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일러 더든의 ‘파이트 클럽’에 하나둘 모여든 회원들은 각자의 기구한 사연들은 밝히지 않지만 모두 사회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소외된 대중이다. 이들은 ‘파이트 클럽’에서 자기들끼리 맨몸, 맨주먹 격투를 통해 그동안 쌓이고 응어리진 울분을 쏟아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파이트 클럽’의 운영자 더든은 어느날 회원들에게 기존과는 전혀 다른 ‘파이트’ 방향을 제시한다. 지금까지는 자기들끼리 파이트를 했다면 지금부터는 똘똘 뭉쳐서 세상을 상대로 파이트하라고 한다.더든은 세상과의 파이트에선 폭탄의 사용도 허용한다. 지방흡입 시술을 하는 병원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 노스’는 올해 초 “한반도 상황은 1950년 6월 초 이래 어느 때보다 위험하다”는 기고문을 실었다. 우리나라와 북한의 상황은 냉전시대만큼이나 위태롭다. 이응준 작가의 「국가의 사생활」과 장강명 작가의 「우리의 소원은 전쟁」은 흡수통일을 가정하며 우리가 전쟁의 비극을 막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일깨운다.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이 붕괴했다. 이듬해 독일이 통일에 성공했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했다. 서독의 헬무트 콜(1930~2017년) 총리는 붕괴 직전인 소비에트연방의 혼란을 놓치지 않고 고
15세기 대항해시대에 출현한 뉴스, 16세기 마르틴 루터가 단행한 종교개혁,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매스미디어로 자리 잡은 신문과 잡지…. 이 서로 다른 일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가 개발한 인쇄기술이다. 그의 인쇄기술은 문학에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다. 지식혁명이란 거대한 흐름을 열어젖히는 ‘방아쇠’ 역할도 해냈다.구텐베르크의 인쇄 기술은 그가 활동한 독일에만 영향을 미친 건 아니다. 구텐베르크 인쇄기는 1462년께 독일과 유대 관계를 맺고 있던 로마 근교의 베네딕토회
제리 룬더가드(Jerry Lundergaard)는 돈 많은 장인 웨이드 구스타프손(Wade Gustafson)에게 사업자금 75만불을 빌려달라고 어렵게 부탁하지만, 장인은 못 미더운 사위의 얘기를 들어보지 않은 채 손사래부터 친다. 제리가 ‘이게 다 당신의 딸과 손자를 위한 것’이라고 장인의 아킬레스건도 건드려보지만 장인은 “내 딸과 내 손자는 내가 알아서 먹여 살릴 테니 자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고 무지막지하게 잘라버린다.제리는 장인의 태도와 멘트에 깊은 ‘빡침’을 느끼고 아내를 납치해서 몸값으로 8만불을 뜯어내려는 계획을 실행
「정신머리」박참새 지음 | 민음사 펴냄제42회 김수영 문학상 수상자 박참새 시인의 첫 시집이 민음의 시로 출간됐다. 상당한 수준에 오른 작품이 많았다고 평가된 올해 김수영 문학상 투고작 가운데서도 박참새의 시는 활화산처럼 들끓는 에너지로 심사위원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풍부한 문학적 레퍼런스를 토대로 한 과감한 발상과 다채로운 화자, 우회나 주저함 없이 끝까지 시적 주제를 파고드는 정통적인 힘은 비할 데 없이 압도적인 장점이라고 평가받았다.「고백」 김기준 지음 | 실천문학사 펴냄 1980년 후반 독자에게 엽서를 통해 시를 배
「어른의 국어력」김범준 지음|포레스트북스 펴냄 ‘심심한 사과’라는 말을 두고 “사과가 심심했나”라고 하거나, ‘몰이해’를 두고 ‘뭘 이해’가 잘못 쓰인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 우리의 문해력과 어휘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 책의 저자는 “모두가 국어 실력을 점검하고, 키워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언어가 우리 삶의 기본 도구인 만큼 국어를 제대로 모르면 삶이 흐릿해지고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거다. 이 책은 정제된 텍스트로 자신을 세상에 내보이는 방법을 알려준다. 「미국이 길러낸 중국의 엘리트들」장융전 지음|글항아리 펴냄 중
헝가리 출신 알마시는 개인의 자유를 박탈하고 구속하는 ‘국가와 민족’이란 집단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더 나아가 적개심까지 느낀다. 그래서인지 알마시의 꿈은 왜소하고 멸시당하는 헝가리 민족을 벗어나 세계인이 되는 거다. 알마시의 조국 헝가리의 역사는 우리와 닮은 구석이 있다. 근대 이후 헝가리는 주변 강대국 오스트리아, 독일, 러시아(옛 소련)의 세력 및 관계 변화에 따라 이리저리 찢겨나간다. 헝가리 역시 살아남으려 이쪽저쪽에 붙어보지만 약소국의 결과는 항상 참담하다. 헝가리 귀족가문 출신이자 엘리트인 알마시는 헝가리란 국적
