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 버스는 2번 지구로 향한다」김준녕 지음 | 고블 펴냄사회를 풍자하는 블랙코미디부터 인간과 인간의 섬세한 감정과 관계를 다루는 이야기가 SF의 모양이라면 어떨까.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으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가 김준녕의 첫 SF 소설집이 나왔다. SF 장르는 유지하면서 각 단편마다 완급을 조절했다. 김준녕 작가는 여러 스타일의 단편 소설로 인간의 운명을 깊이 파고들다가도 시선을 돌려 인간 문명 이후의 세계까지 바라본다.「밤은 내가 가질게」안보윤 지음 | 문학동네 펴냄 안보윤 작가의 세번째 소설집이
몇개의 카테고리(category)라는 것을 만들어놓고 세상의 모든 것을 그 속에 우격다짐으로 집어넣는 것은 편리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대단히 난폭해질 수 있어 썩 바람직하지 않다. ‘여자와 남자’라든지 ‘흑인ㆍ백인ㆍ황인’이라는 분류도 그렇고, ‘상류층ㆍ중산층ㆍ서민층’이라는 분류도 종종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모든 현상이나 인간은 하나의 카테고리 속에 집어넣어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복합적이다.사람들은 예술작품이나 영화를 대개 ‘장르(genre)’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한다. 어떤 영화든 복합적인 요소들로 채워져 있어 특정한 장르로 규정
마틴 맥도나(Martin McDonagh) 감독의 2022년 작품 ‘이니셰린의 밴시(The Banshees of Inisherin)’는 제목만큼이나 독특하고 흥미롭다. 그해 베니스 영화제를 석권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여러 부문에서 최고의 후보에 올랐다. 더스쿠프의 ‘영화로 본 세상’, 이번엔 이 영화를 펼쳐봤다. 영화는 ‘이니셰린’이라는 아일랜드 가상假想의 작은 섬에서 벌어지는 파우릭(콜린 파렐)과 콜름(브렌던 글리슨)이라는 두 친구 사이에 절교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소 황당하고 엽기적인 사건을 다룬다.두 인물이 벌이는 짓들은
# 2019년 직장인 보고서 한 직장에서 5.63년을 다니고, 연봉은 5098만원(세전)이다. 윗분들이 평균치를 바짝 올려놔서 그렇지, 이것저것 떼고 나면 지갑이 휑해진다. 어쨌거나 한푼도 쓰지 않고 5.63년 동안 돈을 모으면 3억37만원, 서울지역에 아파트 한채 마련할 수 없다. 이곳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2018년 말 기준)은 7억1972만원이니까…. 그럴싸한 집이라도 한채 마련하려면 돈을 아껴야 하는데, 그러기도 쉽지 않다. 김밥도, 자장면도, 햄버거도, ‘값’이 매겨진 식음료란 식음료는 모조리 올랐다. 하다 하다 1만원이
# 노블레스 오블리주혁신의 진정성은 희생에서 나온다. 마음만 먹으면 권력이나 재물을 ‘독차지할 수 있는 자’가 먼저 욕심을 덜어낼 때, 혁신의 문이 열린다. 이런 희생은 사회 고위층의 도덕적 의무이기도 하다. 프랑스 사람들은 이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라 일컬었다. 그럼 우리 고위층의 모습은 어떨까. 탐욕보단 희생을 앞세워 혁신을 주도하고 있을까.# 그들만의 리그답은 하나 마나다. ‘가진 자’ 중 상당수는 불행히도 탐욕을 추종한다. 우리 사회의 부패는 권력과 돈이 넘쳐나는 사회의 윗단에서 싹튼다. 그렇게
「외계 문학 걸작선」 이갑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과학과 SF, 그리고 온갖 물리학 이론이 가득한 이 소설집은 9편의 소설로 이뤄져 있다. 이 책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거대한 부조리극이자 블랙코미디다. 소재만 보면 다소 난해할 것 같은 이야기지만 SF는 결국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렇기에 낯선 첫인상의 이야기들은 오히려 우리의 익숙한 삶을 그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매니페스토(Manifesto)」김달영·나플갱어·신조하·ChatGPT 외 지음 | 네오픽션 펴냄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그중 챗
‘꽃할배’배우들과 ‘꽃청년’배우들이 연기하는 명품 연극 가 군포 무대에 오르게 된다.군포문화재단은 다음달 4일과 5일 양일간 군포문화예술회관 수리홀에서 재단 창립10주년 기념 특별 공연으로 블랙코미디 연극 를 선보인다.25년간 끈끈한 우정을 지켜온 세 친구의 이야기를 다룬 연극 는 프랑스의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토니 희곡상 수상작으로, 지난 1994년 파리 초연 및 1998년 브로드웨이 공연 이후 35개 나라에서 600회 이상 공연된 명작이다.한국에서는 지난 2003년 초연 이후 2008년까지 12만 관객을 기
