 문화행사이자 국제문학상인 ‘제6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구는 ‘제6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본상에 중국의 옌롄커, 특별상에 장마리 작가를 각각 선정했다. 기자회견은 오는 28일, 시상식과 부대행사는 다음날 29일 연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 불광동에서 50여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통일문학의 대표 문인인 故이호철 작가의 문학 활동과 통일 염원의 정신을 기리고, 향후 통일 미래의 구심적 활동을 지향하고자 2017년 은평구에서 제정한 문학
2022년 제40회 신동엽문학상 수상작으로 최지인 시인의 “일하고 일하고 사랑을 하고”, 정성숙 소설가의 “호미”, 김요섭 평론가의 ‘피 흘리는 거울: 군사주의와 피해의 남성성’이 당선됐다고 창비 출판사가 밝혔다.신동엽문학상은 대표작 등을 쓴 신동엽 시인을 기리고, 역량 있는 문인을 지원하고자 시인의 유족과 창비가 공동으로 제정한 상이다. 등단 10년 이하, 또는 그에 준하는 경력을 가진 작가의 최근 2년 동안의 작품을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다.심사위원회는 “청년들의 고단한 삶의 비애와 항의를 독특한 다변(多辯)의
경기 지역 작가들을 대변하기 위한 문인 단체 한국작가회의 경기지회(이하 경기지회)가 지난 2일 창립됐다. 경기지회는 이날 창립을 맞아 수원시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에서 창립총회를 열었다.경기지회는 창립 선언문에서 “경기도는 한국 문인의 4분의 1이 활동하는 거점이지만 경기 문인들을 대변하는 문학 단체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지역 예술문화 비중이 매우 커져가고 있는 만큼 이에 걸맞은 문인단체의 위상 정립이 매우 시급한 시점”이라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선언문에서 경기지회는 다섯 가지 결의를 밝혔다. △한
서언 가치는 그 무엇이 옳다, 좋다, 바람직하다 할 때에 있어서의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관념적 실체입니다. 절대적인 가치와 주관적인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가치는 더불어 나오는 것이지 혼자 나올 수 없는 것이 사회적 모럴로서의 가치의 기본 특징입니다. 그런데 ‘한국적’이라 하먼 가령 한국의 대표 음식Korean staple food인 김치를 말할 때처럼 한국 사회 내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통용되고 있는 일반적이고 관습적인 요소를 지닌 것을 의미하는 만큼 우리가 '한국적 가치The Korean Value'를 논하고자 하먼
1922년에 태어난 작가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일제강점기 피식민지 국민으로 태어난 이들은 아홉 살에 1931년 만주사변을 겪게 된다. 스무 살에 태어나 1942년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여 태평양 전쟁이 시작된다. 제국주의와 식민지 그리고 세계전쟁 속에서 자라난 이들은 23세가 되자 8·15 광복을 맞이하고 곧 한국전쟁을 겪게 된다. 근현대사와 함께한 작가들의 삶은 문학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의 50년대와 60년대 문학의 주류가 된 1922년 작가들의 삶.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가 폐허의 청년들 존재와 탐색을 주제로 1922
지난 달 25일, 은평구가 주최하는 제 4·5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기자회견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에서 50년 동안 작품활동을 해온 문인, 故이호철 작가를 기리기 위해서 2017년 은평구에서 제정한 상이다. 이호철 작가는 1932년 함경남도 원산에서 태어나 한국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 이러한 자신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첫 작품 「탈향」을 집필하여 대표적인 분단작가로 떠올랐으며,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아 10여 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다. 이호철 작가의 작품은 한국전쟁 이후 국내
현대조선문학선집을 중심으로 북한이 한국의 근대문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살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11월 27일(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예술가의 집' 다목적실에서 열린 '남북의 문학적 통합과 정전' 심포지움이 유튜브 채널 '문학광장'에서 실시간 중계됐다. 이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평화통합문화회의가 주관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했다. 이번 심포지움은 북한에서 1987년부터 현재까지도 꾸준히 기획하는 방대한 양의 문학선집을 대상으로 한다. 그중에서도 2011년까지 간행된 해
영화 ‘늑대와 춤을(Dances with Wolves·1990년)’은 케빈 코스트너가 제작과 감독, 그리고 주연을 동시에 맡아 말 그대로 ‘케비니 하고 싶은 거 다 한’ 영화다. 그해 아카데미상 12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케빈 코스트너 본인이 받은 감독상과 주연상까지 포함해 무려 7개 부문을 휩쓸었다. 통상 ‘명화’는 흥행 성적이 신통치 못한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는 상업적으로도 대박을 터뜨렸다.영화가 펼쳐 보이는 사우스 다코타의 탁 트인 광활한 평원이 가슴을 웅장하게 만든다. 사우스 다코타의 광활한 평원을 수천마리의 버펄로 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