지난 1월 2일, 소설가 장강명 씨는 팟캐스트 「YG와 JYP의 책걸상」을 통해 “황당한 일을 겪었다”라며 출판사와의 갈등을 폭로했다.장 작가는 창작과 비평사(이하 창비)를 통해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이라는 수필 출간을 앞두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문제가 된 부분이 있었다. 바로 2015년 문학계를 뜨겁게 달궜던 ‘신경숙 표절 사건’을 언급한 다음 문단이었다.“...신경숙의 표절을 창비가 궤변으로 옹호하며 표절 기준을 무너뜨리려 한 것에 대해 한국작가회의는 끝내 아무 논평도 내지 않았다...”이에 창비 측은 해당 본문에서 ‘궤
유토피아의 시대는 끝났다. 육체적 욕구는 한계가 있다. 한번에 12끼를 먹을 수는 없기에유토피아, 1516년 유토피아 출간 이후: 공산주의 이론과 물질주의의 근간이 된 이상세계. 서양의 연금술같은 물질적인 욕구 충족이 중심이었다. 유크로니아의 시대는 시작이다. 정신적 욕망은 한계가 없다. 콘텐츠의 밝은 미래 유크로니아, 현재: 메타버스시대(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 온라인에서는 정신적 욕망이 중심. 끝없이 다양한 욕망이 창출되는 사회. 외부의 물질이 중심이 아니라 내부의 정신이 화두인 시대. 포스트휴먼시대, 스스로를 '일신우
과학소설이 단순히 과학을 소재로 한 소설을 뜻한다면 당신은 이미 SF(Science Fiction, 과학소설)를 쓰고 있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대는 과학 문명이 중심인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사이보그(기계와 합한 인간)는 미래 얘기가 아니라 현재 얘기니까요. 인체와 결합되어 있지 않다뿐이지 핸드폰과 컴퓨터가 인간 뇌의 확장이 되고 비행기와 우주선이 인간 다리의 확장이 되니까요. 온라인 SNS에서는 나의 가상 아바타가 활동하고 있고요. 과학 문명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한 인류의 여러 가지 문제를 빼고서는 인류의 고민과
민족문제연구소와 민족문학연구회의 문예지 “민족문학사상”이 첫 창간호를 냈다. 동인문학상과 미당문학상 등 친일 문인 기념 문학상 폐지운동에 앞장섰던 단체답게 프랑스의 대독협력 문인 청산을 권두언으로, ‘친일문학론의 현재’를 특집으로 삼았다.권두언을 쓴 조한성 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프랑스의 경우 “문인들은 언론인들과 하나로 묶여 가장 먼저 강도 높은 처벌을 받았다”며 “전국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이 많은데다 대독협력 과정에서 가장 분노를 많이 일으킨 인사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 외에도 국내외 민족문학 및 동포 문학 동향 등을
제6회 한유성문학상 시상식이 서울송파구청 4층 대강당에서 서강석 송파구청장과 100여명의 내빈이 참석한가운데 화기애애하게 개최되었다.송파를 대표하는 예술인이며 인간문화재49호인 한유성 선생은 일생을 바쳐 복원한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송파산대놀이’와‘송파다리밟기’계승을 위해 혼신을 다하며 1993년 송파구가 선정 「송파를 빛낸 얼굴」로 1999년에 이를 기념하는 한유성 흉상이 제막 되었으며 생전에 애환을 함께한 석촌호수 서호에 「한유성길」을 명명선포하고 고인의 뜻을 후세에 길이 전하고자 서울시와 송파구는 기념비를 세웠다. 딸이자
나라가 또다시 혼돈의 시대를 맞고 있다. 정치도, 경제도, 나라밖 상황도 어지럽다. 이 때문인지 시대와 대중은 현재의 버팀목이자 미래의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이순신 같은 리더를 원한다. 더스쿠프가 새 기획으로 ‘통찰·열정·소통의 리더 이순신’을 다시 꺼내든 까닭이다. 이남석 발행인이 직접 펜을 들었다. 2018년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던 「원칙」의 저자 레이 달리오(Ray Dalio). 그는 얼마 전 자신의 두번째 역작 「변화하는 세계질서: The Changing World Order」를 통해 이렇게 진단
스스로 ‘비극을 가지고 논다’고 표현한 이지아 시인. 2022년 박상륭상 수상 소감에서 “세상이 만들어놓은 개념과 시의 범주 사이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들을 마음껏 쓰고 싶었”다고 말한 것처럼 이지아 시인의 시는 경계를 드나들며 범주에 속하기를 거부한다.[......] 안나가 말했다, 저 구름은 참 맘에 안 들어, 내가 신나서 말했다, 그럼 내가 치울까, 뭐? 하하하하, 안나가 말했다, 저 별은 더 싫어, 그럼 내가 영원히 삭제할게, 안나는 잠시 조용했다, 세상은 참 복잡하지 않니? 나는 물고기가 안나의 발을 물까 봐 걱정이 되