시리즈 소개어쩌다 작가 에세이 시리즈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서 작가의 꿈을 꾸고있는 많은 분들을 응원하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이 작가님들이 어떤 시련과 즐거움을 거쳐왔는지 들여다보고 기운을 얻어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기획자 윤여경- 언론의 자유는 많은 이들이 바라는 가치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예술로서의 ‘풍자’가 거의 사라지고 있습니다. 정치와 사회 풍자를 하는 코미디 프로그램들이 사라지는 일이 없는 미국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 곽재식 작가처럼 한국 SF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클레이븐 작가를 소개합니다. 나는
추석(秋夕)을 글자대로 풀면 가을 저녁이다. 소슬한 바람이 불고 달빛이 가장 밝은 저녁, 다가온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귀한 휴일을 보낼 책을 펼쳐본다면 어떤 책이 좋을까. 몇 년 동안 전 세계를 휩쓸고 지나갔던 코로나19로 인해 추석의 민족 대이동도 다소 주춤했고 만나지 못한 가족들도 많았다. 전 사회적으로 대면 활동이 늘어나며 이번 추석은 오랜만에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시기에 팬데믹의 경험이 우리에게 남긴 것들과 사람들 사이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어떨까. 전염병은 ‘옮긴다’는 특성상 관계에 대
마법소녀물의 첫 번째 공식은 무엇인가. “나와 계약해서 마법소녀가 되어줘!”“카드캡터가 되어서 XXX카드를 모아줘!”평범하게 살아가던 소녀-보통은 여중생-가, 사실은 선택받은 마법소녀였다! 라는 플롯은, 마법소녀물의 전형적인 클리셰다. 이 작품, 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마법소녀가 될 운명이에요.” 그러나 주인공인 ‘나’는 마법소녀물의 스테레오타입과는 전혀 거리가 먼 인물이다. 여중생은커녕 아홉수라고 불리는 29살에, 평범한 일상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아니, 신용불량자 인생을 리셋하려고 한강에서 선 참이다.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비주류의 것들을 사랑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남들이 잘 듣지 않는 음악, 남들이 잘 보지 않는 영화, 남들은 하찮게 취급하곤 하는 삼류소설이 그것이다. 우리는 남몰래 이런 작품들을 사랑하며 다양한 시각을 키워왔다. 여기 21세기 대한민국식 펄프픽션을 정립해보고자 기획된 앤솔로지 “펄프픽션”은 ‘B급 영화’가 더는 삼류 영화나 싸구려 영화가 아닌 ‘주류가 아닌’, 더불어 하나의 장르의 형태로 확장되었듯 ‘펄프픽션’을 새롭게 재발굴하고자 하는 앤솔로지다. 펄프픽션 Pulp Fiction은 20세기 초반에 유행한 싸
"실천문학 "신인상으로 데뷔한 작가 김하율의 첫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데뷔 초기부터 2021년 최근작까지 중에서 김하율의 작가적 정체성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일곱 편이 추려 출간된 이번 소설집의 주제는 '가족'이다. 김하율 작가의 새로운 일곱 개의 세계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2021년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된 바 있다. 어느 때 보다 가부장제에 대한 질문이 가득한 시대 김하율 작가가 그려내는 7개의 세계와 가족은 우리에게 가족이란 시스템이 무엇이고 어떻게 이어지는지 진단한다. 블랙코미디처럼 웃음이 나오다 섬찟해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오랫동안 공연한 블랙코미디 스릴러.’ 기막힌 반전, 조여 오는 긴장감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연극 ‘데스트랩’이 2014~2017년 세번의 공연에 이어 또 한번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죽음의 덫’이라는 뜻의 연극 데스트랩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기막힌 반전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번 시즌 새롭게 제작을 맡은 공연제작사 랑 측은 “초연 당시 신선하고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공연이 계속 이어지질 못해 매우 아쉬웠다”면서 “관객들과 다시 한번 이 작품을 즐기고 싶어 제작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한때 잘