한국 현대미술을 선도한 고故 정창섭 작가(1927~2011년)의 작품전이 PKM 갤러리에서 열린다. 8월 25일부터 10월 15일까지다. 타이틀은 ‘물심(物心) Mind in Matter’다. 이번 전시회의 기획자는 20세기 후반기에 한국적 현대미술을 모색했던 작가의 예술세계를 현재의 시간대로 끌어와 시각예술의 관점에서 재조명했다.이런 재조명의 중심엔 작가가 사용한 재료인 ‘한지韓紙’가 있다. 한지를 통해 정창섭 작가의 미술철학과 그 철학을 구현하는 과정을 파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회에선 정창섭 작가가 각종 재료의 물질적인 특
미술 전시회가 갤러리나 미술관에서만 열리는 건 아니다. 대안공간이나 팝업스토어와 같은 기획성 전시회도 존재한다. 코로나19에서 기인한 팬데믹 국면에선 온라인 갤러리도 많이 생겼다. 이런 온라인 갤러리에서 개최하는 기획전을 인정하는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 졌으니, 아무리 보수적인 미술계라고 해도 변화의 바람을 피하긴 어려운 모양이다. 다만, 이 지점에선 한가지 의문이 떠오른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엘리트 미술인이 아닌 일반인이 만든 전시회는 없을까”란 점이다. 만약 없다면, 그건 불가능한 일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한
[경유 딜레마] 가격 치솟는데 늘릴 수도 없다 경유 가격의 급등세로 인플레이션 압박이 더 심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 CNN비즈니스는 7일(현지시간) 경유가격 상승세가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농업‧제조업‧금속‧광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뿐만 아니라 유조선‧기차‧트럭 등 경제활동과 밀접한 분야에서 경유를 많이 사용해서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에 따르면 뉴욕 항구의 경유와 제트 연료는 배럴당 200달러가 훨씬 넘는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증류액(경유‧난방유‧제트 연료 등)의 재고가 10여
신경숙이 돌아왔다. 21년 3월 장편 소설 『아버지에게 갔었어』 출간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면서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신경숙 사태는 단순한 개인의 표절 문제가 아니었다. 문학권력 논쟁의 기표이며 새로운 문학 지형도를 그리게 된 일종의 빅뱅 같은 것이었다. 지금까지 문학계에서 표절과 관련한 여러 가지 사건이 있었지만, 신경숙 사태를 단순히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것은 문학권력이라는 거대한 구조와 연계되어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 백낙청 교수는 창비 창간 50주년 축하 모임에서 “2015년 한 해 동안 창비의 성취 중 하나는
서언 가치는 그 무엇이 옳다, 좋다, 바람직하다 할 때에 있어서의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관념적 실체입니다. 절대적인 가치와 주관적인 가치가 있다고 하지만 가치는 더불어 나오는 것이지 혼자 나올 수 없는 것이 사회적 모럴로서의 가치의 기본 특징입니다. 그런데 ‘한국적’이라 하먼 가령 한국의 대표 음식Korean staple food인 김치를 말할 때처럼 한국 사회 내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통용되고 있는 일반적이고 관습적인 요소를 지닌 것을 의미하는 만큼 우리가 '한국적 가치The Korean Value'를 논하고자 하먼
2019년 말 느닷없이 몰아친 코로나19 팬데믹은 세상의 많은 걸 바꿔놨다. 특히 ‘대면’을 해야 큰 가치를 줄 수 있던 시각예술은 여행업만큼이나 타격을 받았다. 시각예술 업체들은 고육지책으로 온라인 비대면을 통한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희비가 엇갈렸다.오프라인 전시에 익숙한 기성 작가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다. 젊거나 디지털에 강한 작가는 ‘비대면’이란 새로운 환경에서 또다른 기회를 부여받았다.시각예술계 안팎에 NFT(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뉴미디어아트 등 새로운 질서가 형성된 것도 긍정적인 변