OTT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트를 확보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잘 아는 업체가 넷플릭스다. 막강한 자본을 앞세워 국내 콘텐트를 사들이면서, ‘넷플릭스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 이에 맞서 국내 토종 OTT가 힘을 합쳤다. ‘옥수수’와 ‘푹(POOQ)’이 뭉친 ‘웨이브’가 그것인데, 넷플릭스를 의식해서인지 과감한 투자를 공언했다. 국내 OTT 시장에서 벌어지는 박 터지는 쩐錢의 전쟁, 누가 대박을 칠까. 더스쿠프(The SCOOP)가 토종 OTT와 넷플릭스의 전쟁 2라운드를 취재했다. 인터넷으로 보는 TV서비스 ‘OTT(Ove
밀리의 서재가 8월의 바캉스 시즌과 어울리는 16권의 도서 콘텐츠를 스타벅스 매장에서 제공한다. 이번 이벤트는 이번 달 5일부터 오는 9월까지 약 한 달간 스타벅스에서 진행된다.스타벅스 북캉스 이벤트는 스타벅스 고객에게 시원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마음의 여유를 줄 수 있는 책을 소재로 한다. 이번 이벤트는 마치 휴가지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 북캉스는 북(BOOK)과 바캉스(VACANCE)의 합성어로 ‘독서를 즐기면서 휴가를 보내는 것’을 뜻한다.이번 이벤트는 밀리의 서재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이
[뉴스페이퍼 = 김지현 기자] 사막별의 오로라가 제작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연극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2’가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평일 8시, 주말 4시에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 예정이다. 연극 ‘메이크업 투 웨이크업2’는 아름다움의 신화에 관한 블랙코미디다.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미에 대한 강요가 전체주의적으로 드러나는 가상의 도시를 통해 비틀어 보여준다. 미에 대한 자기검열이 여성의 몸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유머러스하게 풍
돈 셜리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에 재능을 발휘해 18세에 보스턴 팝스 오케스트라·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정도로 인정받지만 ‘흑인은 피아니스트로 대성할 수 없다’는 1940년대 현실적 장벽에 좌절한다. 시카고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해 박사가 된 그는 음악의 꿈을 접을 수 없어 피아니스트의 삶에 재도전한다.영화 속에 그려지는 흑인 클래식 재즈 피아니스트 돈 셜리는 대단히 흥미로운 인물이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저항과 타협의 모든 모습을 종합선물세트처럼 보여준다.제아무리 재능이 뛰어난들 흑인이 뛰어넘을
[뉴스페이퍼 = 김상훈 기자] 페미니즘은 여성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여러 형태의 운동을 일컬은 말이다. 그러나 페미니즘 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페미니즘이 여성의 이권만을 위한 이기주의적인 운동이라는 인식이 생겨나기도 했다. 남성과 여성의 대립이 격화되어가는 상황에서 은평구립 구산동도서관마을이 두 명의 문화평론가로부터 페미니즘에 대해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4월 17일 오후 7시 30분 구산동도서관마을 3층 청소년힐링캠프에서는 손희정, 최태섭 문화평론가가 자리하여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이라는 주제로 약 2시간가량 강연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 남산예술센터와 한중연극교류협회(회장 오수경)가 함께 '제2회 중국희곡낭독공연'을 오는 12 일부터 17 일까지 남산예술센터에서 선보인다.2회 째를 맞는 중국희곡낭독공연에서는 국내 관객들에게 낯선 중국 연극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 전년도에 8편의 중국 현대희곡을 번역, 출판한 데 이어 올해는 현대극 5편과 전통극 5편 등 총 10편을 번역, 출판했다. 그 중 선정된 3개 작품이 국내 유수의 극단과 협업해 무대에 오른다.올해 낭독공연으로 선보이는 첫 작품은 제1회 중국희곡낭독공연에서
밀리의 서재가 방송인 유병재 참여의 "블랙코미디" 리딩북을 자사 플랫폼에서 14일 공개했다고 15일 알렸다.밀리의 서재는 지난해 11월에도 배우 이병헌이 참여한 "사피엔스" 리딩북이 공개 일주일 만에 1만 5천 명이 들으면서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그 동안 리딩북에는 구혜선, 김수용, 변요한, 이병헌 등 연예인을 비롯해 이동우 소장, 책읽찌라 등 다양한 셀럽들이 리더(reader)로 참여했다.밀리의 서재에 따르면, ‘리딩북’은 텍스트 기반의 독서 경험이 아직은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다. 이는 오디오북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